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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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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수 동지!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힘인 민주노조가 말살당하고, 투쟁하는 동지들은 해고되며,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가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더욱 힘든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절망의 공장에서 인간답게 살기를 꿈꾸며 활동하시던 동지!10월 26일 종묘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이용석 동지가 분신했을 때, 많은 동지들이 눈물을 흘리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현대판 노예 '비정규직'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동지의 뜻을 이어 반드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고야 말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날로 비정규직은 늘어만 가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는데, 그래서 이용석 동지가 아직도 우리 곁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목쉬게 외쳐부르고 있는 듯한데 우리는 2월 14일 또 한 분의 열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박일수 동지!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힘인 민주노조가 말살당하고, 투쟁하는 동지들은 해고되며,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로 죽어가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더욱 힘든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절망의 공장에서 인간답게 살기를 꿈꾸며 활동하시던 동지! 현중 사내하청인 인터기업에서 밀린 임금을 받기 위해 동료들을 모아 진정서를 제출하고 투쟁하다가 사측에 의해 모든 전산자료가 말소되어 강제 해고되어버린 동지! 그러나 인간다운 삶의 꿈을 버리지 못해 "나의 한 몸 불태워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이 착취당하는 구조가 개선되길 바란다"며 분신하신 동지를 생각하면 부끄러울 뿐입니다.
월차 휴가 한번 쓰려다가 식칼로 아킬레스건을 찔린 현자 아산 사내하청, 작업 시간에 화장실 한번 제대로 가보자고 단식투쟁까지 해야 하는 현자 울산 사내하청, 포괄임금제에 저항 한 번 했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일자리 구경하기도 어려워진 거제 대우조선 사내하청, 노동조합 만들었다가 집단 폐업 당하고 긴 천막생활을 해야 했던 삼호조선소 사내하청과 캐리어 사내하청. 폭행과 차별, 비인간적인 멸시를 감당하기를 거부하고 투쟁한 모든 사내하청 동지들의 눈물과 한을 모아 박일수 동지는 몸을 불살랐습니다.
그런데도 현대중공업 자본은 '자신들과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허수아비 사내하청을 내세워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당하게 하는 실질적인 사용자인 현대중공업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박일수 열사의 뜻을 이어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일어서기를 촉구하며 크레인 위로 올라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구타하며 끌고 내려오고, 정문 앞에서 항의하는 지역 노동자들에게 돌을 던지고 각목을 휘두르면서도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사측의 관리자에 불과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민주노총 대책위원회에서 탈퇴하고, 사내하청 노조의 목숨을 건 크레인 점거투쟁을 두고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신중히 재검토' 운운하는 등 고인의 죽음을 왜곡되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권은 '비정규직으로라도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고, 오히려 이번 기회를 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듯, 사내하청 문제의 근본 원인인 자본과 정권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은폐하고, 마치 대기업 노동자들의 고임금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양 선전하면서 고인의 죽음을 더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자본과 정권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죽음으로 내몰아도 인간답게 살기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임을. 전국 곳곳에서 비록 깨지고 다쳐도 다시 일어나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에 나서는 수많은 비정규직들이 있으며, 비록 힘이 작다 하더라도 이번 투쟁에 연대하여 반드시 박일수 동지의 뜻을 제대로 이어나가겠다는 동지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또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을 비롯한 직영 노동자들이 사측의 탄압 때문에 숨을 죽이고는 있으나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 속의 열망을 언젠가는 표현할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 때까지 저희 불안정노동철폐연대도 있는 힘을 다해 투쟁할 것입니다.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아보자!
         전체 노동자 총단결로 비정규직 철폐하자!
         비정규직 철폐하여 열사의 한을 풀자!

                                         2004년 2월 18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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