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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투쟁/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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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의 경비노동자였던 이만수님이 11월 7일 끝내 세상을 등졌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상, 경비노동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입주자들, 그리고 그런 인격모독을 방조함으로써 더더욱 경비노동의 가치를 낮추고 그것을 노동조건 저하의 수단으                               경비노동자의 노동인권을 보장하라!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의 경비노동자였던 이만수님이 11월 7일 끝내 세상을 등졌다.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상, 경비노동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입주자들, 그리고 그런 인격모독을 방조함으로써 더더욱 경비노동의 가치를 낮추고 그것을 노동조건 저하의 수단으로 삼아왔던 관리업체에 저항하여 자신의 몸을 불사른지 한달, 쾌유를 간절히 기원하는 가족들과 동료노동자들, 그리고 시민들의 바람을 뒤로 하고, 결국 차별 없는 세상으로 떠났다.

차별과 모욕은 특정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다. 지금의 한국의 기업들은 차별을 부추기고 모욕을 자양분 삼아 이윤을 채운다. 경비노동 등 특정한 직무를 사회적으로 가치가 낮은 것처럼 평가절하하여 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떨어뜨린다. 모든 일은 높고 낮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필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일에 높낮이를 두고, 그것을 사회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서 그 노동을 하는 이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것이 모욕으로까지 나아간다.
많은 노동자들은 그 모욕에 익숙해져버렸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차별에도 몸과 마음이 무뎌지고 있다. 아니, 사람인 이상 결코 익숙해질 수 없지만 ‘원래 이런 거야’라거나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때로는 스스로를 기만하면서 버틴다. 하지만 이만수열사는 자신의 인간됨을 증명하고자 했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모욕당해도 되는 존재가 아니며, 경비 일을 함부로 가치절하해서는 안된다고, 노동자의 자부심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몸으로 말한 것이다. 그래서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은 ‘가해자는 사과하라’고 외친 것이다.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차별과 모욕을 일상화한 입주자대표자회의나 가해자, 그리고 관리업체의 행위가 결코 정당하지 않으며 일하는 모든 이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임금도 중요하고, 정년을 연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그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노동자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 임의로 구별짓고, 차별하고 인격적 모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할 수 있고, 자신의 노동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요구한다. “입주자대표자회의와 관리업체는 고인 앞에 정중하게 사과하라!”

이만수 님의 명복을 빕니다.

* 사진은 '참세상' 김용욱 기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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