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나마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의 2006년 투쟁을 지원하면서, 투쟁하는 건설노동자들을 만나면서, 그리고 공안탄압 분쇄를 위한 대검찰청 1인 시위를 진행하면서 철폐연대는 이 투쟁이 우리에게 남긴 것의 의미들을 온전히 밝혀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곱씹어 하였습니다.
현장에서 터져 나온 폭발적 힘, 그것은 오랜 기간 사무친 노동자의 삶 깊은 곳에서 올라온 힘이 서로 조직하고, 조직되면서 뭉쳐진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간부들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큰 힘으로 만들어져 끝까지 투쟁을 밀고 간 것이기에, 투쟁에 앞서 먼저 조합원을 탓하는 지도부에게는 뼈아픈 가시가 될 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다만 힘겨운 투쟁의 아픔이 아닌 투쟁으로 할 수 있다, 건설일용노동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모두에게 되돌려졌기에 우리 사업장은 안 된다는 패배적 생각에 빠져있는 활동가들에게는 반성과 함께 새로운 추진력으로 보태어 질 것입니다.
하기에 2006년 대구에서 시작하여 전국을 뜨겁게 했던 파업 투쟁, 그 시작에서부터 이후 현장투쟁까지를 생생히 다시 읽고, 새기는 것은 이 글을 읽는 한 명 한 명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글은 대구경북건설노조 평가소위원회에서 제출된 평가 초안입니다. 굳이 ‘초안’이라 이름 붙여진 것은 아직 구속된 동지들이 있고, 건설노조에 대한 공안탄압이 여전히 매서운 칼날을 들이대고 있기에 끝나지 않은 투쟁임을 밝히는 노동조합의 뜻입니다. 2007년 이후 투쟁을 준비하는 건설노동자들에게, 그리고 전국의 투쟁하는 비정규 동지들에게 이 글이 단단한 반석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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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기조와 목적, 누구의 시각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에 따라 평가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다. 평가소위원회는 최대한 조합원의 시각에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근거에 의해서 오류와 한계를 있는 그대로 지적하고 조합원들의 투쟁은 높이 평가하고 성과를 남겨서 이후 투쟁을 준비하는 것에 밑거름이 되도록 마음을 여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확대 포장하지도 않을 것이며 잘못한 것에 대해서 겸허한 비판과 성찰의 기회가 될 것이다.
1) 평가의 기조와 원칙
- 2007년 투쟁을 준비할 수 있는 평가가 되어야 한다.
- 대구경북건설노조 통합성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 정확한 성과와 한계를 찾아서 성과는 계승하고 한계와 오류의 원인을 분석한다.
- 전국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비정규운동의 관점에서 미쳤을 영향에 대해서 냉철히 바라본다.
2) 평가방식
(1) 시기별로 평가한다.
○ 1시기 - 총파업 조직화 과정과 준비 (총파업결정~총파업 돌입시기까지)
○ 2시기 - 총파업과정에서의 전략․전술 및 모든 투쟁에 대한 평가와 교섭 (총파업 돌입에서 현장복귀까지)
○ 3시기 - 비대위 역할과 임무는 무엇이었으며, 비대위 활동기간 중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가? (현장 복귀부터~ 비대위 해산까지)
1~3시기로 나누어 평가한 부분으로 총괄평가를 하고 한계와 오류를 극복하고, 성과를 내년 사업으로 계승한다.
(2)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며, 오류와 한계를 명확히 한다.
1. 1시기 : 조직화 과정
1) 배경
(1) 총파업을 결의하기까지
2004년 철근의 파업은 형틀노동자들에게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고 2005년 10월 19일 형틀조합원 총회에서 2006년 형틀노동자 총파업을 결의하였다.
이미 현장에는 일당을 맞추어 먹기 힘든 최저가 강제도급이 자리고 잡고 있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급속도로 확산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문업체는 팀장에게 일정 정도의 회사가 책임져야 할 의무를 시공참여계약서에 포함시켜 팀장에게 떠넘기고 세금까지 팀장에게 부담 지운다. 이미 현장 노동자들의 정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었고 분노는 가득했지만 여전히 개별화되어 있었다.
노동조합은 2006년 사업계획 속에 작년 형틀분회 총회에서 형틀 노동자 총파업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었기에 이것을 어떻게 받을지 고심했다. 5월 31일 지자체 선거일에 참정권 쟁취를 위한 건설노동자 하루 총파업을 준비하며 유급휴무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 무급휴무가 된다면 현장에서 총파업이 성사될 것인가를 가지고 고민하게 된다. 유급휴무 투쟁을 할 수만 있다면 참정권 쟁취가 아닌 건설노동자의 요구를 건 총파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올해 꼭 총파업을 성사시키겠다는 집행부의 굳건한 의지가 총파업의 결실을 만들어 내게 하였다.
(2) 현장의 정서
○ 장기간 계속되는 저임금 구조-강제도급
○ 시공참여자 계약강요- 팀장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
○ 외지업체의 난립으로 고용불안- 타 지역 노동자의 유입 및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 현장노동자에게 세금을 부담시킴(2006년부터) - 임금삭감으로 느낌
○ 철근노동자에 비해 단가가 하락된 형틀 목수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2) 조직
(1) 형틀
형틀은 한 팀이 적게는 4~5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모작 형태로 자신도 팀과 같이 일을 한다. 형틀팀장은 사용자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철근 팀장과는 다르게 팀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팀 전체의 조건 속에 자신의 노동조건 결정도 팀과 운명을 같이한다.
4월 초 본격적인 조직을 시작하는 시점에 구미 대우현장 진솔건설 소속 노동자들의 하루 총파업은 기폭제의 역할을 한다. 진솔건설 소속 팀장 4명이 강제로 작성하게 된 시공참여계약서의 내용을 읽어보고 노동조합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고 50여명의 형틀노동자가 하루 총파업에 들어가게 된다. 철근조합원들도 파업에 동참하지는 못하지만 일은 하지 않겠다며 오전 일을 끝내고 퇴근을 해버려 힘을 배가시킨다. 결국 시공참여계약 폐기, 평당 단가 4천원 인상이란 결과를 얻으며 총파업 조직의 초동주체가 된다.
