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노동자의 존엄성을 걸고 조직적인 분노를 조직하자!
마침내, 노무현정권의 전체 노동자들을 살육하기 위한 포성이 시작되었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진영과 경총 등 자본과 정부의 '사회적 합의기구'라는 노무현정권의 불장난(?)에 대해서 설왕설래 할 무렵에 터져 나온 것이라 정권과 자본의 노동자 죽이기를 이제 작심을 하고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소위 '비정규보호법안'이 그것이다. 기가 막히게도 정부와 노동부는 갖은 미사어구와 그럴듯한 포장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합법적인 무덤파기가 될 법안을 오히려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법이라며 비정규노동자와 노동진영을 점잖게 타박하며 '비정규보호법안'을 하반기 정기국회에 상정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하지만, 우리는 파견법을 너무도 잘 안다. 그것은 지난 파견법 6여 년의 역사가 파견법에 맞선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파견노동자이기 때문에 겪어야 했던 차별대우와 비인간적인 멸시, 파견기간이 만료되는 며칠을 앞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제발 현장에서 일이라도 계속 할 수 있었으면 하였던 간절한 소망, 불법파견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파견업체에게 책임을 미루고 파견 계약해지 이후, 다시 같은 파견노동자를 현장을 돌리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온몸으로 고발하였다. 아니 완강하게 '파견노동자'라는 존재 자체를 우리 스스로 부정하였던 역사였다. 돌이켜보면, 지난 파견법 6년의 역사가 무수한 파견노동자들의 해고의 역사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무려 4여년의 투쟁으로 불법파견에 대한 분노를 가슴에 새기며 현장에 복귀한 방송사 비정규노동자동지,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을 문제로 현장을 조직하고 스스로도 정규직으로 투쟁에 승리하여 비정규노동자들의 자그마한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 인사이트코리아 동지들의 승리가 단지 그 투쟁주체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해고의 칼날에 고통 받고 있는 무수한 파견노동자의 이름으로, 비정규노동자의 이름으로 함께 기뻐하며 함께 감격해 하였다.
하지만, 파견법을 철폐시키기 위한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파견법을 노무현정권은 새롭게 옷을 입혀 이제는 공식적으로 모든 노동자들을 파견노동자로 만들겠다고 한다. 지난 6여년의 파견법의 역사가 불법파견마저도 수수방관한 '배짱이법'이었다면 이제 새롭게 등장한 비정규보호법안은 노골적으로 '파견양생법'이 되어 비정규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를 함께 칼을 겨누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노동자들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함에 있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라고 한다. 그러나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라는 말을 뒤집어보면 비정규노동자들의 스스로의 단결과 투쟁으로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정권과 자본에 대한 적극적인 분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비정규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의 힘으로 최소한 현장에서 차별과 인간적인 모멸감을 극복하고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겠다는 의지와 염원의 또 다른 표현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비정규노동자에게 비정규보호법안은 비정규직을 '일반화된' 고용형태로 인정하라고 강요하고 있다. 또한, 비정규보호법은 파견노동자의 사무치는 고통을 함께 걱정하거나 혹은 애써 외면하였던 정규직노동자마저 파견노동자가 되어버리는 암담한 현장이다.
하지만, 우리가 비정규보호법에 분노하는 것은 단지 수많은 정규직노동자들의 파견노동자로 졸지에 비정규노동자가 될 것을 염려해서만도 아니다. 그것은 한국사회에서 비정규노동자가 정권과 자본이 쳐 놓은 노동자간의 차별과 탄압으로 인하여 비정규노동자의 존엄성을 끊임없이 부정되어 왔으며 이제, 노무현정권의 비정규보호법안은 비정규노동자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것과 한편으로 존엄성이 부정되는 현실을 비정규노동자 스스로 '이제 그만' 인정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한편으로, 그 동안 비정규노동자들의 분노는 너무나 고립 분산적이지 않았는지 다시 되물어 볼일이다. 비정규노동자들은 개별사업장 혹은 지역적인 투쟁 즉, '고립분산적인' 분노에 익숙해있다. 전국적인 투쟁과제로서 비정규노동자들은 공동투쟁을 해본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 현장의 폭압적인 탄압에 의하여 비정규노동자의 투쟁이 '고립분산적인' 분노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고립분산적'이기 때문에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비정규직 전체의 공동의 과제와 경험으로 상승시켜보거나 객관화시켜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개별사업장의 팍팍한 현장의 조건이기도 하였으며 정규직노동자에 대한 원망이기도 하였으며 현장에서의 사무치는 고립감으로 드러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제대로 분노해야 한다. 노무현정권의 비정규보호법안을 철저하게 비정규노동자의 조직적으로 분노해야하고 조직적으로 분노를 표출시켜야 한다. 다만 그것이 몇 몇 지도부와 간부의 분노가 아니라 조합원이 함께 하는 아래로부터의 분노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과 지역으로부터 교육하고 선전하는 실천과 결의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그것이 먼저 비정규보호법안을 제대로 마주치는 것이다.
