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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정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전략과 실천

 

공공운수노조 20만 시대 조직화 성과와 과제

오상훈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팀장)

 

 

공공운수노조 20만 시대를 열다!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이 20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 이후 약 1년 7개월 동안 3만 3천 명 이상이 늘어 산별조직 최초로 20만 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뤄 냈다. 특히 같은 기간 비정규직 조합원이 훨씬 많이 늘어나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중 비정규직 조합원 비율이 37.5%에서 41.5%로 늘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하는 노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의미 있다.

공공운수노조의 조합원 증가는 특정 부문 또는 특정 조직에 국한되지 않고 노조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인 공공부문은 물론이고 정부의 전환 정책 대상이 아닌 운수 부문과 사회서비스 부문에서도 조합원이 늘었다. 새롭게 조직된 신규 조직의 조합원 증가는 물론이고 기존 조직들에서도 자체적인 조직사업을 통해 비정규 조합원들을 늘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0 조직화 도비라.jpg

 2018.8.28. 토론회 현장 [출처: 공공운수노조]

 

1.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증가의 외부적 요인

 

1) 촛불 혁명 이후 노조 가입 흐름

87년 6월 민주항쟁과 노동자대투쟁을 거치고 난 후 노동조합 가입률과 노동조합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높아졌던 것처럼, 지난 촛불 혁명 이후 노동조합에 대한 우호도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서도 노조에 대한 국민 인식이 노동조합 조직률이 가장 높았던 1989년 수준에 버금갈 정도로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드러났다.

촛불 혁명으로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외치며 권리 의식이 높아진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자신의 권리를 높이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하거나 새롭게 노동조합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흐름은 공공부문과 비공공부문 할 것 없이 전체적인 흐름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노조 조합원 증가 현황도 비공공부문(운수, 사회서비스) 조합원 증가율(22.6%)이 공공부문 조합원 증가율(19.5%)보다 높다. 노조 가입(설립) 흐름과 이에 조응한 공공운수노조의 대응이 조합원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2)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

전체적으로 노조 가입과 설립 흐름이 높아지고 있지만 공공부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입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타 부문에 비해 높은 공공부문의 조직률이 말해 주듯이, 정규직의 상당수가 이미 조직되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노조 신규 지부 중 절반 정도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관계에 있는 조직이며 기존 업종본부와 지부(개별지부, 지역지부)에 새롭게 조직된 지회와 분회의 상당수도 정규직 전환과 유관한 단위들이다. 별도 신규 조직을 만드는 경우 외에도 직접고용 조합원들이 기존 조직에 가입하거나 기존 비정규직 단위의 조합원 증가도 상당한 규모로 확인되었다.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새롭게 만들거나 그동안 불안한 고용이 정규직 전환을 통해 안정되면서 기존 조직으로 가입하는 흐름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2. 공공운수노조 미조직노동자 조직화 사업의 성과

 

1) 지속적인 미조직 사업의 성과

공공운수노조는 과거 공공운수연맹 시기부터 지속적으로 미조직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따른 사업들을 진행해 왔다. 미조직 사업을 노조 차원에서 강화해 온 것을 전략조직사업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공공노조 시기인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전략조직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이를 위해 산별단위로는 최초로 매월 전략조직기금을 안정적으로 적립해 왔다. 공공운수노조는 2016년 전략조직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조직기금을 조합원 1인당 월 150원으로 인상하여 적립하였으며, 전략조직사업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노조 위원장이 직접 전략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전략조직사업의 위상을 높여왔다.

2008년 이후 다양한 부문(지자체, 운수, 교육기관, 우정, 사회서비스, 청소, 중소 병의원, 공공기관)에서 지속된 전략조직사업은 공공운수노조 조직과 사업영역 등 전체적으로 미조직 사업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효과를 만들어 냈다. 10년간 노조 차원에서 진행된 전략조직사업은 사업기간이 종료되더라도 해당 조직이 미조직 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전략조직사업에 해당되지 않는 조직을 포함하여 각 단위의 미조직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업종본부와 지부(개별지부, 지역지부)의 다수가 자체적인 선전과 미조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역본부 차원에서도 집중 부문에 대한 선전전 등의 미조직 사업을 수행해 왔다.

