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과 민주노조운동>
비정규직운동도 민주노조운동의
한 부분으로서 자기 과제를 갖고 있습니다.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 변화가 이야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비정규직 운동이 갖고 있는 의미도 크지만,
민주노조운동의 변화와 고민,
그리고 과제를 같이 이야기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고민을 동지들과 함께 나누는 코너가
"비정규직과 민주노조운동"입니다. |
지도부에 대한 네 번째 표적단속
한국에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된 지 20여 년이 지났다. 자본이나 권력은 이주‘노동력’만을 들여오고 싶어 했지만 이주‘노동자’가 들어오므로 당연히 노동문제가 발생하고 노동자 권리에 대한 제기가 이뤄졌다. 대략 한국의 이주노동자운동은 1990년대 초반부터 형성되었다. 94년 1월 산재 인정을 촉구하는 경실련 강당농성, 95년 1월 네팔 산업기술연수생 13인의 명동성당 쇠사슬 농성투쟁 등이 그것들이다. 90년대에는 주로 지원단체나 상담소 중심의 이주노동자 지원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그 후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제기하고 투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2000년도에 이주노동자 투쟁본부가 결성되었고 이는 2001년 평등노동조합 이주노동자지부로 이어졌다. 2003년 11월에는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쟁취를 위한 농성투쟁단을 구성하여 386일 동안 명동성당을 거점으로 농성투쟁을 전개하였다. 이러한 투쟁 속에서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이 대거 형성되었고 이들을 중심으로 ‘이주노동자에 의한, 이주노동자를 위한 노동조합’으로서 서울경인이주노조가 2005년 4월 건설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투쟁은 이주노동자들에게는 단속추방이라는, 목숨을 내놓는 것과도 같은 위험을 무릅쓰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의 문제는 이주노동자가 제기해야 하고, 나아가 한국 노동자와 이주노동자가 국경없는 연대를 통해 전체 노동자의 해방을 앞당겨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기에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은 스스로를 내던져 노조를 결성하고 이를 사수해 왔다.
그 과정에서 표적단속 되고 강제추방 된 이들은 부지기수다. 평등노조이주지부 활동가인 비두,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장 샤말, 이주노조 초대위원장 아느와르, 3대 위원장 까지만, 부위원장 라주, 사무국장 마숨, 3대 보궐 위원장 토르너, 부위원장 소부르 등이 대표적인 이들이다. 많은 이주노조 지부장, 간부 조합원 등도 단속추방 당했음은 물론이다.
지도부로만 따지자면 올해 5월 2일 표적단속 된 토르너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이 네 번째다.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 의한 자주적인 노동자운동과 계급적 진출을 막기 위해 지도부가 되면 이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탄압했다. 출입국은 새벽 1시에 뚝섬역에서 수십 명이 아느와르 위원장을 폭행하면서 잡아갔고 작년 11월 27일에 한꺼번에 까지만, 라주, 마숨 동지를 잡아간 것이다. 항상 그들은 이주노조 지도부를 미행하고 사찰하다가 지하철역이나 집 앞, 사무실 앞에서 수십 명이 잠복하여 동시에 표적단속 했다. 법무부는 표적단속을 자행할 때마다 표적단속을 규탄하는 이주운동 진영에 대해 “표적단속이 아니라 일상적 단속 과정에서 적발된 것”이라는 궁색한 논리를 펴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도 유분수지 각기 다른 장소에서 계획적으로 동시에 여러 명을 폭력적으로 잡아가는 것이 어찌 ‘적발’이란 말인가!
표적단속 하는 이유
그렇다면 한국정부가 이주노조를 이토록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지도부를 표적단속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숫자로 따져 봐도 이주노조는 전체 60만 이주노동자 가운데 수백 명 정도만을 조직하고 있을 뿐인데 말이다. 그것은 이주노조가 전체 이주노동자의 불만과 요구를 대변하여 발언하고 행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주노조가 아직은 설립 필증을 받지 못한 법외 노조로서 설립신고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끔찍한 인권유린과 노동착취에 대해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문제제기하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후에 상황에 따라서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미리부터 그 저항의 싹을 뿌리째 뽑아내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수많은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는 놓아두고 유독 이주노조에 대해서만 강도 높은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이주노조를 탄압하는 또 하나 커다란 이유는 이주노조의 존재 자체가 한국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 실패를 극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미등록 이주노동자 중심의 노동조합은 거의 이주노조가 유일하다. 그래서 국제적인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나 국제노동기구 등에서 이주노조 케이스에 매우 주목하여 지켜보고 있다.