노무현정권의 비정규보호를 가장한 '노동법개악 분쇄'는 모든 노동자의 투쟁과제가 되어야 한다!
지난 상반기 비정규사업장의 투쟁을 돌아보자.
간접고용사업장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여의도 굿모닝신한증권 건물에서 냉 온방 등 시설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시설관리노조 굿모닝신한증권지회의 19명 조합원의 투쟁에서 비정규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새삼스럽게 확인한다. 10여 년 이상을 마치 건물의 일부인 듯 보이지 않게 일하면서도 해마다 반복되는 용역계약 때문에 고용불안에 시달렸던 굿모닝신한증권지회 시설노동자들은 임금까지 매년 삭감돼 겨우 한 달 120만원 남짓에 불과한데 그것마저 깎겠다고 나선 것에 분노하며 노조를 설립하고 굿모닝신한증권에 끊임없는 교섭의 불응으로 합법파업에 나선 지난 8월 12일, 두 시간 만에 경찰에 의하여 전원 연행이 되었다. 이에 노조가 "합법파업을 했는데 왜 구속하냐"고 따지자 경찰은 '불법점거 및 폭력 등'의 혐의라고 했다. 노조는 "우리가 일하는 사업장에서 하는 파업인데 불법점거가 원말이냐"고 반박했지만 경찰은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지 2시간 만에 굿모닝신한증권이 용역회사와 계약을 해지했다"며 "당신들은 굿모닝신한증권과는 무관한 제3자"라는 것이다. 게다가 지회장을 비롯한 2명이 구속되었으며 19명 조합원 전원이 계약해지로 해고가 되었다. 정당한 단체행동인 파업을 진행했던 굿모닝신한증권지회 시설노동자에게는 불법 점거자라는 딱지를 붙었고 범법자가 되어버렸다.
또 다른 사업장인 건설현장도 다르지 않다. 수많은 불법다단계가 일상화되어 있는 건설현장에서 건설 원청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본능적으로 체득하고 있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 원청을 상대로 단협을 체결하고 현장활동을 꾸준하게 전개하였다. 그러나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 법원은 그것은 공갈협박이라며 지난 8월27일,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천안아산지역건설일용노조 박영재 위원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현장 노동조건과 산업안전에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건설회사와 단체협약을 맺는 것은 노동조합의 당연한 권리이다. 그런데 법원은 건설회사가 건설일용노동자와 직접고용계약을 하지 않아 사용자 책임이 없는데도 노조가 단체협약을 요구했으므로 공갈 협박이라고 한다. 지난 현중사내하청 노동조합의 박일수열사의 분신도 현대중공업이라는 원청에 대한 구체적인 분노와 다르지 않다.
