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전국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동조합(약칭 경찰고용직노조) 입니다.
저희 노조가 왜? 경찰청과 맞서서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서 83일째 가족과 떨어져서 지내야 하는지.... 동지 여러분께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인사드립니다.
3월 4일 행자부 앞 기습시위는 다들 보셨나요?
저희는 그저 고용직공무원들의 억울함을 하소연하고자 그 자리에 간 것이고, 이미 2004년 12월 31일에 경찰청장이 87명의 고용직공무원 모두를 무참히 죽였기에 상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떨려옵니다. 그 절박했던 심정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요? 경찰청은 너무도 불성실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대안만을 제시했습니다.
‘직권면직철회는 할 수 없는 것이다. 9월 예정인 기능직 특별채용시험을 봐라, 일용직을 원하면 생각해보겠다, 사기업에 취업알선 하겠다’이것은 지난 2월 25일에 있었던 면담에서의 홍영기 경무기획국장의 답변입니다. 직권면직된 사람만도 수백명인데, 똑같이 고생해왔던 고용직들이 89명의 기능직 자리를 놓고 싸우라는 것입니다.
또한, 일용직으로 근무하라고요? 십년 넘는 경력도 무시하고 정규직인 고용직에서, 비정규직인 일용직으로 바뀐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더욱이 현재 일용직으로 근무하는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생각은 전혀 없기에 말입니다.
홍영기 기획국장에게 말했습니다. 하루 아침에 순경으로 근무하라면 당신은 하겠냐고? 더 웃긴 것은 일선 경찰서장과 고용직공무원 한 명씩을 연결해서 취업이 될 때까지 경찰청에서 매일 확인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하면서 스스로 직권남용을 해서라도 사기업에 취업시키겠다는 것입니다. 법을 수호해야 할 경찰이 그것도 국장씩이나 되는 실무책임자가 법을 어길 것이라고, 너무도 당당히 말하더군요. 이것이 경찰청의 모습이기에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십년도 넘는 긴 세월동안 경찰조직에서 한솥밥 먹으며 열심히 일해 왔던 사이입니다. 그런 저희들에게 저들은 직권면직으로 답했습니다. 직권면직은 다시 말해 정리해고입니다. 고용직공무원은 국가공무원 직제 중 최하위직으로서 특수경력직으로 분류가 됩니다. 그래서 아무 때고 필요가 없어지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경찰은 말합니다. 그렇지만 입사 때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말입니다. 이제까지 경찰청이 저희를 속이고 부려먹은 것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언젠간 기능직으로 승급될테니 희망을 가지라고 했던 인사담당자의 말만을 믿었고, 직권면직 당할지도 모른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더구나 2004년 12월31일자로 해고하겠다고 계획을 세워놓고도 그것을 우리가 일찍 알게 될까 쉬쉬하며 단속까지 했던 경찰조직!!
그래서 노조결성조차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어이없는 저들의 행태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필요할 땐 박봉을 주며 실컷 허드렛일부터 중요업무까지 열심히 부려먹다가 이젠 경찰정원을 늘리고 경찰들만의 처우개선을위해 예산을 2003년 대비 6.8%(3,200억원)나 증액시켜놓고도 우리 고용직공무원들만을 희생시키며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모는 경찰청의 파렴치한 행태!! 경찰조직이 이런 곳이란 걸 진작에 알았다면.... 그랬으면 지금의 억울함이 좀 덜했을텐데.... 생존권을 빼앗긴 지금에야 알게 되니 정말 앞길이 막막합니다.
2004년, 직권면직 대상자는 584명이었습니다.
그 중 87명만이 직권면직 처리됐고 나머지 인원은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자진퇴직을 하였습니다. 사실, 경찰청은 직권면직의 절차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기에 모두가 직권면직을 위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도 않았고, 통보서조차 수령한 적이 없는데 저들은 절차상의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억지를 부립니다. 경찰청이 십년도 넘게 한솥밥 먹던 제식구에게도 이러는데 어떻게 국민의 경찰운운하며 당당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이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그것을 해결해주고 도와주어야 하는 게 경찰이 할 일입니다. 그런 경찰에 부당함을 당한 우리 고용직공무원들은 도대체 어디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야하나요? 청와대, 행자부, 각종 언론매체에 우리 고용직공무원의 억울함을 알리고자 그렇게 노력했건만 제대로 들어주는 곳이 없습니다. 다들 떠넘기기에 급급하더군요.
모두가 약자인 우리들에게 귀기울이지 않았고, 어떤 식으로든 문제가 터지길 기다리는 듯했습니다. 문제를 일으켜야만 그나마도 알릴 수 있는 현실!! 그래서 행자부 앞에서 기습시위도 벌였습니다. 그리고 전원이 강제연행되어 태어나 처음으로 유치장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경찰은 저희 고용직공무원들을 연행조사하면서 우릴 연행했던 여경들에게 ‘아침 일찍부터 현행범 검거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고생많으셨죠? 어디 다친 데는 없나요?’ 라며 여경들만 챙기더군요. 이미 버린 자식이기에 상관없다는 듯이...
경찰청은 전원 연행하면 우리 고용직공무원들이 겁이라도 먹을 줄 알았나봅니다.
그렇지만 한참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탄압이 더할수록 저희는 더더욱 동지애로 똘똘 뭉쳤으며, 이젠 어떤 것도 두렵지 않고,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졌습니다. 경찰청이 앞으로도 계속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다면 저희는 죽음을 각오하며 더 강한 모습으로 맞서 싸울 것입니다.
부당함을 알고도 싸우지 않는다면 노동자로서의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경찰고용직노조 조합원 모두는 그것을 알기에 경찰청과 끝까지 싸워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노동자로써 너무도 기본적인 권리인 생존권과 짓밟힌 자존심을 되찾는 일!! 지치지 않고 꼭!! 해내겠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가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한참 일할 젊은 나이에 부당하게 직권면직(정리해고)을 당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직권면직이 철회되는 날... 그때는 기쁜 마음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직권면직 박살내고 기능직전환 쟁취하자!! 투쟁!!
2005. 3. 8
전국경찰청고용직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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