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과 문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삶 속에 있는 눈물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우리 안에 스며있는 문화 속에서 자본의 논리를 명쾌하게 드러내며 비정규직 투쟁에 항상 함께하는 문화 동지들의 애환과 관심을 싣습니다.
자본의 이윤논리에 종속되지 않고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애를 쓰는 동지들의 이야기도 싣습니다. 문화 활동가 김성만동지, 박선봉동지, 회원 김상목동지가 번 갈아가면서 싣습니다. |
지난 번 글(진지를 구축하라)에서는 진지전의 중요성에 대해서 서술했다. 이번에는 진지전의 사례를 모았다.
사례1. 마포지역 성미산 공동체
마포지역의 성미산 공동체(혹은 마을)는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사례이다. 현재는 2차 성미산 지키기 투쟁 중이다. 성미산 공동체는 말 그대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유지 발전시키면서 관(官)과 긴장을 가지기도하고, 협력의 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1994년 20여 가구가 의기투합하여 어린이집을 개원한다. 당시 30대 초중반 맞벌이 부부의 고통은 육아문제였고, 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과 교육내용이 매우 부족하고, 열악한 상황이었다. 어린이집의 시도는 애초 지역운동을 고민하여 발생한 것만은 아니었고, 절실한 필요와, 적극적 행위의 결과였다.(이후 방과 후 학교, 대안학교 건립으로 나아간다.)
어린이집의 시도 이후 지역에서의 의식주를 고민하게 되어, 생협을 만들게 된다. 생협은 느슨하지만 성미산 운동 대중화의 한 역할을 한다. 현재 약 2,000가구 이상이 성원이다. 생협 이외에도 마을 반찬가게, 카센터, 공방 등이 있으며 모두 협동 조합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마포 FM 설립, 마을 축제 상시화, 주민동아리 형성, 최근 마을 극장의 건립 등 확대 발전해 나가고 있다.
사례2. 변산공동체
윤구병(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 선생의 주도로 10여년 전 농경공동체를 목적으로 시작했다. 변산면 운산리와 마포학교가 거점이었고, 현재는 운산리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에서 수많은 귀농인들이 다녀갔고, 공동체 식구가 되는 자격은 공동 노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변산공동체내에서 사유재산은 인정되지 않고, 공동생산과 공동생활(식사까지)한다. 이웃으로 독립해서 관계를 유지하는 가구까지 포함해서 현재 변산공동체가 유지되고 있다. 원주민 중에도 변산공동체와 함께 하는 가구가 있다. 매일 저녁식사 뒤 작업회의에서 다음날 노동을 결정하고, 주로유기농법으로 다양한 작물의 농사를 짓고 있다. 유기농 퇴비소도 운영중이다.
사례3. 민중의 집
사업 개념비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을 구축하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네트워크 운동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생산-유통-소비의 전 과정이 포섭되면 될수록 자본의 자율성/권력은 커지고 그에 반비례하여 노동자와 민중의 자율성/통제력은 약화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논리에서 벗어난 생산-유통-소비의 새로운 생활양식(더 이상 상품을 생산하지도, 유통, 소비하지도 않는 비상품적 생활양식)을 창조해야 한다. 이렇게 모든 것이 상품화되어 있는 사회에서 비상품적인 생활양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윤창출을 위한 교환이 아니라 호혜적인 교환을 수행하는 새로운 코뮌을 구성해야 한다(공동육아, 자주관리, 생활협동조합, LETS, 지역화폐 등).
비자본주의적인 생활-교육-문화-정치 양식의 창조모든 것이 상품화된 생활양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우선 손쉽게 가능한 부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소비-교육-문화-정치와 사회운동 등의 특정 부문).
- 생활협동 프로그램 : 식생활과 관련된 생필품의 일부(곡물과 채소), 의생활과 관련된 일부(옷-가방 등의 공유) 등
- 교육/복지 프로그램 : 공동육아, 청소년 주말학교, 성인 평생교육 프로그램, 무상의료 서비스 등
- 문화예술 프로그램 : 주말문화제, 문화예술 벼룩시장, 지역문화축제, 생활체육, 등산 등
- 정치 프로그램 : 탈정치화된 일반적인 생협운동과 달리 직접 민주주의적인 정치적 참여 프로그램 운영
- 민중의 집 운영포럼 : 월례운영포럼, 상하반기 워크숍, 정기 총회
지역-전국-국제적인 다층적 네트워크 운동<민중의 집> 운동은 단순한 생활협동조합운동이 아니라 대안적 삶·문화정치 양식을 창조하려는 대안적 코뮌운동이기에 단일 지역거점으로 국한되어서는 안 되고, 전국적인 코뮌 네트워크로 발전해야 한다. 따라서 <민중의 집> 개념 역시 고정된 경계를 가진 동 단위의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라, 광역 단위의 지역 네트워크 개념으로 출발할 필요가 있다(현재 추진 중인 마포의 경우 서울 강북의 서부 지역 네트워크 개념). 이럴 경우라야 지역 상권과의 경쟁 및 대체 관계가 아니라 지역 상인들도 취지에 동의하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네트워크 개념일 수 있을 것이다.
