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년 비정규운동의 과제
2007년은 비정규직 운동에 큰 변화를 미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이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비정규운동의 발전 방향도 달라질 것이다.
1) 비정규 관련 법 개악안의 통과 이후 노동권의 구체화 과제
가장 큰 변화는 비정규 관련 법 개악안이 통과되었다는 점이다. 법안의 통과는 단지 비정규직이 늘어난다는 양적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 법안의 통과로 비정규직이 이제는 일반적 고용형태가 되었으며, 정권과 자본은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에 맞게 노동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물론 이제 비정규법안이 통과된 상태이고 시행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제는 불안정한 고용형태, 노동기본권의 박탈이 일반화된 자본 위주의 노동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장은 노동법의 시행령이나 세칙 등을 통해서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파견법의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기간제 노동자들의 경우 ‘무기근로계약’으로 표현된 차별받는 노동자군을 만들 것이다. 또한 이데올로기 작업을 통해서 비정규직화를 정당화하려고 할 것이다. ‘무기근로계약'이 마치 고용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공공부문의 외주화가 정당하다는 점을 알리려고 할 것이다. 그 외에 노동자들의 업무에 위계를 두고, 거기에 고용형태를 대입하면서 비정규직의 고용형태를 세분화하고, 그렇게 비정규직화하는 것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정당성도 획득하려고 할 것이다.
물론 자본은 ‘차별금지’로 표현된 몇 가지 부분에서 마치 노동자들에게 이로운 것처럼 보이는 안을 내놓을 것이다. 파견법이 확대되면 그 수가 많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 불법파견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면서 파견법의 실효성을 높이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산재보험 등 몇 가지 부분에서도 비정규직의 요구에 주목한 안을 내놓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전체 노동계에 대한 통합력이나 주도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노동법 개악을 통해 확대되는 비정규직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의 일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조건에서 노동운동진영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가 이후 비정규운동의 방향을 가름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먼저 노동운동진영은 ‘노동법 개악 폐기’의 입장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가 결코 정당한 것이 아니며, 그것을 인정한 가운데 고용에 대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를 인정할 수 없고, 그에 맞서 투쟁하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천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정규직의 일반화는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2007년은 특히 자본의 노동법 개악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밝히고, 개악안을 폐기하기 위해서 운동진영 내부를 다시 설득하고, 노동법 개악 투쟁에 대해 평가하는 과정이 면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동시에 노동법 개악의 최대 피해자인 기간제 노동자들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모을 수 있도록 최대한 조직해야 한다. 그 투쟁을 노동법 개악 폐기투쟁으로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노동권 개념을 구체화하면서 공세적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87년 이후 노동자들이 쟁취한 노동권은 다양한 법률적 표현으로 보장을 받았다. 정부와 자본은 비정규직을 그러한 법에서 제외함을 통해서 초과착취의 기틀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제는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과는 다른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만들어냄으로써 노동권 박탈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비정규직도 과거의 노동법 안에 포함시켜달라고 투쟁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동자 개념 확대나 사용자의 개념 확대 등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우리의 요구를 제출하면서 노동권을 확장하고 그것을 우리의 권리로 쟁취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왔다.
이제 비정규직이 일반화된 지금 시점에서, 고용형태가 다변화되고, 기존의 노동권으로는 보장받지 못하는 불안정노동자들이 확산되는 지금 이 시점에서 노동권을 ‘우리의 권리’로 구체화시켜서 재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부당해고에 대한 대응이 중요했지만 불안정노동이 확대되면 이제는 해고가 아니라 ‘계약해지’가 일반화된다. 부당해고만이 중요했던 시기에 계약해지는 자본에게 정당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안정된 고용의 권리’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권리이고, 안정된 노동권을 훼손하는 ‘계약해지’에 맞서서 우리의 권리를 법제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처럼 불안정노동이 일반화되는 시기에 그에 맞는 노동권 개념을 구체화하고, 바로 그런 노동권의 박탈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서 하나하나 우리의 요구로 재구성해야 한다. 우리는 바로 그것을 시작해야만 한다. 이것은 비정규직을 일반적 고용형태로 만들고, 차별철폐 운운하는 논의를 비판하고, 왜 우리는 안정되고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를 갖고 있는지로부터 출발하여 신자유주의적 유연화 논리에 대한 전면비판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2) 산별노조 건설을 위한 공동투쟁과 조직화의 과제
둘째의 변화는 주체적 상태에 대한 것으로서, 대부분의 연맹이 산별노조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물론 산별노조 건설이 아니라 산별노조로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산별노조는 단지 민주노조운동의 상급단체의 형식이 변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노사관계로드맵 이후 노동운동을 재편하고자 하는 정권의 의도와 맞물려 운동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산별노조운동은 노동자들에게는 계급적 단결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형식일 수 있으나, 자본에게 있어서도 상층에 대한 포섭을 통해서, 그리고 산별교섭을 통해서 노동운동 하부까지를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지금처럼 산별노조 안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분할되어 있고 비정규직이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는 정규직 중심으로 구성된 산별노조를 활용하여 자본이 비정규직의 요구와 내용을 통제할 수도 있다.