파견·용역·사내하청 등 여러 가지 고용형태를 띄고 있지만 간접고용사업장의 요구는 하나 일 수밖에 없다. 투쟁의 양상은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간접고용노동자들에게 숙명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원청의 사용자성에 대한 투쟁이다. 그러나 간접고용사업장의 연대마저도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사업장의 소중한 투쟁의 성과마저도 개별단위의 성과로만 고스란히 남겨진다. 또한, 개별단위사업장의 투쟁에서 승리하기가 너무도 힘겨운 사실을 비정규노동자들은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더구나 조직적 특성상 무수히 많은 자그마한 사업장과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사업장의 조건으로 인하여 개별 비정규노조의 승리가 얼마나 어려운지 불을 보듯 뻔하다. 게다가 비정규노동자는 수많은 직종별 고용형태별 특성을 띨 수밖에 없으므로 공동투쟁을 풀어내기가 매우 복잡다단하며 투쟁의 경험도 각기 다른 특성을 띨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무현정부의 비정규보호를 가장한 노동법 개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는다. 정규직이었던 노동자가 직접고용이 되었다가 직접고용이 어느새 불법파견노동자가 되었던 지난 파견법은 노무현정권의 비정규보호법안으로 인해 정규직이 합법적으로 파견노동자가 되어버릴 기가 막힌 현실이 멀지 않은 것이다.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노동자들의 소극적인 연대 혹은 연대에 대한 방기도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한다. 또한, 동전의 양면처럼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정규직노동자에게 서로 책임지우기식의 연대의 결과는 처음에는 타사업장 노동자와 연대를 방기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다음에는 타 부서, 타 라인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방기하다가 분열된다. 마지막에는 바로 옆의 노동자와의 연대를 방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비정규보호법안 분쇄투쟁을 위한 비정규직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의 공동투쟁은 한치 앞도 내딛지 못한다.
이제는 비정규직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의 공동투쟁을 당위적인 문제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의 공동투쟁이라는 목표를 박제화 시켜서는 하반기투쟁을 돌파할 수 없다. 다행히도 우리는 지난 금호타이어비정규노조의 설립과정과 정규직과 비정규노동조합의 연대투쟁 그리고 정규직이된 조합원들 모두가 의무적으로 정규직 노동조합이 선봉대로 활동할 것을 결의하였으며 또한, 현자비정규직노조는 2, 3차 업체 노동자들을 원청 직접계약형태로 전환할 것을 자신의 투쟁요구로 삼고 실천하였던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지렛대 삼아 하반기 노무현정부의 노동법 개악을 분쇄하고 비정규직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공동투쟁 조직해야 한다. 하반기 반드시 노무현정부의 노동법개악 분쇄를 중심으로 우리는 현장과 지역을 넘어 비정규직노동자와 정규직노동자의 공동의 투쟁과제로 적극 조직하자.
비정규노동자들이 파업투쟁을 선도하자!
이번에 발표된 비정규직 노동법 개악안은 비정규직노동자이건 정규노동자이건 우리에게 호락호락한 여유를 주지 않는다. 오는 정기국회에 잰걸음으로 달려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만큼 노무현정권의 비정규보호법안은 비정규노동자들과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반발과 투쟁을 충분히 예견한 가운데 제출하는 것이기에 필사의 각오로 투쟁하지 않는다면 한치 앞을 전진하지 못한다.
하지만, 비정규노동자들에게는 노동조합을 사수하는 것조차도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노조설립이후 투쟁에서 패배하여 해산하지 않는다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몇 년 동안 노동조합을 사수하는 것이 노동조합사업의 전부가 되기도 한다. 그런 만큼 비정규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의한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해고마저 사전에 결의해야하는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파업이 되거나 혹은 조퇴나 월차라는 형식을 빌린 파업이 되거나 노동조합 전임자 중심의 형식적인 파업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비정규노동자에게 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파업전술에 대한 충분한 계획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자의 경우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파업투쟁에 대한 자본의 탄압으로 인하여 조직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후자의 경우 껍데기만 남은 형식적인 파업으로 전락한다.
그러므로, 노동법 개악안을 분쇄하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비정규노동조합의 파업투쟁의 결의를 적극적으로 추동하는 것과 한편으로 현실적으로 파업투쟁에 결의하기 힘든 비정규노동조합에 대한 중층적인 투쟁계획이 한편으로 제출되어야 한다.
또한, 민주노총은 노무현정권의 노동법개악에 대하여 하반기 총파업을 결의하였지만 이마저도 비정규노동자들의 선도적인 투쟁에 대한 결의와 실천이 없다면 정규직노동자들의 파업마저 찻잔속에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비정규노동조합의 투쟁을 사회적으로 쟁점화하기 위해서라도 정규직노조의 투쟁과 함께 하기 위한 적극적인 공동투쟁을 모색해야 한다. 하반기에 노동법개악 분쇄를 넘어 공세적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자. 그래서 비정규보호법안의 허구성과 반노동자성을 철저히 폭로하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요구가 노동자민중의 전체의 요구가 될 수 있도록 비정규노동자들의 혼신의 힘으로 비정규노동자 스스로 파업을 선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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