사례4. 울산 소극장 ‘품’과 책마을 ‘페다고지’
삶의 힘이 되는 문화를 만들어갈 터전
‘문화’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공업 도시 울산에서 문화 도시 울산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문화’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일들 중에는 ‘경제적 이윤 추구’라는 목적이 과도하게 개입되어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 많다. 퇴폐 향락 문화 산업이 도심을 가득 메우고 있고, 소비 욕구를 진작시키거나 지배의 도구로써 ‘문화’가 이용되기도 하며, 경제적으로 소외되는 계층들이 문화와 교육으로 부터도 소외받는 현상 등, 문화는 말의 화려함에 비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울산은 도시 규모에 비해 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그것조차 지역 사회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열려져 있지 않은 형편이다.
사회 구성원 누구나 자신의 삶의 가치와 문화를 형성할 자유가 보장될 때 삶의 질이 높은 사회라 할 수 있다. 대안문화공간을 생각해 온 사람들은 노동자, 청소년,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세상살이 힘겨운 사람들이, 그 삶을 살아갈 힘이 되는, 자신들의 가치와 문화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지역 터전을 만들고자 한다.
소통을 통한 공감, 그리고 ‘함께 살아가기’를 시도하는 실험 공간
입시와 취업 경쟁이 전쟁처럼 치열한 시대를 사는 청소년. 청년들은 늘 미래가 불안하다.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규직으로 나아가기 위해 치열한 하루하루를 사는 건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소수의 행복을 위해 만인의 낙오를 만들어 내어야 하는 이 사회는 사람들의 일상마저도 여유없이 불안하게 하며, 감당할 수 없는 사회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다. 대안문화공간 ‘책마을 페다고지’ ‘소극장 품’ 은 다른 이의 삶의 조건이나 생각과 소통하고 공감을 이루며, 나아가 ‘함께 살아가기’를 실험하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문화예술/인문학적 소양이 삶 가까이에 있는 배움과 창조와 향유의 공간
지금 사회에서 예술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되어 있거나 날마다 소비해야 할 상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예술은 본디 생존을 위한 노동과정에서 잉태되어 삶의 일상과 함께 했던 것이다. 대안문화공간 소극장 ‘품’은 누구나 예술 할 수 있고, 일상의 가까운 곳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공간이고자 한다. 창작하고 소통하고 향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은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기가 힘든 세상이다. 그나마도 재테크나 직무능력과 관련된 책들이 대부분이며 사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사유를 위한 책들은 일상에서 밀려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한 수많은 생각과 경험을 담은 책을 만나고, 삶의 방식에 대해 토론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일하는 사람,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사람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성장시키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만든 과정
다른 삶의 조건, 여러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통의 가치를 두고 모임
이 공간은 하나의 조직이나 단체에서 만든 것이 아니었다. 삶의 조건이 각기 다른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었다. 노동자, 전업으로 예술행위를 하는 사람, 노동/시민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 대안교육 활동을 하는 사람, 여성모임, 청소년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 등 나이와 하는 일이 다양한 개인들과 모임들이 함께 했다.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 여러 생각들이 소통하고 공감을 이루고 연대로 나아갈 수 있는 대안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만든 방식 : ‘쌈짓돈 연대와 품앗이’
돈의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 문화적 환경 속에서 보다 더 자유롭게 소통하고 발언하기 위해, 정부나 기업, 특정 조직의 예산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공간의 필요성에 공감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쌈짓돈과 노동을 모아서 만들었다. 5월 말부터 9월까지 5~60명의 인원이 직접 노동에 참가해서 거의 모든 공정을 해결했다. 낡은 사무실이었던 2층을 바닥 철거부터 도배며 도색을 직접 했고, 오랜 시간 방치되어온 지하 1층 테크노바를 바닥부터 벽이며 천장까지 직접 철거하고, 조선소 노동자가 용접해서 조명바통과 객석을 만들고, 목공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무대를 만들고, 또 다른 사람들이 도색을 하고, 타일을 깔고, 인테리어 장식을 하는 등 저마다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서 4개월 동안 낮에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 공사하고, 주말을 반납하며 만들었다. 그 과정에 전문적인 기술과 경험을 보태준 극단 새벽과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지인들이 있었다.
북카페나 소극장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며, 특히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꿈도 꿀 수 없는 먼 나라 이야기로 여겨졌지만, 그것이 가능함을 보였다. 우리는 이것을 ‘쌈짓돈 연대’와 ‘품앗이’의 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것은 정부나 기업, 특정 조직의 예산으로 뚝딱 만들어지는 공간들과는 다른, 특별한 가치가 있다.
사례5. 노동조합에서 할 수 있는 사업들
- 지역 역사 기행
- 다양한 강좌 : 꽃꽂이, 수지침, 뜸, 요가 등
- 강습 : 노래, 민요, 풍물, 율동, 춤(발리댄스, 사교댄스, 비보이 등)
- 음악치료, 미술치료
- 영화보기 : 월 1회 영화 상영
- 돌려 보기 : 비디오, DVD, 책, 만화 등
- 다양한 학습 소모임 : 토론, 강독, 강의
- 다양한 취미 소모임 : 등산, 낚시, 축구, 족구, 탁구, 당구, 바둑, 장기 등
- 여성 조합원을 위한 사업
- 자녀 교육 관련 : 강사초청, 방과후 모임, 학부모회, 학교운영위 대응, 급식 관련, 사교육 관련, 대안학교 등
- 작은 문화제 : 찾아가는 문화제, 점심시간을 이용한 자투리 콘서트 등
- 지역, 가족 문화제
- 지역, 가족 체육대회
- 지역, 가족 행사 : 쑥캐기, 나물캐기, 밤줍기, 천렵 등
- 파업 문화제
- 홈페이지, 카페 활성화
- 퍼블릭 액세스(시청자참여프로그램)
- 매체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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