이것을 극복하고 계급적 산별노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정규직들이 주체적으로 조직화되어야 한다. 산별노조의 실질적인 주체로서 누군가에 의해 대리되지 않고 자신의 조직된 힘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고 투쟁을 할 수 있을 때 산별노조는 노동자를 관리하거나 대리하는 조직이 아니라 투쟁하는 조직이 된다.
그러려면 2007년은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에 대한 집중적인 출발이 시기가 되어야 한다. 산업노조 내부에 있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점을 돌리고 내부의 규약을 열고 비정규직들이 조직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치열한 내부 투쟁을 필요로 한다. 정규직의 저항을 넘어서 구조조정에 맞서는 투쟁 전망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내부 비정규직 조직화는 2007년의 중요한 사업과제로 제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영세사업장·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장기전략을 세우고 인력과 재정을 배치해야 한다.
동시에 산별노조가 계급적 산별노조가 되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적 요구를 걸고 공동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그 동안 산업노조를 논의해왔지만 사실상 산별노조의 의미라고 할 수 있는 정규직-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이 만들어지지 못했고, 기존 비정규직들의 투쟁의 성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2007년은 각 산별노조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현안을 내걸고 투쟁하는 전형이 만들어져야 한다. 특히 금속노조의 경우 이전에 투쟁했던 ‘불법파견 투쟁’이 마무리되어야 한다. 그것을 개별 사업장의 문제로 전환시켜버리지 말고, 불법파견이야말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이 구체화된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원청의 사용자 책임 인정 투쟁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그것을 갖고 집단적 투쟁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공공의 경우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과 그로 인한 비정규노동자들의 고용불안, 그리고 외주화로 이어지는 연쇄고리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말 그대로 ‘외주화와의 전면전’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산별노조로의 진전은 불가능하다.
3) 신자유주의와 전체 민중의 빈곤화에 맞서는 투쟁
세 번째 상황은 대선 시기에 쟁점으로 부각될 ‘양극화 문제’이다. 양극화는 자본과 노동의 양극화이지만 정부는 이것을 교묘하게 왜곡하여 마치 노동자 내부의 양극화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규직을 압박하고자 하는 것이다. 게다가 참여복지 운운하면서 빈곤과 노동을 연계하려고 하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정책을 이야기하면서 저임금 불안정한 일자리를 쏟아내는 정책들을 만들고 있다. 이것이 마치 양극화, 그 중에서도 차상위계층 등 빈곤층에 대한 대책이라고 내놓고 있는 정책들이다.
그런데도 노조운동 내부에서는 정규직의 양보를 통해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이 조금씩 힘을 얻어가고 민주노동당에서도 그에 근거한 정책들을 만들고 있다. 이런 태도는 빈곤의 근본적 문제에 저항하기보다는 시혜적 방식으로 빈곤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이다. 그리고 정부의 양극화 논리를 수용함으로써 ‘차별의 축소’라는 측면에 주목하고 정부의 중간층 육성 전략 등에 적극 동조하면서 사실상 빈곤의 원인인 노동의 불안정화와 노동권의 박탈이라는 측면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FTA 등 초국적 자본의 침탈과 공공성의 파괴로 인한 삶의 박탈에 저항하지 못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 정부의 ‘양극화 대책’들은 결국 자본을 살찌우고 노동자와 민중에 대한 삶의 권리를 파괴하는 대책임을 밝히고, 결국 양극화의 확대, 빈곤의 확대에 다름 아님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운동진영도 그러므로 시혜적 방식이 아니라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으로 나서야 함을 근본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노동운동진영은 빈곤 문제의 근원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고, 빈곤 문제에 대한 대응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먼저 저임금’의 문제가 이야기되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투쟁이 될 것이다.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떨어뜨리면서 삶을 무너뜨리는 정권에 맞서는 저임금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최저임금의 한계에 대해 폭로하면서 최저임금의 결정방식과 결정 과정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제대로 된 저임금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저임금을 유지하는 각종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차별 해소’를 이야기하면서 차별을 고착시키기 위한 임금체계에 맞서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 노동자의 기본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빈곤을 확산하는 ‘비근로자화’의 시도에 맞서야 한다.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경제법상 조항으로 보호하겠다고 주장하거나 ‘사회적 기업법’을 만들면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면서 사실상 저임금 구조에 방치하는 등 자본과 정권의 대응에 맞서야 한다.