한축으로는 현장의 시공참여계약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선전하면서, 한축으로는 팀장 조직화를 시작하게 된다. 팀장 1차간담회에서 15~20명 정도 참석했지만 인맥을 통해 알고 있는 팀장 명단을 확보하고 전화로 설득하고 동참시키는 작업을 한다. 2차 30명, 3차 40명, 4차 80명이 참석하였고, 조직하는 것만큼 성과로 나타났다. 팀장 간담회 때 주요하게 현장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고 해결방안을 논의, 그 가운데 총파업을 해야 한다는 필요성과 총파업을 통해 지역에 미칠 단가하락, 근로조건 악화를 막아내고 일자리를 우리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자각 속에서 조직은 확대되었다.
조직담당자들이 새벽부터 현장 선전전을 시작해서 점심은 선전선동을, 저녁은 간담회를 조직했다. 산업안전 교육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올해는 건설노동자가 총파업에 돌입한다.” “올해는 형틀노동자가 앞장서지만 전 직종을 막론하고 총파업에 동참할 것”을 선동하며 분위기를 상승시켰다. 어느 때보다 관심과 박수가 많이 쏟아져 나온 교육들이었다. 건설노동자들은 안전모에 노란색의 붉은 글씨로 “무임승차는 없다” “임금인상 쟁취하자”는 스티커를 붙이고, 5월 21일 총파업 결의대회 포스터가 전 현장에 부착되었다. 총파업을 기다리는 현장의 노동자도 노동조합도 6월 1일 총파업을 돌입하게 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5월 21일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모일 것인가에 달려있었다.
형틀팀장을 중심으로 조직하는 것이 파업투쟁 중이나, 끝나고 현장복귀 이후에도 나타날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은 건설현장의 특수성과 조직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다.
(2) 철근 및 기타직종
철근의 고용형태를 보면, 지원팀장이 공사를 따서 인력을 공급하는 고용권을 가지고 있으며 대신 일정정도 수수료를 떼는 등 사용자성이 있었다. 2004년 3일간의 철근 파업은 철근 지원 팀장을 조직한 파업이었고, 철근팀장의 이해와 요구가 관철되는 파업이었다. 노동조합의 지침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강력한 파업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004년 파업이 조직의 성과로 귀결되지 못했으며 일당 1만원 인상과, 중식시간 보장 등 쟁취한 것조차도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파업이 아니었기에 현장에서 지켜나가는 것도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중식시간은 몇몇 팀원들의 불만은 있었지만 노동조합이 팀장을 압박해 해결해주길 바랬고, 동절기가 되면서 임금은 다시 삭감되었다. 파업 이후 파업에 공을 새운 철근팀장은 자신의 공로를 보상받길 원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팀장 개인의 이익에 대해서는 수긍할 수 없었고 일정정도 팀장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면서 노동조합과 관계가 소원해진다.
2004년 총파업의 한계에서 노동조합은 철근조직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된다.
2006년 철근은 초기부터 총파업에 대한 조직이 결의되고 추진된 것은 아니었다. 형틀이 파업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자 철근도 파업에 동참할 것을 결의하면서 조직을 추진하게 된다. 시기적으로 늦어 있었고, 철근분회의 굳은 의지로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다. 노동조합 집행부 역시 형틀에 이미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시점에 철근 조직에 역량을 배치시킬 수 없는 한계점에 있었다.
철근팀장을 만나고, 형틀철근 팀장 간담회를 추진하지만 형틀과 같은 조직된 분위기는 미약하였다. 철근 조직은 철근분회에만 맡겨 둠으로써 집중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3) 대의원의 역할과 기존 조합원
총파업 이전 기존 형틀목수 조합원들이 200여 명이 있었으나 대다수가 임금체불과 민원으로 가입한 조합원으로서 아파트 현장보다 일반상가 현장에 일을 많이 하고 있었다. 2006년 파업은 노동자가 밀집된 아파트 공사를 중심으로 조직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상근역량의 한계와 현장 대의원 등 중간 역할을 할 조직체계가 구성되지 못함으로써 선전물조차 배포하지 못 하는 등 기존 조합원을 조직하는 것은 거의 포기 하다시피 하였다.
총파업 조직단계에서부터 대의원의 역할과 임무를 목적의식적으로 배치하지 못함으로써 대의원이 아무런 역할과 책임을 가지지 못하였다.
3) 5월 21일 총파업결의대회
형틀 800여명, 철근 200여명, 기타직종과 연대단위 200여명 등 1,200명이 총파업 결의대회에 모였다. 형틀은 마지막 팀장 간담회의 참석한 80명의 팀장과 팀장 1명당 평균 10여명의 팀원이라고 했을 때 800명의 숫자는 조직된 사람들이었다. 철근조합원은 200여명이 참석하였지만 집회에는 적극적인 모습들은 아니었다. 철근은 점심시간 이후에는 일부를 제외한 대오가 빠져나갔다.
4) 교섭 및 총파업 준비과정
파업을 하기 전에 보통은 몇 차례의 교섭절차를 거치면서 교섭에서 더 이상 진척이 없을 때는 쟁의행위가 들어가지만 대구경북건설노조는 교섭을 중점에 두기보다는 총파업을 만드는 것에 모든 역량이 준비되었다. 파업 찬반투표의 행위도 생략되었다. 철저히 준비된 파업이라기보다는 파업 자체에 목적이 있었다고 바라봐야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교섭이 한축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한데 교섭에 대한 준비부족(교섭대상 선정, 교섭안, 교섭절차, 교섭대표 등)은 파업전술 운용에 휘말리면서 지도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파업은 사측이 못 버티든 노동자가 지치든 단기간 내에 끝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멀리 내다보는 전략과 전술부재는 처음으로 파업하는 지도부의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줬다.
단체협약과 임금인상 요구 두 가지의 교섭 내용을 구분해서 협상에 임했다. 초기 단체교섭에서는 단체협약부터 교섭대상이 되었다. 이후 임금인상 요구안은 전체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물가인상을 대비하는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한 임금인상안은 아니었다. 팀장들 중심으로 조직화 과정에서 팀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요구안이 되었다. 임금인상안은 전 조합원의 요구를 담을 수 없는 조건(다양한 직종과 기능 정도)과, 형틀과 철근의 임금차이가 교섭과정에서 계속적인 논란꺼리가 되고 있었다.