한국정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숫자를 줄이고 인권침해 시비를 없앤답시고 2003년도에 고용허가제를 도입했지만, 여전히 야만적인 단속추방은 지속되고 있고 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인권유린, 노동착취는 줄어들지 않았다. 겉으로는 합법적 노동인력 제도를 도입해서 사정이 나아진 것처럼 선전해댔지만 그것이 허구에 지나지 않고 이주노동자의 노예적인 상황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주노조가 계속 문제제기 해 온 것이다. 그러니 이주노조의 존재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정부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상징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해 초에 이명박 대통령이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을 때에도 “불법체류자들이 노조를 만든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사실상 노조를 없애라는 발언을 한 것이다. 또한 토르너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이 표적단속 되었을 때,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사건 조사가 끝날 때까지 출국을 유예하라고 긴급구제 결정한 것도 무시하고 법무부가 부랴부랴 날치기 출국을 시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한국 노동운동의 더딘 발걸음
그렇다면 한국 노동운동은 이주노동자운동에 어떻게 연대를 해 왔나? 사실 그간 이주노동자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동지들이 대부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기 때문에 그 스스로의 힘과 숫자만으로 투쟁을 전개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한국의 진보운동, 특히 같은 노동운동의 연대가 필수적이었다. 한국 노동운동은 이주노동자운동의 초창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연대해 왔다. 비정규 노동조합, 투쟁사업장, 지역본부, 노동단체, 이주노동자 후원단체 등이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노조탄압, 지도부 표적단속 등에 맞서서 이주노동자들과 힘차게 연대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에 많은 한국 동지들이 화답하고 이주노동자들과 굳건히 손 맞잡고 연대투쟁을 이어온 것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2003~2004년 명동성당 농성투쟁의 과정에서 이러한 한국 노동운동의 연대역량은 많은 기여를 했다.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달려오고 출입국관리소 앞에서 항의․규탄 시위를 함께 벌이고, 지역의 이주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먼 길도 마다않고 가서 고민을 같이 나누었다.
그러나 이러한 헌신적인 연대투쟁은 전체적인 노동운동의 방향설정과 이에 따른 지지와 연대에 기반한 것이었다기보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의 노력에 기인한 바 크다. 예컨대 민주노총에는 아직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과 정책대안, 조직화방안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장기적인 시야에서 계획적으로 이주노동자운동을 지지 지원하고 이주노동자 조직화를 추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이 발생하고 그에 대한 대응요구가 제기되면 그때 그때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동이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조직화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노총이 전 조직적인 토론을 거쳐 계획을 가져야 함이 강조되어야 한다. 한국노총만 해도 이미 작년에 이주노동자 조직화에 대한 정책연구 책자를 발간한 바 있다. 물론 책자를 발간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조직화 노력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는 봐야 할 것이다.
최근 토르너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이 표적단속 되었을 때, 이주노조의 간부 조합원들은 민주노총에 대해 매우 심각한 문제제기를 표시한 적이 있다. 네 번에 걸쳐 지도부가 표적단속 될 때까지 민주노총과 노동운동이 이주 동지들을 제대로 엄호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국 노동자로 치면 열사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민주노총의 대응이 너무 미약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도부만 되면 다 잡혀가야 하나”, “민주노총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것인가?” 등 많이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래서 민주노총에 그러한 내용에 기반하여 몇 가지 요구를 담은 공문을 보내 지도부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다. 예컨대, 표적단속 된 지도부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항의면담을 해 달라는 것, 수도권 지역에서라도 출입국관리소 앞에서 민주노총 집회를 개최하자는 것, 이주노조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조합원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적절한 지침과 교육을 해 달라는 것 등의 내용이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민주노총 지도부와 총연맹에 제기하는 형식이지만 전체 노동운동 진영에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주노동자들이 노조를 건설한 것은 피부색과 국적은 다르지만 한국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단결해 목소리를 내고 요구해야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인식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노동자들이 정부와 사측에 요구하는 권리와 이주노동자의 요구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한국의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고 단결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것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민주노총의 산하 노조로 출발한 것이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이 탄압의 위험을 무릅쓰고 독자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은 한국 노동운동에 대한 믿음, 민주노총이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주노동자들의 소박한 믿음과 절박한 호소에 화답해야 하지 않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주노동자운동을 한국 노동운동이 자기 과제로 하는 것이다.
왜 이주노동자 문제를 노동운동의 자기과제로 해야 하나
이미 한국사회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이주민이 존재한다. 그 가운데 60만 명이 이주노동자들이다. 그리고 그 중 23만 명이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다. 이러한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한국사회가 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고 있고 갈수록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로 인해 빈국으로부터의 이주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중소영세 사업장에서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 경제의 하층을 구성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큰 규모의 사업장으로 이주노동자 유입이 확대될 것이다. 이미 지금도 조선업종과 자동차업종 등의 부품업체, 하청업체 등에 이주노동자들이 이미 많이 일하고 있고 서비스업, 건설업 등에서도 그러하다.
서구 많은 나라들을 보면 이주노동자 유입 초기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임금을 하락시키고 일자리를 뺏어간다는 인식이 있어서 노동자들이 배타적으로 대했지만, 결국에는 이주노동자를 같은 노동자로 생각하고 조직해서 함께 투쟁하지 않으면 국내 노동자들의 권리도 후퇴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 도달했다. 이는 대구의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 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기도 하다.