사회적 기업법의 경우 운동진영에서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던 법안이지만 이 법안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정부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이야기하고, 한편으로는 양극화 해소를 이야기하면서 사회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창출 전략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사회서비스 분야가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분야이며, 이 속에서의 이윤 창출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사회서비스 분야의 확충을 위한 시스템을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노인수발보험제도’의 도입이나 여성 인력 활용방안으로 이야기하는 보육서비스 확충전략 등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은 한편으로는 저소득 층에 대한 대책인 것 같지만 실은 사회서비스 분야의 시장 확충을 위해 길을 닦고, 노동력에 대해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한 사전 이데올로기 작업이기도 하다. 특히 정부는 ‘양극화’ 논리를 내세우면서 정규직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새롭게 창출되는 분야에서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이에 맞서서 ‘사회서비스 분야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시작해야 한다. 간병이나 보육 등의 서비스는 전체 노동자들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지만 이것은 민간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공성을 가져야 하며, 사회서비스 일자리라는 명목으로 노동력 비용을 낮추고 불안정노동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해야 한다. 아직 민주노조운동진영에서는 정부에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전략을 통해서 노동의 불안정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정보가 부족하고 태도가 불명확하다.
2007년에는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의 문제점, 그리고 지금 당장은 빈곤에 대한 대책으로 등장한 것 같지만 이후 저임금 일자리의 양산의 형태로 나타날 사회적 기업 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런 일자리의 1차적 대상이 되는 조직된 동지들을 중심으로 대응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이것은 곧 전체 노동운동진영의 과제가 될 것이다.
2. 2007년 철폐연대 사업 기조
그동안 철폐연대가 선도적으로 문제제기해왔던 노동기본권의 문제는 비정규노동법 개악으로 인해서 일단락되고 있다. 민주노조운동 전체가 비정규직 문제를 자신의 과제로 삼으면서 비정규운동을 하는 주체들도 확산되고, 민주노총은 ‘전략조직화’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민주노동당도 센터를 만들어서 비정규 조직화를 위한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비정규 주체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유지할 뿐 아니라, 나름대로 민주노조운동 안에서 발언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철폐연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비정규운동에서 주로 제기되어왔던 노동권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구체화시켜야 하는 역할이 있다. 이것은 여전히 철폐연대가 선도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투쟁을 만들어야 하는 영역이다. 또한 비정규운동의 주체를 양성해야 하는 과제도 여전히 중요하다. 철폐연대는 회원 조직으로서 회원들의 힘과 의지를 모아서 이 과제를 열심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를 위한 2007년 철폐연대의 사업기조는 다음과 같다.
1) 비정규운동의 영역 확장과 선도적 문제제기
철폐연대는 앞에서 제기한 2007년 비정규운동의 과제에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하여 정책적으로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선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투쟁을 만드는 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비정규운동이 일반화되었으나, 아직 제기되지 않은 비정규 운동의 다양한 쟁점에 대해서도 입장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①새롭게 노동법이 변화된 조건 속에서 자본은 어떻게 노동기본권을 왜곡할 것인지, 그에 맞서는 우리의 전략은 무엇인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②또한 비정규운동의 영역을 확장하는 의미에서 노동기본권만이 아니라 노동권 전체를 위한 투쟁이 되어야 하고, 그 중 한 부분으로서 비정규노동자의 건강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되어야 한다. ③산별시대 미조직·비정규직 조직전략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산별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입장을 마련하고 조직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④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을 이야기하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자 하는 자본의 의도에 맞서기 위해서 정책을 마련하고 이후를 예측하면서 투쟁의 주체들을 모아야 한다. ⑤빈곤화에 맞서 저임금이 어떻게 일반화되고 있으며 그에 맞선 우리의 전략은 어떤 것인지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해 정책적으로 풍부하게 제기하고 내용을 마련해야 한다.
즉 지금까지의 노동기본권을 넘어서는 비정규운동에 대한 풍부한 정책생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비정규운동을 자기 과제로 삼고 있는 조직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것은 단지 정책과제만은 아니다. 위의 다섯 가지 주제들을 현실화하기 위해서 해당 주체들을 최대한 모으거나 관심이 있는 정책역량들을 모아서 내용을 만들고, 그것을 월례토론회나 각종 토론회, 그리고 기관지 등을 통해서 외화하고, 이 투쟁을 함께 할 수 있는 연대단위들을 모아서 구체적인 실천을 조직하는 데에까지 힘을 쏟아보자.