5) 성과와 한계
(1) 성과
○ 건설현장의 무작위 노동자를 대상으로 총파업을 이끌어낸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이것은 총파업을 목적의식을 가지고 조직한 집행부의 노력과 갈수록 열악한 노동조건에 분노한 건설노동자들의 계급적 폭발이었다.
(2) 한계
○ 정확한 정세 속에서 지역노조의 파업이 공권력의 집중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 대한 판단과 대비가 전혀 없었다.
○ 교섭에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고, 조합원의 의사수렴 과정이 부족하였다.
2. 2시기 : 총파업과정에서의 전략, 전술 및 총파업 투쟁과 교섭
1) 총파업 전략과 전술 평가
총파업 투쟁본부를 구성하였는데, 투쟁본부는 상황실 아래 교섭팀, 조직팀, 기획팀, 보급팀 4개 팀과 투쟁실천단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투본은 파업투쟁에서 신속하고 책임 있는 최고 의결단위의 역할을 하였다. 전술에 대한 판단과 교섭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판단하는 것과 총파업 투쟁 프로그램 개발과 총파업 조직을 강화하고 지구별 현장봉쇄투쟁, 전체 집회투쟁을 하는 등의 역할을 신속하고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총파업 투쟁본부를 메이저급 원청사들의 현장이 밀집된 본리공원으로 결정한 것은 현장봉쇄투쟁이 총파업투쟁을 가늠한다는 판단과 메이저급 원청사 현장을 상대로 한 총파업 투쟁의 상징성 때문이었다.
전체적인 총파업 전술이 투본 지도부에서 결정되고 집행되어야 했으나 6월 12일 이후 총파업 투쟁 전술이 투본 지도부 내에서 논의와 합의가 됨에도 불구하고 상황실과 교섭단에 의해 전체 투쟁 기조와 전술이 바뀌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면 투쟁 기조와 전술이 투본 내 논의와 동의 과정을 거쳐 바뀔 수는 있다. 하지만 투본 내 논의와 동의 과정 없이 투쟁기조와 전술이 변함으로써 많은 혼란과 혼선을 주고 교섭국면과 숨고르기 시기라는 명분과 잘못된 판단으로 투쟁의 수위를 급격히 낮춤으로써 전체 대오가 흔들리게 하는 중대한 오류를 범하였다.
(1) 구체 투쟁 전술에 대한 평가
○ 현장봉쇄투쟁에서 가두투쟁, 집중타격투쟁까지
총파업 첫날부터 현장봉쇄투쟁이 얼마나 가능한가에 따라 총파업이 위력을 가지느냐 아니냐가 결정된다고 판단했다. 형틀분회 7개 지구와 철근분회로 편재되어 각 지구별로 현장 봉쇄투쟁을 첫날부터 강력하게 함으로써 대다수 현장이 멈추고 일하고 있는 노동자를 파업에 참여시키는 등 총파업 초기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가지고 왔다.
현장봉쇄투쟁은 이번 파업을 통해 가장 효과적이고, 유효한 전술이었다. 지구별로 새벽에 모여서 현장을 봉쇄하고 현장에 대체인력이 투입되는 것을 막는 전술을 구사한 것이다.
토목건축협의회(토건협)의 각 지역노조에서 파견된 조직가들이 각 지구 조직부장 역할을 담당하면서 지구장, 부지구장, 소대장, 총무 등 지구별 조직체계를 완성하고 지구별 투쟁 역할을 소화 하는 등 가장 체계적이고, 질서 있게 진행되면서 원청과 전문 업체들을 긴장하게 하였고 총파업 조직체계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이는 대구경북노조 간부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토건협 지역노조에서 조직가들을 파견함으로써 현장봉쇄 투쟁을 체계적으로 가능하게 하였고 조합원 내에서 토건협 각 지역노조와 연대의 중요성과 전국 건설노동자의 동일한 문제임을 확인하게 할 수 있었다.)
지구별 현장봉쇄투쟁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가끔 발생하면서 공권력과 대치하는 긴급한 상황까지 발생하여 모든 지구 조직을 공권력과 대치하고 있는 지구로 신속히 이동함으로써 공권력을 무력화시키기도 하였고, 원청 소장으로부터 총파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현장을 멈추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죽곡서재지구에서 공권력과 물리력 충돌까지 발생한 상황에 대하여 달성경찰서에 대한 신속한 항의집회를 통해 서장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는 등 총파업 대오의 사기를 고취시키는 엄청난 성과를 가지고 왔다.
총파업이 어느 정도 지나면서 일부 현장이 약속을 파기하고 작업을 함으로써 현장봉쇄투쟁은 현장타격투쟁으로 발전하여 투쟁의 수위를 자연히 높임으로써 투쟁대오를 묶어세우고 현장을 지속적으로 멈추게 할 수 있었다.
전체 아파트 현장을 중심으로 봉쇄투쟁을 하다 보니 일반 상가현장에 대한 불만과 요구가 올라옴으로써 파업에 참가한 일반상가지구 노동자를 중심으로 일반상가지구를 별도로 재조직하여 일반상가 현장까지 봉쇄투쟁을 확대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6월 12일 수성경찰서 투쟁 이후 100여 군데 현장집회가 금지되고,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와 조합원에 대한 대량 소환에 대한 부담과 새로운 교섭국면에 대한 기대 등 투본 지도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현장봉쇄투쟁을 멈추게 하는 결정적인 과오를 범하고 말았다.
일주일 정도 교섭도 제대로 진행 못하고 투본에서 국채보상공원까지 가두행진(13일~19일까지)으로 투쟁의 수위를 낮추는 등 가장 중요한 시기에 투본 지도부와 조합원이 분리되고 더 강도 있는 투쟁으로 국면을 돌파하지 못함으로써 이때부터 조합원 내 투본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일부 현장이 돌아가면서 총파업 대오가 동요하는 등 혼란을 겪게 만드는 투본 지도부의 한계를 보여주고 말았다.
가두행진 위주로 투쟁이 진행되면서 현장이 조금씩 가동되는 등 투쟁대오의 불만과 요구가 높아짐으로써 현장을 정해 집중 타격투쟁을 가두투쟁과 병행하여 조합원들의 불만을 일정 정도 해소하려는 수준에서 실천단 중심의 집중타격투쟁을 배치했으나, 대중투쟁의 힘을 바탕으로 하지 못하고 일회성으로 끝나고 마는 투쟁이 되어 버렸다.
