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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1|2002
왜!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인가?

:: 2002-11-16   조회: 2204  첨부파일: 5-기획.hwp

1. 들어가며

"대공장 노조가 임금을 높게 타결 지으면 중소공장 노조들도 그 수준에서 타결이 되고 좀 더 전투적인 노조들은 그보다 더 높게 따내기도 한다." [어느 대공장 대의원의 견해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현재 파업 투쟁을 130여일차 진행하고 있는 농협노조 동군산 분회의 이야기이다. 월급여가 총액 100만원을 넘지 않는 조합원이 있어 임금인상을 요구하였다. 조합에서 "최저생계비도 못 미치는 임금으로 어떻게 살란 말이냐!"고 요구하자 조합장 왈 "최저임금이 47만5천원이니 훨씬 많이 받고 있는 것 아니냐"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일이 있었다.
또한 최근에 한일노동자 교류에 다녀온 후배의 말이다. 일본은 최저임금이 지역별, 업종별로 결정되는데, 2002년 오사카 지역 최저임금은 동결되었고 공무원 임금은 삭감되었다고 한다. 현재 자본가들은 최저임금 삭감 투쟁을 준비중이고 노동조합은 이를 저지하는 투쟁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최저임금이 오히려 임금 기준이 되어 악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일본만의 추세가 아니다. 현재 남한도 제조업, 비제조업을 넘어 비정규직 대부분은 비현실적인 최저임금을 강요받고 있다.
이렇게 서두를 꺼내는 것은 대공장의 노동조건이 좋아서가 아니라 현재의 국면에서는 대공장의 임금인상 투쟁이 중소공장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오히려 그 역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반대로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으로부터 제대로 조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민주노조 운동은 직면해 있다. 전체 노동 운동이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에 무관심한 만큼 각 단사의 임단협은 갈수록 고립될 수밖에 없다.

2. 최저임금의 현실

올해 노동계의 공식 요구안이 61만원이었다. 그리고 결정된 금액은 법정 노동시간 226시간을 기준으로 해서 약51만원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마치 최저임금이 일부 청소용역 여성노동자 등 소수의 노동자들에게 혹은 임금 총액이 60만원 이하인 노동자들만의 문제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었다. 노동계도 인권적으로 호소를 하다보니 그것을 강조한 측면이 많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활동하는 곳이 군산임으로 군산 업체들의 임금명세서를 중심으로 설명해보겠다.
아래 임금명세서는 지역에 K특수강에서 3년을 사내하청으로 근무한 40대 남성의 명세서이다. 기본시간이 240시간, 시급으로 환산하면 2356원, 2001년 시급이 2100원임을 가만하면 약간 높은 수준이다. 근무를 30일 중 29일을 했고 OT가 무려 210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실수령 액이 124만원이다. 정말 비참한 현실이다. 이렇게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K특수강 만해도 수 백 명이다. 낮은 기본급 기준은 물론 비현실적인 최저임금이다.
K특수강뿐이 아니다. 자동차 학원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로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에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하루 12시간씩 근무를 하고 1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을 가져가니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의 당
사자이다. 이렇듯 비현실적인 최저임금은 제조업, 비제조업을 넘어 전체 미조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받고 있는 고통이다. 좀더 3D 업종은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해서 최저임금을 적용한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가장 강력히 반대한 곳이 중기협 중에서도 이주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들이었다고 한다.

3. 민주노조 운동의 현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한 것이 형식상으로는 3번이고 내용상으로는 2번이라고 한다. 그만큼 최저임금에 대한 민주노조 운동의 관심은 최근 일이다. 물론 정규직 중심으로 조직되어있는 한계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에 대한 민주노총 혹은 민주노조 운동의 전반적인 계획과 관점의 부재는 현재 심각한 수준이다. 2002년 하반기 위반사업장 감시활동도 실제로 언론플레이 이상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 못하다. 물론 위반사업장 감시활동이 한계적인 측면이 있지만 내년 상반기 투쟁을 준비하는 기본 작업으로써 중요한 시점이지만 유야무야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노조에서도 받지 못하고 지역본부에서도 받지 못하면서 주체 형성이 되지 않고 있다. 주체 형성이 되지 않고서야 투쟁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교섭과 언론 플레이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다.
조직 형태상도 마찬가지이다. 최저임금 투쟁은 일반노조적 형식에서 가장 적합한 운동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잘 판단은 안되지만 일본처럼 업종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면 업종별 혹은 산업별 최저임금 요구도 관철시킬 필요가 있다. 산별이 산별다우려면 산별다운 요구로 투쟁을 만들고 조직해야 한다. 작년에 보건의료노조에서 최저임금 85만원을 요구로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이 구호에 멈추지 않고 제도화되고 법제화 될 수 있도록 하는 투쟁을 만드는 것이 민주노조 운동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 하청 임금 가이드라인을 원청 노조가 요구하고 함께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감시활동이나 조직활동은 반드시 담아낼 그릇이 있어야 한다. 당위성 가지고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북일반노조는 노조를 설립하고 최초로 전개한 사업이 최저임금위반사업장에 대한 시정활동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화된 주체들과 함께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을 전개할 수 있었다.

