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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진짜사장 LG그룹이 해결하라!

 


여기 사람이 있다. 
체감기온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세밑 한파 속 6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농성에 돌입했다. 여의도 엘지트윈타워 1층 로비에서 지난 12월 16일부터 시작된 싸움이다.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용역경비의 철저한 감시와 통제 속에 바깥에서 들여온 도시락으로 끼니를 겨우 해결하고 쪽잠을 자며 3주일 가까이 로비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엘지트윈타워 건물을 구석구석 쓸고 닦고 치우는 청소노동자들은 회사가 작년 11월 30일 집단해고를 통보하면서 그 존재를 비로소 우리 사회에 드러냈다. 
청소노동자들의 집단해고 사태에는 복잡한 고용구조의 문제가 얽혀 있었다. 먼저,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LG그룹 소유의 건물이나 공장을 관리하는 LG그룹의 100% 출자 자회사이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다시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두 고모가 소유한 지수아이앤씨라는 하청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10년째 엘지트윈타워 청소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동안 지수아이앤씨 소속으로 일해온 청소노동자들은 십수년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면서도, 연말마다 1년 단위 재계약을 반복하며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회사에 밉보였다가는 재계약에서 탈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러한 고용불안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쉽사리 주장할 수 없게 만들었고, 회사는 노동자들의 위태로운 고용조건을 발판 삼아 각종 차별과 인권침해를 되풀이했다. 
이에 2019년 10월,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엘지트윈타워분회가 결성된 이후, 지수아이앤씨는 ‘생활임금 보장’과 ‘정년연장’을 내건 노동조합의 요구를 줄곧 외면했고 급기야 지난해 말 청소노동자 80명 전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할 권한과 책임이 있는 원청 LG그룹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에 대해 “자회사인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의 고유 권한이므로 관여할 수 없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진짜 사장 LG그룹이 뒷짐 지고 있는 사이 ‘해고 없는 연말’을 바랐던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의 로비농성은 새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LG그룹은 건물의 유지관리를 위해 상시적으로 필요한 청소, 시설관리, 주차, 보안경비 등 각종 업무를 외주화한 장본인이다. 비용절감은 물론 사용자 책임마저 지워버린 간접고용 구조 안에서 막대한 이득을 누린 LG그룹이 어떠한 권한도 책임도 질 수 없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루하루 이 사회 구석구석을 청결하고 쾌적하게 만들기 위해 청소노동자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그동안 미뤄둔 집안 대청소를 계획하며, 매일 쓸고 닦는 노동의 수고로움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된다. 
송구영신送舊迎新. ‘묵은 것들을 훌훌 털어내고 새날을 맞이’하는 LG그룹의 다음 행보는 과연 무엇인가. 지난 날 청소노동자들의 수고와 헌신에 보답은커녕, 묵은 때 벗기듯 그 존재를 지워나가려는 것은 혹시 아닌가? 
새해이지만 아직 새날이 밝지는 않았다.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은 천대 받고 멸시 당하는 현실을 바꾸고 싶어 노동조합 가입을 결심했다. 노동자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은 LG그룹의 무참한 집단해고, 노조탄압을 무위로 돌리는 데 달려 있다. 
온힘을 다해 싸우고 있는 청소노동자들과 끝까지 함께하자. 


2021년 1월 4일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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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정규직이제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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