노조 차원의 전략조직사업을 포함하여 그동안 진행해 온 미조직 사업은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한 경험의 축적을 낳았다. 미조직 사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해당 조직은 물론 사업을 수행한 활동가들에게도 축적되었고 이는 현재의 미조직 사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 공공운수노조의 사회적 위상

2016년 성과연봉제 투쟁으로 상징되듯이 공공부문 대표노조로서 노조의 위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조직률에서도 노조는 전체 공공기관 노동자 중 26%, 조직된 노동자 중 38%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공부문에서의 대표성은 기존 조직의 조합원 확대는 물론 신규 조직의 가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인다.

노조는 공공운수노조를 사회적으로 알려 내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였다. 각 단위와 지역본부에서 지속적으로 선전전을 진행해 왔다. 지역본부는 주요 거점과 전략 단위 앞에서의 선전과 노조에 대한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각 단위별로도 특성에 맞는 선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노조 중앙은 ‘그러니까 공공운수노조’ 시리즈 영상물과 언론 광고, ‘아무깃발대잔치’ 등을 통해 공공운수노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와 같이 노조의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활동과 높아진 위상이 현장에서의 미조직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일정 정도 주었다고 판단된다.

 

3) 집중적인 미조직 사업과 10억 연대기금 조성

노조는 정규직 전환 정책 발표 이후 집중적인 미조직 사업을 전개해 왔다. 지역본부에서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선전전, 현수막 게시, 버스 광고, 정규직 전환 설명회 등을 진행하였다. 비정규직을 조직하기 위해 현장 간담회와 현장 실태조사, 선전전 등을 진행하는 정규직 노조가 있었으며 기존 비정규직 노조도 정세적 조건을 활용하여 집중 조직사업을 전개하였다.

특히 노조는 2017년 8월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10억 비정규연대기금 조성을 결의하였고 2018년 8월 현재 약 9억 4천만 원이 조성되었다. 10억 비정규연대기금을 통해 10명의 조직활동가를 배치하였으며 시기적 상황을 고려하여 미조직 사업 경험이 있는 활동가를 선발 배치하였다. 조직활동가가 배치된 지역과 부문에서 조직화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급증한 신규 조직 상담과 조직사업에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 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 미조직 사업의 어려움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조 가입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함께하고 있다.

 

1) 제대로 되지 않는 정규직 전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었지만 각 기관에서는 가이드라인의 미흡함을 활용하여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 노사전협의회 구성에서부터 당사자의 의견이 배제되고 있거나, 상시‧지속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전환대상에서 배제하는가 하면, 자회사로의 전환을 강제하는 등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정규직 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늦어지면서 비정규 노동자는 전환 이후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고, 일부 정규직 노조도 전환 방식이 결정되기를 기다리며 사전에 적극적인 조직사업에 나서지 않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2)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갈등과 쟁점

정규직 전환 정책 발표 이후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 노동자를 직접 조직하거나 신규 조직을 만드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업장에서는 정규직 전환에 대한 이견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정규직 전환을 ‘무임승차’, ‘불공정’, ‘역차별’ 등으로 비판하며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전환, 전환 채용이 아닌 경쟁채용을 주장하는 정규직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정규직이 실질적인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일부 단위에서는 위와 같은 현실에 비정규직 당사자의 의견과 다른 입장을 내비치기도 하며, 비정규 노동자 조직사업에 나서지 않거나 관망하는 경우도 있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비정규 노동자들을 주체로 세우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빼앗긴 권리를 되찾고 스스로 권리를 쟁취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4. 미조직 사업을 위한 노조의 과제

 

1) 앞으로 더 어렵고 힘들지만 해야 할 미조직 사업

 