4. 새로운 쟁점! 투쟁하면서 분석하고 분석하면서 투쟁하자!

최저임금 현실화 투쟁은 분명 남한의 노동운동으로서는 새로운 쟁점이다. 새로운 쟁점은 항상 개척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분석이 끝난 뒤 계획은 이미가 될 수 있다. 투쟁하면서 분석하고 분석하면서 투쟁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최저임금 투쟁도 마찬가지로 주체를 조직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주체의 공백이 자본과 정권에게는 제도 등에 대한 공백이 있는 상태가 바로 최저임금제도이다. 이러한 쟁점일수록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전주지방노동사무 소장 면담시 노동부는 올해 최저임금 위반 예상 기업에 대한 시정 작업을 할 계획이라며 전북 약 200여 업체가 예상된다고 하였다. 조직되어 요란스럽기 전에 처리하겠다는 계획이 아닐까? 예상외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투쟁은 50만원 받는 노동자가 51만원 받게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최저임금 위반의 매게가 없어짐으로 조직화의 접근이 어려워짐을 감안하면 우리는 다시 패배하고 있는지 모른다. 노동부의 조직화전 시정작업과 비현실적 최저임금 유지는 우리가 공격적으로 투쟁하고 주체를 조직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보다 광범위하고 공격적으로 나서자!!

5. 2003년 전망

오늘은 내일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현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내년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우려일지는 모르나 지난해 최저임금이 결정되기 전에 상시 집배원 임금 조정을 하면서 정보통신부는 9월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하여 상시집배원의 기본급을 51만 5천원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올해 최저임금이 51만 4천 5백원으로 결정되었다. 노사 양쪽의 안을 놓고 공익위원이 결정하는 방식이라지만 새빨간 거짓말이다. 정보통신부의 현재 계획으로는 내년 예산에 상시집배원의 임금인산을 5%로 잡아놓고 있다. 이 또한 최저임금 인상을 고려해서이다.
정부는 이미 가이드라인을 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현실적인 최저임금의 책임을 교묘히 노사정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구조로 떠넘기고 있다. 놀아나지 말자!
이것은 넘어서기 위한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10월 11월 집중 감시 활동을 이어 12월 최저생계비 현실화를 위한 연대 투쟁까지 적극적인 쟁점을 형성해야 한다.
최저임금은 반드시 대정부 투쟁이 되어야 한다.
또한 위반 사업 감시 활동을 하면서 최저임금뿐 아니라 근로기준법도 지켜지고 있는지 조사하고 집단적으로 모아지면 이를 조직화해낼 그릇을 설정해 놓고 투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나오며

아직도 올해 6월 경총 농성을 들어갔을 때 경총 놈들이 한 말들이 생생하다.
"50만원이 적으면 직장을 옮기면 되잖아!"
"가서 당신들 대표들한테 이야기해!"
"대기업 노동자들이 임금 너무 높아!"
자기들 하룻밤 안주 값도 안 되는 최저임금이 그들의 입에서 이렇게 씹히고 있다. 한국전 월드컵이 있던 그 날 붉은 악마 셔츠를 입은 경총의 직원들은 우리를 개처럼 끄집어냈다.
어느 사내하청 노동자가 정권과 자본의 탄압 보다 정규직의 탄압이 더 견딜 수가 없었다는 것처럼 경총의 개 같은 소리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이 바로 민주노조 운동의 무관심이다.
유기만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북지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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