○ 대우트럼프 고공 점거 농성
파업이 장기화 되고 집회금지 통보, 검․경의 구속 수배 노골적인 탄압, 전문업체가 교섭에 나오지 않는 등의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특단의 결정이 요구되었다. 지도부가 고심 끝에 내린 투쟁전술이 ‘고공농성’으로 절대적인 보안유지가 필요하였다.
반월당 고공농성 계획이 보안문제로 노출되고 대우트럼프 고공농성으로 계획이 변경되어 핵심 지도부만 알고 일반 조합원(70명)들의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대우트럼프 고공을 점거하게 되었다.
뒤늦게 엄호하기 위해 결합한 많은 노동자들이 무장을 하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명확한 상황을 알지 못하였고 현장을 책임 있게 지도하지 못함으로써 일정정도 혼란을 가중시킨 점은 있으나, 고공 농성자들이 무사히 농성준비와 음식물 반입까지 할 수 있도록 경찰과 무력충돌 없이 대치 상황으로 마친 것은 적절하게 상황을 운영하였다 평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제일 먼저 고공 점거 농성을 엄호하기 위하여 집결하던 많은 노동자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구속되는 상황이 발생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대응하지 못한 점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고공농성에 돌입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고공농성을 중심으로 투쟁을 배치하여 투쟁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야 했으나 전국노동자대회를 제외 하고는 고공농성을 거점으로 전체 대중적인 투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고공 농성자 자체 투쟁으로 머무르게 하는 오류를 범하였다.
사전에 동의되고 확인되지 않은 노동자를 무작위로 농성에 올리다보니 고공농성 도중 상당수 노동자들이 상황을 이해하고 동지들의 동의 속에 농성장에서 내려올 수 있었으나 일부 노동자들의 농성 이탈에 대한 미안함에 앞서 야간에 몰래 내려오다 중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나타나 더욱 안타깝게 했다.
○ 주요 사거리 기습점거 투쟁과 남산동 신일현장 타격투쟁
대우트럼프 고공농성 이후 주춤했던 투쟁을 6월 28일 주요 교차로 기습 점거투쟁과 남산동 신일현장 타격 투쟁을 통해 다시 한 번 투쟁대오가 힘을 얻고 사기가 충만해질 수 있었다.
경찰병력을 따돌리고 투쟁했다는 자신감과 작업을 하는 현장을 아무런 희생 없이 완벽히 타격하는 성과를 가져옴으로써 치밀하고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함을 보여 주었다.
○ 시청, 노동청, 주택공사, 도시개발공사 투쟁
파업을 기획하면서 시청과 노동부 등에 대한 우리들의 요구가 있다고 판단하고 시청 등을 상대로 대중 집회 투쟁을 가져갔다.
주공과 도개공은 관급발주처로서 현장의 노동조건과 임금조건 결정, 지역 노동자 우선고용 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관급공사 발주처에 대한 압박투쟁을 통해 총파업 투쟁에 대한 정당성과 요구를 전달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시청에서 전문업체를 압박함으로써 교섭 테이블에 끌어내고 시청에서는 주1회씩 불법 다단계 하도급에 대하여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하였고, 불법 하도급 신고 센터를 노조에 설치하겠다는 매우 이례적인 입장을 내기도 하였다. 하지만 총파업 마무리 후 비대위구성과 현장복귀투쟁으로 집중하면서 대구시와 후속사업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남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기도 하였다.
노동청은 철근 지원팀장을 고발하였으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였고, 파업에서도 쟁의조정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말하면서 노조파업의 정당성을 훼손 하는 등 시공참여자가 사용자라고 의도적으로 말하면서 사측에게 발을 뺄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였다.
(2) 파업의 범위 확대와 다양한 파업 프로그램의 필요성
대구가 집회금지 등으로 묶여 있고 경찰병력이 집중되어 현장타격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구 시내를 벗어나 경주, 포항, 구미, 김천 등 대구외곽으로 현장방문 선전전이나 현장타격 등을 배치하여 파업의 범위를 확산 시키는 방향이 요구되었다.
포항, 경주 현장타격을 통해서 그 가능성이 일정하게 확인되었으며, 포항건설노조가 토목건축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술이었다.
수성서 투쟁이후 현장봉쇄투쟁이 어려움이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집회로만 파업대오를 유지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구별 교육이나 지구별 토론을 더욱 확대해서 배치하는 파업프로그램이 부족하였으며, 가족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문화프로그램이 기획단계에서만 논의된 아쉬움이 있다.
대구투쟁을 확인하러 왔던 대전노조 형틀목수들의 예에서 보듯 파업에 결합한 연대단위들과 파업대오가 직접 만나 소통하는 자리를 자주 확보했다면 양자 모두가 힘을 얻을 수 있는 만남이 되었을 것이다.
(3) 기획팀, 조직팀, 보급팀
기획팀은 파업초기부터 팀장 외에는 책임 있는 기획 팀원이 구성되지 못함으로써 기획팀의 한계를 보이면서 상황실에서 투쟁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상황으로 가게 되었다.
이는 총파업 전술배치에 대한 기획에서부터 단기계획과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다음날 프로그램조차 급박하게 잡아가는 등 기획팀에서 준비되지 못하고 상황실에서 급박하게 준비 되는 등의 한계를 보여 주었다.
조직 팀은 각 지역에서 파견된 조직가들에 의하여 각 지구 조직부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조직팀 회의가 구성이 되고, 매일 점검회의를 통해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투본에 전달하고 투본의 방침을 전달 받을 수 있는 구조와 체계가 일정정도 유지되었다.
하지만 조직팀장의 수배상태에서 조직팀장 대행이 선출되어 조직팀 내에서는 회의 점검 등 나름대로 역할을 수행 하였지만 조직팀장 대행이 지역 조직가인 한계 속에서 투본 회의와 상황실에서 조직팀 의견이 수렴되지 못하는 한계와 투본 방침이 제때 전달되지 못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가져왔다.
보급팀은 물자와 식사문제를 해결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모든 잡일을 하는 팀으로 인식되어 지원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 매우 힘든 조건이었다. 수배상태에서 보급팀장이 투본 방침에 따르지 않고 개인적으로 잠적한 행동은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는 보급팀원들에 대한 무책임한 행동이며 보급업무에 대한 책임자가 없어서 보급 팀원들과 전체적으로 보급으로 매우 힘들게 하였다.
