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건설노동자 생존권 쟁취와 특수고용직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비정규 투쟁농성단(이하 비정규 투쟁농성단)』의 민주당 대구시지부 점거투쟁이 보름이 경과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과 건설운송노동조합 달성분회 소속 조합원들은 민주당 대구시지부에 농성에 들어가면서 건설노동자 체불임금 청산과 건설현장의 원■하청하도급문제 해결, 그리고 노조불인정과 교섭해태를 자행하고 있는 수성레미콘에 대한 노조인정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문제 해결에 대한 집권여당의 의지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애초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과 건설운송노동조합 달성분회 소속 조합원은 각기 다른 요구와 쟁점으로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었으며 회사측의 불성실한 교섭해태로 인하여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의 경우 지난 12월 5일 동호 넥스빌 아파트 신축공사(시공사: 대경종합건설) 현장에서 골조 전문하도급 업체인 화백산업의 고의부도 이후, 60여명이 넘는 건설 일용노동자들이 체불임금을 4개월 째 받지 못하여 이미 생계파탄과 가정해체의 위기에 있었다. 그 동안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 소속의 건설 일용노동자들은 원청회사인 대경종합건설과 체불임금 청산을 위해 대화를 지속적으로 재개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투쟁을 전개하였으나 대경건설에서는 체불임금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의 투쟁은 하청회사인 화백산업의 고의부도 이후 원청회사인 대경종합건설의 태도처럼,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는 건설자본의 원-하청의 하도급 관계에서 하청의 고의부도 이후 결과적으로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산업재해 등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고스란히 개별 건설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간접고용을 일삼는 건설자본의 태도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시 말해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조합 소속의 조합원들의 대경종합건설에 대한 체불임금 투쟁은 단지 원청 회사인 대경종합건설의 임금체불의 투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는 건설자본의 원■하청 하도급의 관계에서 고의부도 등으로 건설노동자의 생존권이 일상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건설자본에 대한 고발이자, 건설노동자들이 건설자본의 원■하청 하도급의 관계 및 불법 하도급문제로 인한 간접고용 등 건설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하지 않고 건설현장의 쾌적한 노동환경을 쟁취하는 투쟁이었다.
또한, 지난 12월 3일 파업투쟁과 성서공단에 위치한 수성레미콘(주)앞에서 천막농성을 전개하고 있는 건설운송노동조합 달성분회는 노동조합결성이후, 운송단가 현실화와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달성레미콘 회사측과 실질적인 경영자인 모회사 수성레미콘(주) 서상무 대표이사에게 성실한 단체교섭을 지속적으로 촉구하였으나 단체교섭은 고사하고 건설운송노동조합 달성분회소속의 레미콘노동자들 14명 전원 계약해지와 함께 해고를 단행하였다. 수성레미콘 회사측의 노사간의 교섭해태와 조합원에 대한 부당해고 등 노동조합 탄압은 수성레미콘 회사측의 전근대적인 노사관행이 오늘의 사태에까지 이르게된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지만, 레미콘노동자들을 비롯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개인사업자라는 족쇄로 노동자임을 부정하고 있는 정권과 법원의 태도가 더욱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 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10일 대법원에서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판결은 레미콘노동자들을 비롯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실낱같은 희망마저 빼앗아버리는 판결이 되어 레미콘노동자들을 비롯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결과가 되고 있다. 레미콘운송노동자들은 90년대 초반까지 정규직 노동자로 일을 해왔다. 90년대 이후 본격적인 강제불하 정책에 의해 정규직 노동자에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전락되었다. 사용자들의 일방적인 횡포에 어쩔 수 없이 차량을 인수받고 사업자등록증을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전환된 다음 바뀐 것이라고는 더욱더 열악한 근무환경과 살인적인 노동강도 뿐이었다. 근무방식이나 작업방법은 정규직 노동자와 똑같았다. 노동자들의 고용형태가 바뀐다고 해서 작업 방법이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정권과 법원의 지난 1월 10일 대법원 판결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현실 무시한 채, 총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면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의 문제를 노무현정권 출범이전에 마무리하려는 판단으로 속전속결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대구의 경우, TK지역의 아성이라 할 만큼,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시 군 구의원까지 한나라당의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는 지역이자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당선자의 지지가 가장 낮은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적 특색(?)으로 인하여 비정규 투쟁농성단의 투쟁을 바라보는 몇 몇 동지의 경우 한나라당대구시지부에 대한 압박과 투쟁을 주장하는 동지들이 있었다. 물론 대구경북의 경우 한나라당의 영향력을 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큼 TK지역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권력이지만, 비정규 투쟁농성단을 구성하고 있는 개별 단위사업장의 현안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건설노동자들의 사례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원-하청 하도급으로 인한 건설노동자들의 간접고용 및 생존권의 문제, 건설운송노동자의 경우 특수고용직 노동자로 일반화되고 있는 정권과 법원의 노동자성 부인과 노동기본권에 대한 문제제기이기에 새롭게 출범하는 노무현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을 보다 분명히 비정규 노동자들의 요구와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줄 것으로 투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원회에서는 성, 장애, 학벌, 외국인, 비정규직 등 5대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차별금지법을 제정과 함께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10대 국정 과제로 채택하는 등 과거 정권과는 다른 비정규노동자들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지금도 비정규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체불임금과 노동조합 탄압 그리고,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등 2003년을 살아가는 비정규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지옥 그 자체이다. 이러한 비정규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집권여당과 노무현대통령 당선자는 민주당 점거농성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비정규 투쟁농성단의 목소리와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