자본은 필요에 의해서 저임금의 이주노동력을 들여오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노동자와 분열시킴으로써 전체 노동자의 힘을 약화시키려 한다. 따라서 노동자의 권리 약화를 막고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주노동자를 외면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또한 노동운동의 원래 슬로건이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아니던가. 국적과 피부색, 언어, 인종, 성별에 상관없이 단결하고 연대하지 않으면 앞으로 노동자계급의 미래를 개척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단지 이주노동자들이 불쌍해서 도와주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계급으로서 노동자를 형성하기 위해 단결하고 연대해야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제안
이주노동자운동을 자기과제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민주노총 차원의 문제의식과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민주노총에서 이주 관련 사업은 이주담당자, 이주노동권 담당자회의에서 주로 추진한다. 그러나 이주담당자도 여러 가지 업무를 함께 지고 있어서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집중하기 힘든 구조다. 이주노동권 담당자회의도 정식 회의체계라기보다는 임의적인 구조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이러한 ‘임시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과제를 몇 가지 제안해본다.
첫째, 이주노동자 문제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과 정책대안, 조직화와 투쟁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항은 물론 단기간에 나올 수는 없으므로 이를 마련하기 위한 토론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이주노동자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왜 이주노동자를 민주노총이 적극적으로 조직해야 하고 이주노동자 권리를 위해 투쟁해야 하는지, 고용허가제를 비롯한 정부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대안은 무엇인지 등이 다뤄져야 할 것이다.
둘째, 이주노동자 담당 부서가 설치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노동조합 총연맹을 보면 이주노동자를 조직하고 주체를 형성하기 위한 담당 부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즉, 재정과 인력을 배치해서 체계적으로 사업이 전개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주노동자 사업부 형태가 되었든 이주노동자 특별위원회가 되었든 현실 조건에 맞게 논의해서 정하면 될 것이다.
셋째,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파악과 실태조사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고 민주노총의 계획을 수립하는 중요한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금속노조에서는 현재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이 더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각 지역본부에서 이주노동자 노동상담 사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주노동자들 역시 한국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자기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조합 문을 두드린다. 그런데 지금 이주노동상담은 주로 이주노동자 지원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는 노동조합에서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다. 이를 통해 이주노동자들을 만나고 처지를 이해하고 나중에는 조직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더불어, 이주노동자가 가입되어 있는 노동조합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잘 해야 할 것이다. 서울경인이주노조를 비롯하여 대구성서공단노조,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 경기중서부건설노조 등 이주노동자가 조합원으로 있는 노조를 묶어내고 지원하는 사업이 필요하다. 이주노조에 대한 재정 지원을 조직하는 사업, 이주노조 합법화를 위한 사업 등이 시급히 진행되어야 한다.
다섯째, 정부의 무자비하고 반인권적인 단속추방에 맞서는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이것은 피부와 와닿는 가장 시급한 것이기도 한다. 야만적인 인간사냥이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상시적인 집중단속을 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이에 대한 강력한 저항을 펼칠 수 있어야 이주노동자들이 기본적인 신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과제들이 있을 것이다.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 이주노동자들이 노동권을 제대로 알게 하기 위한 권리책자 제작,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이주노동자 공동체들과의 연대 강화 등등. 이러한 과제들은 비단 민주노총만의 것들이 아니다. 노동운동에 몸담고 있는 제 단체, 정치세력, 진보정당 등이 공히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부활을 꿈꾸며
언제 이주노동자들이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마는 현재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은 어느 때보다 어렵다. 이명박 정부가 5월부터 7월까지 집중적인 정부 합동단속을 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전국적으로 날마다 잡혀가고 있고, 보호소는 잡혀온 이주노동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8개월 된 임산부까지 마구잡이로 단속하는 일도 있었다. 단속 과정에서 다치는 이주노동자들도 많다. 한번쯤 산으로 도망가보지 않은 이주노동자가 거의 없을 정도다. 거듭되는 표적단속으로 인해 이주노동자 활동가들이 움직이기도 쉽지 않다. 심지어 정부는 앞으로 단속반원을 5백 명 수준으로 늘리고 상시적인 합동단속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상시화된 인간사냥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주노조 역시 단속추방 중단과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이주노조 인정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03~2004년 명동성당 농성투쟁까지가 대중적인 이주노동자투쟁의 첫 번째 시기였다면 2005년 이후부터는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더욱 조직되고 확대되는 노동자운동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투쟁의 기세가 그때만큼은 못하고, 투쟁을 통해 형성된 활동가들도 많이 단속추방 되었지만 언제든 부활을 꿈꾼다. 노동자운동의 당당한 주체로서 수천, 수만의 이주노동자가 한국 노동자와 하나 되어 투쟁에 나서는 날을.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노동운동이 해야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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