이후에는 보급팀 구성에서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것과 일정을 미리 공지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4) 각 지역 파견 조직가들(각 지구 조직부장) 평가
○ 성과적 측면
- 총파업 조직체계에서 지구별 조직으로 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역할인 지구별 조직 담당자를 선임하지 못한 조건에서 파업 전 과정동안 지구별 조직 담당자로서 조직의 빈 지점을 상쇄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 토건협이 대구투쟁에 결합할 것을 결의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하면서 파업투쟁을 만들어낸 것은 그간 토건협의 결의과정과 결정의 실행과정을 볼 때 토건협의 실질적인 성과라고 보인다. 각 지역노조에서 내부 결정과정을 통해서 파업을 지원할 조직가를 파견하는 연대투쟁의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냈으며, 이러한 결의과정과 토건협 차원의 파업투쟁에 대한 공동대응은 이후 단일노조 건설을 위한 물적 토대가 될 것이다.
○ 한계적 측면
- 대구 조직 내부에서 조직담당자들을 내지 못함으로 인해 조직역할을 담당하기는 하지만 이후 현장에서 조직을 담당할 주체를 발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 일주일 정도(또는 열흘 정도)의 파업이 진행되리라고 예정하면서 조직가를 파견하게 됨에 따라 파업투쟁에서 요구되는 지점에 대한 공유가 선행되지 않고 결합함으로써 충분한 준비가 되지 못함으로써 파업과정에서 조합원들을 재조직화 해내지 못하였다.
- 토건협 대표자회의 결의를 이행하여 인적·물적 자원을 파견한 노조와 그렇지 못한 노조의 불균등이 노출된 점과 토건협이 투쟁을 총괄하면서 파견된 조직가들에 대한 조율과 배치, 재배치의 문제를 관장하지 못한 지점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겠다.
○ 연대적 측면
30여 일간 지속된 대구경북건설노조의 파업투쟁은 검․경의 탄압 속에서도 사용자성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원청과 전문업체를 상대로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토건협은 각 단위별로 조직가의 파견과 인적, 물적 자원을 아낌없이 지원하여 건설노동자의 계급적 단결과 연대의 모범을 만들어냈다. 대구파업이 끝나는 시점에서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진 조합원이 많아졌다는 점과 투쟁을 통해서 전국적 단결과 연대의 중요성을 스스로 자각한 조합원이 많아졌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였다.
하지만 총파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총파업에 대한 상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함으로써 연대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였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민주노총 지역본부와 공동투쟁본부의 구성하여 건설노조만의 투쟁이 아니라는 점을 확산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하여 처음부터 논의와 조직을 하지 못하였고 파업 중간에 논의가 되었지만 지역본부도 부담을 느꼈고, 건설노조도 열의가 부족하였다. 파업이 마무리되기 얼마 전에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으로 정리되어서 투쟁을 진행하였지만 지역연대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또한, 토건협 차원에서는 전폭적인 지원과 연대를 가지는 성과는 있었으나 건설연맹 내 플랜트협의회와 교류나 사업이 미비하다 보니 총파업 시기집중 등 공동투쟁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한계로 인하여 대구와 포항이 더욱 어려운 투쟁을 진행하였다. 단일노조 건설을 통해 일상 사업에서부터 사업의 확대, 공동투쟁 등을 요구받고 있다.
2) 교섭
(1) 교섭대상 선정 및 교섭 내용(초기 상황)
노동조합에서는 교섭대상을 지역 모든 전문업체와 대구경북 내에 현장을 두고 있는 외지업체를 상대로 지역산별교섭으로 만들어서 지역적 구속력을 가지는 임단협을 체결하고자, 50여개 이상 되는 전문업체를 교섭에 끌어내고자 했다. 그래서 모든 전문업체들이 모여 사용자 교섭단 구성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지역 내 전문업체도 현장 수에 따라 임단협과 총파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판이하게 달랐고 그간 노동조합과 거의 사업하지 않은 지역 토목현장 중심 전문업체들이 교섭에 나오지 않았다.
교섭 초기부터 사용자측 교섭 대상과 사용자 내 대표성 문제로 교섭이 지연되고 외지업체는 거의 교섭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후 노동조합에서는 지역 전문업체(13개)들과 먼저 교섭을 진행하고 나머지 외지업체(26개)는 대구지역 전문업체와 임단협 체결한 내용으로 정리해 나갈 것을 결의하고 지역 업체 중심으로 교섭을 진행하였다.
지역 전문업체는 파업 전 5월 30일 교섭까지만 참석하고 파업이 시작된 6월 2일부터 교섭에는 참석치 않으면서 노무사를 선임하여 시간을 끌어 교섭을 해태하고 검찰과 경찰에 의하여 파업이 무력화되기를 기다린다.
파업이 15일에서 20일을 넘어가면서 전문업체 부도설이 나오고 대구시가 부담을 가지면서 중재를 서기 시작했고 전문업체에게 교섭에 참여 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현장 공사기간 지연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원청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 그리고 파업대오가 계속 유지되면서 22일부터 대구지역 전문업체들이 교섭에 본격적으로 참석한다.
대구지방노동청에서는 파업의 형식 요식적 요건을 거치지 않았음을 이유로 노동조합에 대해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회사 측에는 성실히 교섭에 임하라는 공문을 보내었다.
(2) 교섭 평가
○ 임금인상 요구안 결정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요구와 이해를 그대로 받아 하루 일당 17만원 결정에만 집중하고 제대로 된 설문조사(팀장만 설문조사)나 요구안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로 정리하기보다 교섭단에 위임되다시피 하였다. 이는 교섭 요구가 전문회사 요구안뿐만 아니라 원청사 8대 요구안, 대구시 10대 요구안으로 방대해지고 요구안이 집중되고 요약되지 못하고 현장노동자들과 공유되지 못하는 등 하루일당 17만원 등 전문회사 임금인상 요구안 외에는 실질적인 요구로 정리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 주었다.