2) 비정규운동의 방향을 제기하기 위한 비정규운동의 전략 구체화와 소통
비정규운동의 방향에 대해 명확한 제기가 필요하다. 철폐연대는 그동안 ‘비정규운동’을 자신의 과제로 삼아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비정규운동도 분화되고 있다. 특히 산별노조 건설 이후에 자본과 정권이 비정규 문제에 대한 주도력을 발휘하려고 하면서, 특히 비정규라는 고용형태 자체가 일반화되면서는 비정규운동의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철폐연대가 비정규운동을 하고자 했던 것은 단지 비정규노동자들의 처지가 힘들고 괴롭기 때문이 아니다. 자본의 구조조정에 맞선 정규직-비정규직 공동투쟁을 현실화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우리의 일상에 침투한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새로운 투쟁의 힘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런 점에서 이제 변화되는 상황 속에서 비정규운동의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입장을 분명하게 하고, 그 입장을 사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한데, 하나는 제반 비정규사안이나, 민주노조운동의 주요 쟁점에 대해 기동력있게 입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철폐연대에서는 2006년에 월례토론회를 통해서 그런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월례토론회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비정규운동 문제 및 민주노조운동 전반에 대한 입장을 제출하고, 그 입장이 현실에서 관철될 수 있도록 다른 단위들을 조직하는 데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 하나는 이런 입장을 기동력 있게 제출하고, 현실화하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운동 전체의 전략과 전망이 구체적으로 제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이제 전술적이거나 단순한 판단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운동의 방향성 속에서 제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소홀했던 비정규운동의 전략과 전망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철폐연대에서는 2005년 ‘비정규 대토론회’를 통해서 이미 비정규운동의 전망에 대해 제출한 바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정책위원회 책자로 구체화되었다. 하지만 이런 입장이 의미하는 바가 현실의 쟁점 속에서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입장이 철폐연대 회원들 사이에 소통되고 토론되고, 교육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이런 전망이 지금의 민주노조운동을 고민하는 동지들과 하나의 흐름으로 만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직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내용을 현실의 쟁점 속에서 구체화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2007년은 이를 위한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
3) 비정규운동 주체의 형성을 위한 회원역량 강화와 회원 간 소통을 위한 사업
셋째로, 비정규 운동을 하는 주체를 만들어가는 데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비정규운동이 강화되는 것은 여러 운동 사이에 끼워 넣어지는 운동이 아니라 비정규운동을 자기 과제로 하는 동지들이 서로 소통하고, 힘을 발휘할 때 힘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목표로 출범한 철폐연대이지만, 전반적 사업구조와 방식은 여전히 비정규노조에 대한 지원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비정규노조에 대한 지원도 그 투쟁의 성격을 사회화하고, 지원과 연대를 이끌어내는 방식이기보다는 개별 사업장에 대한 개별 지원의 형식을 갖고 있다. 무려 600명 가까운 회원이 있는데도 이 회원들의 역량이 적절하게 배분되고, 각자가 하고 있는 투쟁과 조직과제들이 서로 소통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정책역량을 발굴하고 효과적으로 사회화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운동은 개인들의 역량에 의존해있다.
그런 점에서 조직적으로는 회원 역량을 강화하고, 소통을 강화하며, 비정규운동에 대한 이해와 통합력을 높여나가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600명 회원들의 힘을 모아, 그 동지들의 경험을 모아서 비정규운동의 다양한 모습들을 끄집어내고, 쟁점을 만들어내며, 경험들을 소통하면서 그것이 모두의 힘이 될 수 있도록 조직을 해야 한다. 그 속에서 회원들이 단지 후원회원적 성격이 아니라, 실제로 비정규운동의 주요 주체로서 자리잡아야 하고, 그것이 우리의 비정규운동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2007년은 그것을 위한 첫 출발의 해가 될 것이다.
또한 철폐연대 회원만이 아니라, 비정규직으로서 투쟁과 조직을 시작한 동지들이 이후 비정규운동의 장기적 전망을 세울 수 있도록 조직화에 힘써야 한다. 단지 비정규노조의 투쟁지원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투쟁을 하는 동지들을 중심에 세우고, 이 동지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조직함으로써 그 투쟁이 이기든 지든 투쟁의 주체들이 더욱 많이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을 철폐연대의 모든 활동은 바로 비정규 동지들이 비정규운동의 주체로 자신의 위상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4) 비정규운동 주체들이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의 한 주체로 서기 위한 노력
비정규직운동은 단지 비정규직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투쟁만이 아니다. 이것은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불안정한 노동으로 내몰고 있는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비정규직운동은 비정규직 그 자체에 매몰되어 있는 경향이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주요 쟁점과 연결되지 않을 때도 있거니와 노동자와 민중의 삶을 파타내는 FTA나 평택미군기지 반대투쟁 등에서도 비정규직 운동 단위들은 소극적 태도를 가져왔다. 또한 2007년은 대선시기이다. 정치적으로 제기되는 다양한 쟁점들에 대해서 비정규직 운동 단위들도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하고, 자기 과제를 정치적으로 승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비정규직 운동 주체들이 신자유주의 반대투쟁의 한 주체로 서기 위해서 철폐연대가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내용을 공급하고 토론하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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