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성명/입장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명]
언제까지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야 하는가?
정부와 국회는 폭염 시 작업 중지 법제화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즉각 나서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연주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50대 하청노동자가 어제 오후 4시30분경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재해 당일(6월 9일) 전국 곳곳엔 폭염 특보가 발효됐고 이날 작업 현장의 온도는 섭씨43도에 육박했다고 한다. 재해자는 이처럼 고온 작업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환경에서 천정크레인의 냉방장비(캡쿨러)를 수리하는 작업을 단독으로 수행하던 중 쓰러지고 말았다.
그런데 회사는 30분 작업, 30분 휴식 등의 폭염 시 취약 작업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열사병 예방 기본수칙을 준수했으며 재해자는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의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명확한 사인이 규명된 연후에야 중대재해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아직까지도 작업중지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재해자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캡쿨러 A/S 작업 공간은 약 20미터 높이의 고소작업이었고 섭씨40~5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고열 작업 현장이기도 했다. 누가 보더라도 위험작업에 대한 2인1조 근무가 반드시 필요했고 온열질환 우려에도 항시 대비해야 하는 작업환경이었다.
또한, 재해자는 현대제철 외주업체인 세원센추리가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 신분이었다. 오로지 비용 절감을 위해 현대제철 원청 자본이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힘들고 위험한 일을 떠맡긴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고온․고열의 작업환경에 따른 산업재해’임을 조속히 인정하고 즉각적인 작업중지명령을 내려야 하는 이유이다.
 
한편,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보다 최대 1.5도 높은 무더운 날씨가 예상됨에 따라, 체감온도 기준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도 확연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도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물, 그늘, 휴식) 이행지침’을 지난 6월 4일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지침에서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작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즉시 조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가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 가이드라인이 권고 사항일 뿐 의무 이행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이드라인은 건설노동자 등 주로 한 곳에 머물러 일하는 옥외 작업 노동자에게 한정돼 있어, 작업 장소를 계속 옮겨 다니며 일하는 통신/가전 설치․수리 노동자나 고온․고열에 노출되는 실내 작업 노동자의 경우에는 별다른 보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산업안전보건법 52조1항에서 명시하고 있는 노동자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권리가 현실에서는 유명무실하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작업중지권 행사로 인해 해고 등의 징계나 업무방해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노동자들이 위험하고 급박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옥외/실내 작업을 막론한 폭염 시 작업 중지의 법제화와 실질적인 작업중지권의 보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일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폭염과 고온․고열 작업에 무방비로 노출된 모든 노동자들이 온열질환 등 폭염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더 이상 노동자들이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위해 ▲위험의 외주화 금지 ▲노동자에게 작업중지권 전면 보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지체 없이 이행해야 한다.

2020년 6월 10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