○ 교섭시 전문업체 교섭대상 선정과 대표성 문제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계획이 부족하였고 교섭단 내 교섭내용과 교섭전술에 대한 논의의 부족으로 인하여 내부적 혼란과 교섭이 지연되는 등 상당한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 교섭단 선정과정에서 노동조합 체계보다는 투쟁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결합한 팀장단위에서 선정된 현장 공동대표 3인 전원이 교섭단에 포함된 것과 현장 대의원 중에서 교섭 대표단에 한명도 들어가지 못한 것은 팀장 중심으로 교섭단이 구성되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 교섭단 내에서 투본과 논의 과정 없이 교섭안이 수정 제시되는 등 오해와 불신으로 투본이 혼란해지기도 하였다. 이는 6월 13일부터 투본 지도부가 수배상태가 되면서 원활한 투본이 운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으나 투본과 교섭단이 일관성을 가졌어야 했다.
○ 교섭 내용이 전해질 때 마다 투쟁 대오에서 토론이 벌어지고 8시간 노동문제가 팀장 내에서 공론화도 되고 팀장과 팀원과의 입장도 차이가 있었으나 현장의 요구로 빨리 잡아내어 8시간 노동이 교섭 요구로 제출된 것은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 정식 교섭 석상보다는 6월 20일, 21일 이후 몇몇 전문업체와 면담에서 교섭내용이 근접되고 논의되어 버리고 전체 투쟁대오에 교섭내용이 명확한 전달 없이 다음 교섭을 통해 잠정합의안을 만들어 24일 잠정 합의안을 부치겠다는 위원장의 태도는 현장의 요구 보다는 어떻겠든 교섭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불신을 주기에는 충분하였다.
이는 교섭단이 파업대오의 투쟁에 대한 의지와 요구보다는 전문회사가 더 이상 내 놓을 수 있는 안이 없다는 자의적 판단을 하여 더 이상 투쟁에 대한 전망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하여 투본 내 지도부 간의 심각한 갈등이 조합원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일부 투쟁동력을 상실하게 하는 등 많은 오류가 있었다.
○ 전문업체의 한계 속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원청사를 상대로 한 투쟁의 기조와 전술이 전혀 나오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논의조차 없이 선전물 제작 수준에서 논의되는 등 투본 내 원청 교섭과 관련해 의견이 상반되기도 했었다.
투본 내 “조합원들이 충분히 만족하지 않더라도 일정정도 성과 있는 안이라며 교섭으로 마무리하자는 견해”와 “대중투쟁 속에 공권력에 의해 파업이 정리되는 한계가 있더라도 투쟁을 지속하자는 견해”는 이후 어떤 것이 조직적인 성과로 남을 것인가 대한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여 주고 있었다.
원청과 투쟁하자는 수준에서 내부 합의를 보지만 원청 투쟁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부족함으로 인해 원청을 상대로 한 투쟁 전술 자체가 한계를 보여 줄 수밖에 없었다.
○ 8시간 노동이 관철되면서 교섭단 내 타결 의지와 투본 지도부 내 통일단결이 요청되면서 투본 지도부가 함께 교섭내용에 대한 책임지고 마무리하기로 결정을 하였으나 최종 잠정합의안도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날 새벽 위원장이 집 앞에서 체포되는 문제가 발생함으로써 현장 조합원으로부터 위원장의 의도된 개인적인 행동이 아니가 하는 심각한 불신으로 투쟁의 의지를 꺾어 놓았다.
○ 휴게시간이 유급이냐 무급시간이냐에 대하여 교섭단이 명확히 알지 못한 것과 합의안 문구 하나 하나에 대하여 노동조합 공인노무사의 자문을 구하지 못한 점이 아쉽고 이후 현장복귀투쟁에서 유권해석을 놓고 벌어질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합의안 문구에 신경 쓰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 그동안 원하청 단협은 조합원들의 힘에 의해 체결된 단협이 아니라 조직가에 의해 체결된 단협이었다. 그동안은 단협 체결이라는 형식이 있었다면 이제는 조합원들의 동의와 힘에 의하여 체결되었고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지키기 위한 단협을 쟁취한 것이므로 상당한 성과가 있다.
3) 마무리 총회와 총파업 보고 대회
(1) 마무리 총회 유효 논란
파업기간 총회라 하더라도 일시, 장소, 안건 등이 규약에 의하여 사전에 공고되어야 한다.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다른 직종에 대하여도 참가 할 수 있어야 해야 했다. 일반 노조법에 있다 등 문제 제기에 대하여.
○ 총파업 기간 자체가 총회다. 총파업 투쟁시기에 총회가 규약에 따라 사전 공고되어야 하느냐 아니냐가 중요치 않다.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노동자는 파업 전 기존 조합원이 아니라 총파업에 참가한 노동자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만약 기존 조합원이 아니라고 가정하면 파업기간 가입하고 투쟁에 참여한 천명이 넘는 노동자는 규약에 의거하여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도리어 총파업 지침에 참가하지 않았던 조합원에 대해서 권리를 제한 할 수도 있다.(그날 의견수렴과 전체 동의 속에서 총파업 60% 이상 참여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였다.)
○ 비상대책위원장 선임과 비대위원 구성 또한 총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권리이다. 총파업에 참가한 노동자가 이후 노동조합을 지킬 수 있고 책임질 수 있다. 비록 비밀 무기명 투표로 하지 못하였지만 2/3이상 대다수 노동자들이 비대위원장 선출과 비대위원 구성방법에 동의하여 별도 절차를 밟지 않기로 하였다.
○ 선거인 명부에 대한 문제제기는 총파업 기간 동안 토건협 지역 조직가와 각 지구 총무들이 매일 파업 참가자 명단을 파악한 기준으로 작성된 명부에 의하여 전날 준비되었다. 감표위원에 대한 문제제기 또한 당일 현장에서 조합원들이 뽑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감표위원들에 의하여 5표가 더 많이 나온 것은 실수로 볼 수 있고 그 5표가 찬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이를 더 이상 문제 삼는 것은 트집을 잡기 위한 행동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 노동조합에서 건설노동자 총파업을 지침으로 하였다. 형틀분회와 철근분회가 중심이 되었지만 조합원 50명 미만으로 분회를 구성하지 못한 습식공정도 파업 참여를 요구하였고 파업 초기 소수 미장 노동자들도 참여하여지만 곧 이탈하였다. 이는 노동조합 총파업 방침에 따르지 못한 일부 공정 노동자들의 책임도 일정정도 있다.