구분

30명 미만

30∼99명

100∼299명

300명 이상

임금근로자수

11,434,000

3,750,000

1,993,000

2,458,000

조합원수

19,290

130,805

299,531

1,353,698

조직률

0.2%

3.5%

15.0%

55.1%

 

노동조합 가입률은 해당 사업장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가능성과 비례하게 된다. 고용이 불안하고 처우가 열악한 노동자가 노조에 더 많이 가입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고용이 안정되고 처우개선 가능성이 큰 사업장의 노동자가 노조에 더 많이 가입되어 있다. 노조가입률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 또한 10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이 절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는 향후 신규로 조직되는 사업장의 경우, 비정규직이거나 작은 규모의 사업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임을 얘기하고 있다. 노조에 신규 조직된 사업장의 조합원 수도 100인 미만 조직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전국)사업장은 우리 노조를 포함하여 노조 조직화가 일정 정도 진행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향후에는 소규모 사업장 조직화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신규 조직화에 역량과 시간이 적게 소요되는 것이 아니므로 신규 조직화에 더 많은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조직 사업 역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조건을 감안하여 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과 함께 타 부문과 영역에 배치된 역량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조합원 수가 적은 조직의 경우 해당 조직의 자활력를 갖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우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조직 체계와 활동 방안 마련이 모색되어야 한다. 작은 사업장의 노동조합 활동은 높은 이직률, 사용자와의 관계로 인한 일상 활동의 어려움 등 기존의 노동조합 활동과 임‧단협 방식으로는 유지하기 어렵다. 작은 사업장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다양한 실험과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2) 미조직 사업에 대한 전 조직적 공감대 형성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부 단위는 직접고용 전환에 소극적이거나 당사자인 비정규직의 의견과 상충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직접고용 전환자들이 가입하기를 기다리는 수준에 머물거나 유관한 타 사업장 조직화에 나서지 않는 등 미조직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단위도 있다.

계급연대 의식을 높이고 적극적인 미조직 사업에 나서도록 교육과 간담회, 사례 발굴과 확산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조직 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특히 공공부문 대표노조로서의 위상을 제대로 세우기 위해서 그리고 현재의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곧 위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년 반 동안 노조의 미조직 사업 성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기존 조직의 역할이다. 신규 조직의 조합원이 늘어난 만큼 기존 조직의 조합원도 늘어났으며, 신규 조직의 상당수에서 기존 조직을 통한 조직화 과정이 있었다. 정규직 노조가 자기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조직하고 비정규직 노조가 직접 조직확대 사업을 전개했을 때 조직화의 성과가 컸고, 정규직 전환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여전히 공공부문에서의 정규직 전환은 진행 중에 있으며 다수의 비정규 노동자들은 상황을 관망하고 있거나 불안감에 망설이고 있다. 아직 현장 미조직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못한 단위의 적극적인 실천이 요구된다.

 

3) 비정규직 투쟁 의제를 노조의 핵심 투쟁 의제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중 비정규직 조합원이 41%를 넘어서며 조합원 구성에 있어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하는 노조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비정규 투쟁 의제를 비정규 단위의 공동투쟁으로 조직하고 나아가 전체 공공운수노조의 투쟁으로 조직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만들기 위한 투쟁도 아직까지는 현장의 상이한 조건 등으로 인해 전체의 투쟁으로 조직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 사업장 전체가 공동의 의제를 만드는 투쟁을 조직하고 그 투쟁이 노조 전체 차원의 투쟁으로 전개될 때,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를 대표하는 계급대표성이 형성될 것이다. 하반기 전환사업장의 공동투쟁을 시작으로 그 단초를 열었고 9.28 전환사업장의 공동파업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노조 내 비정규 단위가 함께 논의하고 실천하도록 하고 나아가 공공운수노조 전 조직적 투쟁으로 비정규 투쟁을 조직해 나가야 한다.

 

 

* 필자주: 지난 8월 28일 진행된 ‘공공운수노조 20만 시대 조직화 성과와 과제 토론회’ 발제문을 토대로 재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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