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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1|2002
김대중 정부는 더 이상 가난한 민중들을 기만하지 말라!

:: 2002-11-16   조회: 2183

- 2002년 하반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악저지투쟁으로 인간답게 살 권리 쟁취하자!


기초보장제 시행 2년, 도탄에 빠진 민중들의 삶

2000년 10월부터 시행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이하 기초보장제)는 빈곤의 일차적 책임을 국가가 지고, 국가가 모든 국민의 최저생계를 보장한다는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그러나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수급자 선정 기준의 엄격함과 비현실적인 최저생계비, 형식적인 자활사업 등으로 인하여 수급자의 대부분이 최저생계는 커녕 생존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왔다.
학자마다 다르기는 하나 최저생계수준 이하의 생활을 하는 빈민의 수가 적게는 370만명에서 많게는 800만명까지 추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144만명 만이 수급자가 되었을 따름이다. 이는 처음 기초보장제도가 시행될 당시 이전의 생활보호법 하의 생활보호대상자숫자보다 2만명 정도 줄어든 154만명이었다가 그나마도 10만명 정도가 줄어든 숫자이다.
복지예산 또한 보건복지부 발표결과 내년에 268억원 증가될 것이라고는 하나 이 인상액 수준은 올해 기초보장예산 대비 0.79%에 불과해 물가상승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실제로 보장되지 못하는 '기초생활' 속에서 민중들이 신음해 온 결과, 지난해에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농성을 진행하였던 최옥란 열사를 포함하여, 기초법 시행 이후 이미 3명의 수급권자가 생계를 비관하여 자살을 한 바 있다.
지난 10월 1일은 기초보장제가 시행된 지 2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 정부와 관계부처는 현재도 누더기나 다를 바 없는 기초보장제를 더욱 개악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물론 겉으로는 보다 더 나은 복지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포장을 덧씌워서 말이다. 그도 아니면 쥐꼬리만큼 내어주고 한 뭉텅이 도로 빼앗아가는 형태이거나. 어찌되었든 안 그래도 도탄에 빠져있는 민중들의 삶에 더욱 적신호가 오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합리적인 수급자 선정 단일화 기준, 소득인정액 제도 / 그러나 알고 보니 수급액 삭감 및 수급권 박탈제도

소득인정액 제도란 본래 기초법 상에 명시되어 있던 제도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시행기준에 논란이 많아 여지껏 미루어오다가 시행 2년이 된 지금에서야 발표가 된 제도로서, 그 핵심은 수급자 선정기준의 일원화라할 수 있다. 기존 수급권자의 기준이 소득, 재산, 자동차, 주거면적, 부양의무자 등의 5가지 기준이었고, 이 기준 중 단 하나만 충족되지 않아도 수급권자가 될 수 없었던데 반해, 소득인정액 제도로 인해 일원화가 되면 기존 다원화된 기준을 모두 만족시켜야 할 때보다 평균적인 기준이 적용되므로 보다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기회로 삼아서 안 그래도 누더기같은 기초보장제도를 더욱 개악시키려고 하는데 있다. 핵심적인 쟁점은 다음과 같다.

1) 기존 수급자의 대거 탈락·생계급여액 감소 및 신규수급자의 진입 장벽 높아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재산기준 1.5배 확대'라는 제목의 소득인정액 시행안 보도자료를 보면 기존 수급권자 중 상대적으로 재산과 소득이 거의 기준치에 가까웠던 5천 가구는 수급권이 탈락되고, 2만 5천 가구는 수급액이 삭감되며, 대신 다소 초과하는 재산기준 때문에 수급권을 갖지 못했던 2만 5천 가구에게 새로이 자격을 확대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 1년째인 2003년은 기존수급자의 소득인정액 중 단지 1/3만을 반영한다고 할 때, 소득인정액 100%를 반영하는 2005년에는 현재 발표된 탈락가구의 3배에 달하는 탈락가구가 생김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물론 순수하게 정부의 발표만을 놓고 보았을 때에 그렇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수급권자의 분포가 경계선 주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고 보았을 때, 실제로는 5배 이상 되는 가구가 탈락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규 수급자에게는 시행 1년인 2003년부터 소득인정액 100%를 적용하여 기존수급자와 형평성 면에서 문제가 생긴다. 또한 신규로 자격기준이 된다고 하더라도 수급권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얻을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바뀐 기준을 몰라 대다수가 신청하지 않는다고 보았을 때 거의 늘어나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즉, 어찌되었든 기존 수급자는 탈락되거나 급여가 삭감되고,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은 진입장벽이 높아진 셈이 된다.

2) 가구인원수에 상관없는 기본재산 공제액으로 가수인원수가 많을수록 수급권 선정 및 급여수준에서 불리
현행 재산기준은 1인 가구 3,300만원, 2-4인 가구 3,600만원, 5인 이상가구 4000만원으로 그나마 낮은 기준이기는 해도 가구인원별로 차이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총재산 중 기본재산을 공제하고 나머지 재산에 소득환산을 해 소득으로 잡는다는 점에서 기본재산액 또한 인원수가 많아질수록 높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구 인원수별 차이가 없이 동일한 기본재산액을 적용한다. 즉, 가난하면 가족들이 함께 살지 못하고 그나마 없는 재산을 나누어 분가라도 해야 할 상황이 된다.