○ 파업에 동의한 노동자가 중심으로 파업이 진행되었는데, 파업에 동의한 노동자가 중심인가? 조합원이 중심인가? 이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리 되어야 한다. 비정규직 건설일용직 노조이다 보니, 그 자리에 온 노동자가 정족수이다. 그러나 쟁점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노동자에게 투표권을 줄 것인가가 쟁점거리다.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의 기준은 총회에서 정하여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2) 총파업 보고대회 평가
○ 총파업을 마무리하고 임단협 합의사항 이행과 현장복귀시 충분히 예상될 수 있는 탄압에 맞서 현장복귀 투쟁을 힘 있게 결의하는 총파업 보고대회에서 실체가 없는 유인물을 일부 노동자들이 뿌리고 보고대회를 방해한 행동들은 현장복귀투쟁 결의를 모아내지 못하도록 하였고 노조를 흔들기 위해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전혀 사실적 근거가 없이 단순히 문제제기로 폭로하자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지금이라도 뿌린 주체들이 있다며 사실을 인정하고 전체가 함께 가자는 측면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면 푸는 것이 맞다. 노동조합의 통합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에서 사실관계나 오해를 해소하였으며 한다.
○ 파업을 마치면서 문제의식이나 문제제기는 할 수 있다. 확인 절차나 과정 없이 누가 카더라 식은 노동조합을 불신하게 만들며 조합원들끼리 갈등을 낳게 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본다. 통합성을 높이기 위한 평가의 자리이기 때문에 파업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점은 확인하고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진정성을 가지고 조합원의 편에서 표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표현들을 보면 조합원들을 자극시키기만 하는 발언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악의적이고 감정적이다.
○ 노조의 생명이 단결인데, 비대위에 많은 불신을 주게 하였고, 현장복귀투쟁을 하는데 있어 많이 힘들게 만든 측면이 있다.
3. 3시기 : 비상대책위 활동
1) 비대위 역할과 임무, 활동기간 중 성과와 한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집행부의 구속으로 1심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2개월 정도로 보고 비대위의 역할을 2개월 동안 조직 관리와 안정화 정도로 한정하였다. 하지만 비대위원장을 선출하자마자 비대위원장이 수배조치가 되면서 비대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집행부에 대한 재판 일정이 늘어지면서 비대위의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되었다.
(1) 비대위 역할과 임무
○ 합의된 임단협을 현장 내에서 이행되도록 현장복귀 투쟁 사업
○ 노동조합 지도, 집행력과 현장 조직력 복원사업
○ 외지업체와 단체협약 체결사업(대구 전문업체와 동일한 내용으로 임단협 체결)
○ 희생자 구제기금 및 전임비 확보를 위한 재정사업
(2) 비대위 활동(7월에서 11월까지)
7월 현장복귀 시 조합원 현장복귀 거부에 따른 현장복귀투쟁, 임단협 합의서 불이행에 따른 합의서 이행투쟁, 팀장과 팀원 간 갈등 해소, 구속자 석방을 위한 촛불집회, 재판 시 방청투쟁 구속자 면회조직, 부상자 챙기기, 가족대책위 지원 사업, 희생자 구제기금 마련, 총파업 결과에 불만을 표출하는 조합원들과 내부적인 혼란 수습, 실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비대위원 선정, 현장별 현장대의원 선출, 단협을 미이행하는 원청사 단협 이행투쟁, 철근지원팀 지원사업 등
(3) 비상대책위원회 평가
비대위 초기부터 시작된 임단협 이행 투쟁 등 모든 비대위 활동은 가장 열악한 조건 속에서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상근을 결의하고 올라온 비대위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노동조합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그리고 비대위 활동에 함께한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어렵게나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애초 목표로 잡은 단협 사수와 관련해서 현장별로 투본에서 막걸리모임, 지구별 막걸리모임을 통해 단협사수와 노조의 단결을 보여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비대위는 실무경험이 없어 실무가 소수에게 편중된 힘든 상황이었고, 재정문제도 여전히 힘든 상황이었다. 미단협 사업장 원청 단협 체결은 2군데 정도만 체결하는 한계도 보였다.
비대위와 함께 가족대책위원회가 구속자 석방을 위한 촛불집회 등의 노력을 하는 등 미해결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으나 전체적으로 비대위가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제 몫들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상근자 역량이 없는 가운데 토건협에서 조직가를 지속적으로 파견하고 성서공단 노조에서 가대위와 구속자에 대한 사업을 함께 해줌으로써 많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연대의 중요성과 토건협의 동질성을 가져오는 큰 성과를 남겼다.
2) 복귀투쟁
(1) 현장 복귀투쟁 및 단협이행요구 투쟁
8시간 준수 투쟁을 죽곡, 서재지구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지구별로 퇴근시간(5시)에 방송 선전전을 진행하였으며, 복귀한 조합원들도 8시간 노동만큼은 꼭 관철 시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고, 임단협 미체결 현장인 보림(서울업체)에서도 8시간 노동에 대한 투쟁이 일어나고, 일부 현장에서는 조합원들이 시공참여자 계약서를 찢어 버리는 등 8시간 합의서 이행을 요구하였다.
특히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일반 상가(소규모)현장 사용자들이 전문업체와 합의된 임단협 체결 내용을 보내달라고 하고 조합원들이 외지업체가 임단협을 하였든 하지 않았든 상관없이 요구하였고 지역 전체적으로 노동자들이 합의안을 지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외지 전문업체가 임단협을 체결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상근역량의 절대적 부족과 문제가 제기된 현장을 중심으로 현장투쟁에 집중함으로 인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하는 한계가 발생하였다.
(2) 보림 디자인센터, 월성대우 투쟁
보림 디자인센터 투쟁은 임단협을 체결하지 않은 외지 전문업체와의 투쟁이라는 점과 시공참여자제도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투쟁이다. 조합원들이 임단협을 지키라는 요구로 작업을 거부하고 급기야 조합원들이 해고되는 상황에서 천막농성을 약 1개월간 지속하면서 고용보장과 직영으로 고용되는 성과와 다른 현장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효과를 만들었다.
