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콘서트는 가장 빛나게 꾸는 꿈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 문화패가 콘서트를 한다해서 날짜을 잡아 꼭 구경 가려 맘먹었다가 이랜드 동지들이 갑자기 야간문화제 일정을 잡아 문화제에 결합하느라 맘먹은 콘서트에 가지 못했다.
사실 난 콘서트라고 할 만한 공연을 해본 적이 없다. 콘서트를 할 만한 가수라고 생각도 안해봤지만 더더욱 비정규직 투쟁이 너무도 많은 이시기에 멋진 공연장을 꾸려서 콘서트를 한다는 생각은 어쩜 사치일거라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내게도 본의 아니게 콘서트을 해달라는 요청이들어왔다. 물론 말은 콘서트 인데 무대는 조명하나 제대로 설치 돼있지 않은 야간 촛불문화제이다.
그리하여 내가 가진 콘서트 첫무대는 기륭동지들 비정규직 철폐을 위해 단식을 하고있는 천막옆 고작해야 스무사람 정도 모여 앉은 곳에 악보을 복사해서 돌리고 8-9곡 가까이 얘기와 노래를 하며 장시간 콘서트를 가졌다. 역시 콘서트답게 노래가 다 끝났을무렵 앵콜도 나왔다 무려 열곡 정도를 혼자서 부르는 시간을 가졌으니 내생에 첫 감동의 콘서트였다. 이런 시간을 또 언제 만들 수 있을지…
시간이 참 많이도 지나 이번에 또 콘서트 요청이 들어왔다. 이번에 장소만 다를 뿐 뉴코아 동지들이 강남 뉴코아 앞에서 지속적인 촛불문화제을 통한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결의 첫날 내게 들어온 요청이 콘서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번엔 갑자기 들어온 요청이라 동지들손에 쥐어줄 악보도 없이 5곡 정도 긴시간 노래 할수 있었다.
그게 무슨 콘서트냐고 말하겠지만 내겐 그 어느 찬란한 공연장 보다 더 빛나는 공연이었으며, 이보다 더 값진 공연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시작하는 문화예술인들
비정규직철폐 투쟁으로 똘똘 뭉쳐진 기륭동지 투쟁이 천일을 맞이했다.
기륭동지들은 천일을 맞아 강렬하게 현장으로 돌아갈 투쟁을 준비했고 사회각계와 문화단체 연대단체 할 것없이 총력을 기울여 천일투쟁에 함께 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술하는 동지들의 발걸음이다. 근래 들어 볼수없었던 투쟁현장 옆에 천막 미술관을 설치하고 천막미술관 앞에 고인이 되신 구본주 님의 비스켓 나누기 작품을 놓아 사람들의 발걸음을 잠시 묶어놓았으며, 전미영님의 '우리는 일하고싶다' 촛불탑은 저마다 정성으로 촛불을 꽂으며 현장으로 돌아가길 기원했다.
천일문화제에서 마치 숨어져있다고 느껴졌던 문화예술인들이 저마다 자신들의 예술혼으로 기륭투쟁을 표현 하며 비정규직 철폐를 노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비정규직 철폐투쟁은 80년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독재타도 민주쟁취 그 이상으로 누구나다 외치는 구호가 되어 있다.
80년 이후 모든 길은 광주로 통해야했고 모든 역사는 광주를 시작으로 바라봐야 했다면 이제 이천년대는 모든 길은 '비정규직철폐' 통해 세상을 만나야 한다는것.
너나 할것없이 내 이웃에 둘 중에 하나는 비정규직이기에 이것을 뚫어내는 것이 바로 사람사는 세상이라는것을 직시하게 된것이다.
돌담에 매달린 꽃 박일환
남교사 휴게실 창밖에는
돌로 쌓은 담이 있습니다.
담배를 피며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돌담 한가운데 매달린 꽃이 눈에 잡힙니다.
며칠 전부터 피어 있었을 텐데,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피어 있었을 텐데,
그 동안 왜 보지 못했을까요?
생각해보니
눈앞에 존재하는데도 못 보고 놓쳐버리는 게
얼마나 많겠는지요.
돌담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
가녀린 존재를 보며
기륭전자 여성노동자들이 생각났습니다.
돌담에 위태로이 매달려 있는 아름다운 꽃들!
무려 1000일이나 매달려 있으면서
우리들에게 희망이란 바로 이런 거라고
속삭이듯 말을 건네는
눈물겨운 아름다움 앞에
오늘 아침, 가만히 무릎 꿇습니다.
[출처] 돌담에 매달린 꽃 - 삶창 박일환 선생님
기륭천일 투쟁문화제을 마치자 기륭동지들은
2MB 정권에 항의하며 바로 구로역 철탑에 올라 가슴이 저렸다
철탑아래 문화제을 하면서
난 매일 흔들린다 김성만
아침마다 발걸음을 띄울때
그때마다 난 조금씩 흔들리며
무거움 가득한
첫걸음을 딛는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수천 번을 더 입으로 둘러대는
동지들을 만날때 마다 그게 왜 사랑인지
어떻게 사랑을 해야하는지
어떤 웃음을 나눠야 하는지
난 그때마다
연약한 촛불처럼 흔들린다
그래 오늘
마지막 남은촛불까지만 사랑하자
이 한방울만 더
눈물을 흘리자 허공에 넋을 놓는다
매일 가던 길을 잃은 짐승처럼
울부 짓을 때도 있고
구름한점 없는 하늘을 날다
쉬어 갈 곳 없는 파도위을 수없는 날개짓으로
버티어야하는 새 날개처럼
내 자신이 안타까울 때
그럴때면
아무도 보지 않는 저 철탑을 습관처럼
올려다보는 이유
거기서 흩날리는 깃발 어둠이 무섭지도 않은듯
뚜렷히 나의 길을 인도하며
흩날리는 아우성
거기서 난 발이 굳어버린다
목이 터져라 외쳐되다
나를 추스린다
다시 싸움을 깊게 꼿는다
철탑아래서
내 흔들렸던 사랑이
다시 시작된다
기륭 철탑아래서
기륭동지들이 철탑을 내려오자 마자 교섭중단에 항의하며 집단 단식에 들어가 있다 3명은 경비실 철망이 날카로운 그 틈을 뚫고 경비실 옥상위에서 남은동지들은 아래돌담 옆에 천막을 치고 매일밤 문화패들의 연대로 이어지는 촛불문화제을 살리며 투쟁을 진행시키고 있다.
기륭전자는 네비게이션을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노랠 마치고 차안에 들어가 네비게이션에 비정규직철폐 라고 쳐봤다. “네비게이션” 길을 가르쳐 다오 비정규직철폐의 길을… 하지만 길은 나오지 않았다. 길이 나올리도 없겠지만…
스스로 파헤치고 뚫고가는길
길은 우리서로의 눈빛에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맞잡아 길이 되고
네비게이션이 되는 비정규직철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