3) 현실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의 기본공제 재산액
앞서도 서술하였듯, 총재산에서 기본재산액을 공제하고 나머지 재산에 소득환산을 하기 때문에 적정화된 수준의 기본공제 재산액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재 책정된 기본재산액은 농어촌 2,900만원, 중소도시 3,000만원, 대도시 3,300만원으로 그나마 지역별 차등이 주어져 있기는 해도 너무나 비현실적인 금액이다. 특히 기본재산의 대부분이 전세가격이라고 보면 나날이 폭등하고 있는 전세값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고 할 수 있다.

4) 초과재산에 대한 터무니없이 높은 소득환산율
낮은 기본재산공제액보다도 더욱 우리를 경악케 하는 것은 초과재산에 대한 소득환산율이다. 소득환산율은 월 기준으로 부동산 4.17%, 금융재산 6.26%, 자동차 100%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만약 자동차의 재산가가 천만원이면 월소득이 천만원인 것으로 간주되고, 금융재산이 1백만원이면 월소득이 6만2천6백원(연간 이자소득 75만1천2백원), 그리고 부동산이 1억원이라면 월소득이 291만 9천원(연간 소득 3천5백3십만원)으로 적용된다!!
금융자산의 이자율이 연 75%를 넘고, 부동산의 이자율은 이에 약간 모자라는 56%라니, 이 나라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땅투기를 하고 사채를 굴리기라도 한단 말인가? 이처럼 비현실적인 나머지 재산의 소득환산율은 전면 재조정되어야 한다.

수급권자의 사회적 차별을 넘어서는 제도적 차별,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

현재 의료급여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되어 있다. 수급권자들은 건강보험과는 다르게 의료급여법에 의해 의료서비스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1종은 의료비 전액면제, 2종은 의료비 20% 부담을 해왔다.
그러던 것을 당근 던져주듯 2종 의료급여환자의 경우 1달에 본인부담금이 30만원이 넘을 경우 초과액에 대해서 50%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법안을 살펴보면 오히려 차별이 심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는 노인연령의 상향조정이다. 현행 61세인 노인연령을 2003년 63세, 2004년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조정을 한다고 한다.
노인연령기준은 수급권자 선정에서 주요한 기준이 되는 노동능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자, 국민연금·의료보호 등에서도 급여개시 및 수준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러한 것을 현행 61세에서 65세로 연장하겠다고 하니,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결정은 현재 기초법 상의 노인 수급자의 경우 생계급여보다는 의료보호 지출이 큰 점을 감안, 악화된 건강보험 재정의 책임을 노인 수급자에게 돌리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는 노인연령 상향조정 입법예고 뿐 아니라 올 들어 근로무능력자의 판정기간을 2개월 이상 요양에서 3개월 이상 요양으로 늘린 것, 입원하고 있는 의료보호환자의 식비를 본인부담금으로 전환시킨 것, 입원 상한일수를 60일로 정하고 연장이 필요한 경우 시군구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된 맥락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또한 이전의 의료급여가 자주 체불되는 의료급여 비용으로 인해 병원에서 의료급여 환자들을 기피하게 하는 등 사회적인 차별이 존재했었다면 이제는 의료급여환자이기 때문에 받아야하는 제도적인 차별마저도 등장하였다.
이미 정부는 의료급여환자가 건강보험환자보다 진료를 적게 받는 것이 당연한 듯 급여일수 연간 상한제를 차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급여일수 연간 상한제라는 것 자체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의 의료이용을 근거 없이 제한하는 악법이다. 그런데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11개의 만성질환에 해당되면 의료이용에 거의 제한이 없는 반면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11개의 만성질환 종목도 건강보험과 차별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이에 해당되더라도 그 외의 질환에 대한 의료이용은 상당히 제한되도록 제도가 설계되어 있다. 그러더니 이제는 입원일수마저 회당 60일로 제한하였다. 일반질환의 경우 1회 60일, 정신질환의 경우 1회 180일 이상 입원할 경우 서비스 비용은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퇴원 후 7일 이내 재입원하게 되면 종전 일수에 합산되기 때문에 장기입원이 필요한 일반질환을 가진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60일을 입원한 후에 7일 동안 집에서 고통스러워하다가 다시 입원해야만 한다. 돈이 없으면 7일 이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병원을 가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의 건강과 생명보다는 의료급여 예산을 먼저 생각하고 의료급여 수급권자들을 예산을 갉아먹는 2등 국민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금의 시행령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여야 할 것이다.

하반기 기초보장제도 개악 저지 투쟁으로 인간답게 살 권리 쟁취하자!

앞서도 보았듯, 현재의 기초보장제도는 이미 민중들의 최저생계를 보장해주는 제도로 기능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이상은 물러설 데가 없다. 현재 하반기 기초보장제도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위가 구성되어 있다. 보다 힘있는 투쟁으로 하반기 개악 음모를 반드시 저지해내고 보다 인간답게 살 권리 쟁취를 위한 행보를 힘있게 가져나가야 될 것이다.
한진 | 보건복지민중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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