또한 월성대우투쟁은 노동조합에서 기준층도 직접 고용되는 직영을 목표로 투쟁할 것을 조합원들에게 요구하였고, 이것을 조합원들이 받아들이면서 본격적인 투쟁이 된 것이다. 도급팀이 처음으로 직접고용투쟁을 승리로 만드는 성과를 만들었다. 하지만 협상에서 이전 도급작업에 대하여 작업일수를 보장받는 것을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3) 조직력 복원사업
○ 조직력 복원방안으로 투쟁본부가 있었던 본리공원에서 월1회(또는 지구별) 파업참가자 모임을 가지면서 총파업 투쟁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되살리고 조합이 살아있음을 조합원들에게 보여 주었고 막걸리 파티를 통해서 임단협 사수투쟁을 이끌어 내기 시작하였다.
○ 비대위가 현장을 모두 챙기기 힘든 상황이었고, 현장의 문제를 수시로 파악하기 위한 조직체계와 파업 때 만들어 놓은 조직체계가 조합원들의 이동으로 인하여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과 현장 대의원선출에 대한 고민을 동시에 하면서 현장별 대의원을 뽑기로 결정하고 대의원을 선출하였다.
열성조합원들이 현장 대의원으로 선출되면서 현장에 대한 노조의 장악력을 높이는 것으로 비대위의 한계를 일정 정도 극복할 수 있었다.
○ 총파업 이후 건강한 의식과 조합에 대한 애정을 갖는 조합원들이 많이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노동조합의 주체들이 형성되었다는 점으로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 노동조합으로 조직력을 모으기 위한 총파업 마무리 보고대회 때 뿌려진 정체도 없고 사실 근거도 없는 유인물로 인하여 총파업 결과에 대한 불만족한 일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술에 취해 집기를 파손하는 등 비대위 사무실은 처음 보름동안은 난장판이었고 어려움이 많았다.
○ 기능공A급에 대한 논란으로 초기에 힘들었다. 그러나 현장투쟁을 통해 A급에 대한 논란이 정리되었다. 목수로 인정되며 누구나 합의된 11만원을 쟁취하였다. 조합원의 관점이 중요하며, 노동자들의 힘으로 결정하였다.
A급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노조에서는 최저일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사는 기능도에 따라 정하지 않는다. 물량을 얼마냐 하느냐가 기준이다. 고령화된 노동자가 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목수노동자이면 11만원을 받아야 한다.
○ 팀장과 팀원의 관계를 노조에서는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팀장이 팀원들에게 투명하게 하고 직영 단가를 높여 점차적으로 도급을 하지 않도록 분위기를 조성하여야 하고 이후 투쟁과 현장노동자들에 의하여 사용자성이 강한 팀장과 노동자성이 강한 팀장은 자연스럽게 분리 될 것이다.
4. 총괄평가
대구경북지역 전 현장의 형틀 및 철근노동자들의 파업은 지역적 한계가 있다고 하여도 해방 이후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최초의 총파업투쟁으로 기록 될 것이다. 대구경북지역 모든 현장을 멈추게 한 이번 파업은 건설노동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일당 얼마보다 동료를 믿고 스스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을 했던 것이 자랑스러웠다. 건설노동자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고 인간선언을 한 총파업 투쟁이었다.
노동조합 활동 경험도 없고 난생 처음 파업을 한 건설노동자들이었지만 파업기간 중에 보여준 투쟁은 모범적이었으며, 지도부의 흔들리는 모습 속에서도 끝까지 투쟁한 노동자들은 이후 투쟁도 앞장서리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32일간 총파업에 참가해준 1,500명에서 2,000명에 가까운 건설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투쟁이었음은 너무도 자랑스럽다. 또한 파업기간 중 32명 구속자, 고공농성에서 끝까지 함께해 준 33명의 조합원, 많은 부상자 조합원들, 그리고 총파업 마무리 후 현장복귀투쟁을 이끌어준 비대위 동지와 수많은 애정으로 함께해준 조합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투쟁이었다.
이러한 수많은 동지들과 1,5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의 힘을 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많은 아쉬움 속에 총파업을 마무리 할 수밖에 없는 대구경북건설노조의 많은 한계와 오류를 경험하였고 이후 투쟁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구분하고 남아있는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1) 성과적 측면
○ 8시간 노동을 관철시킴으로써 이후 도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초를 열었다. 건설현장에 만연한 포괄임금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시공참여자 제도를 무력화 시키고 전문업체를 상대로 교섭과 투쟁을 할 수 있었고 검․경의 탄압 속에서도 사용자성을 전면 부정하고 있는 전문업체를 상대로 단체협약과 임금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만들었다.
○ 대구경북건설노조의 파업이었지만 대전 등에 여파를 주었고, 전국의 지역조직가들이 한 달간 헌신하면서 함께한 파업이었다. 대구동지들 만의 파업이 아니라, 토건협 내 연대투쟁의 모범을 보여준 파업이었다. 개별화된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직된 과정은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었다.
○ 전국적으로 형틀목수 노동자의 조직 가능성을 보여 주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단결과 투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이정표를 만들었다.
2) 한계적 측면과 풀어야 할 과제
○ 총파업 조직에만 열중하다보니까 준비와 조합원에 대한 예측의 부족, 긴급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의 부재가 있었다.
○ 총파업 준비의 부족은 조합원들이 이렇게 폭발력을 가질 것이라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고, 파업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잘못 판단하여 사전에 준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었으며, 현장 노동자들을 크게 신뢰하지 못한 한계다.
○ 교섭 초기 지역산별 교섭이라는 교섭방식을 채택하고 시도하였으나 선언적 수준에 머무는 한계를 보여주었다.
○ 투본 지도부 내 합의된 투쟁 기조와 전술이 변화할 때 투쟁을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독단적인 판단보다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부족하여 지도부 내 분란이 조합원에게 그대로 보여졌다. 지도 집행부 내의 단결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 2선, 3선 지도부가 원활하게 구성되지 못함으로써 비대위가 힘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고 많은 한계를 가졌다.
○ 대시민 선전홍보와 언론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였다. 건설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알려내고 투쟁의 정당성을 적극 시민에 알려내는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투쟁하는 건설노동자들을 폭력과 파렴치범으로 매도하는 언론을 상대로 한 다양한 대처 방안이 있어야 했다.
○ 불법다단계, 도급, 유보금과 부실시공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법제도의 한계에 부딪치기도 하였고 그나마 있는 법제도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한계가 분명 있었다. 대구시와 도시개발공사 공사부터 지역노동자 우선 고용, 유보금 근절, 불법 도급 철폐 등을 위하여 지속적인 사업을 펼쳐나가야 하고 건설산업기본법 등 법제도를 변화시키는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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