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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66|09|2008
간접고용에 대한 최근 대법원 판결들의 의미

:: 2009-08-18   조회: 2656

대법원은 지난 2008. 9. 18.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3항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의제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파견근로자보호법 제5조 제1항에 정한 파견대상업무가 아니거나, 파견근로자보호법 제7조의 허가를 받지 않은 파견사업주가 행하는 근로자파견, 즉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내용의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하였다.(재판장 대법원장 이용훈, 주심 대법관 김지형 ; 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판결)
이 사건 노동자들은 처음 2년간은 파견사원으로, 그 다음에는 파견법의 2년 기간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용역회사와 위장도급계약을 맺고 용역사원으로 근무시켰고, 용역회사가 망한 뒤에는 계약직 형태로 근무하였다. 그리고 다시 2년이 흐른 뒤 계약 갱신 거절형태로 해고를 한 것이다. 이렇게 5년 7개월 동안 원고들은 도시가스 고객센터에서 같은 일을 했지만, 파견사원 → 용역도급직 → 계약직 → 해고(갱신거절)라는 회전문 방식으로 노동법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아래 계속 신분만이 이리 저리 바뀌었던 것이다.
그 중 처음 2년간의 파견 사원 시절도 '비서, 타자원 파견계약'으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는 고객센터에서 다른 업무를 한 것이 드러나, 불법파견이 확인되었다. 그 이후 위장도급계약으로 1년 7개월도 물론 불법파견이었다.
이번에 선고한 판결의 쟁점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파견이 허용되는 업무가 아닌 곳에 파견을 사용한 경우(파견 대상 업무 위반)나, 허가를 받지 않은 파견업체로부터 파견을 받아 사용한 경우(무허가 파견)에도 구 파견법 제6조 3항(2년 경과후에는 원청업체에 직접고용 간주된다)이 적용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그 동안 하급심 판결이 계속 엇갈려 왔다. 어떤 경우에는 불법파견에도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된다고 하였다가, 또 어떤 사건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쟁점은 만일 원청업체(사용사업주)에 직접고용이 간주된다고 했을 때 그 노동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상의 지위(보통 정규직)로 되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계약직으로 원청업체에 고용이 간주되는 것인가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에 대하여 불법파견에도 직접고용 간주규정(구 파견법 6조 3항)이 적용된다고 하였고 직접고용된 노동자는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으로 된다고 판단하였다.
즉 해당 조항이 개정되었지만, 개정법 시행 전인 2007. 7. 1.이전에 2년 이상 불법파견이 된 노동자라면 원청업체에 직접고용이 간주되게 되었다.
비록 10여년만에 그것도 이미 파견법 해당 조항이 개정된 이후에 내려진 것이기는 하나, 이전에 오락가락하던 하급심 판결의 혼란을 정리하였고 불법파견을 한 원청업체(사용사업주)의 고용상의 책임의 명확히 밝혔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적법파견의 경우에도 2년 경과하면 직접고용이 의제되는데, 불법파견의 경우에는 당연히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상식을 확인한 판결이고 오늘날 간접고용 형태를 이용하여 고용관계상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일정한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10일에 대법원은 또 하나의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바로 현대미포조선(이른바 용인기업) 사건에 대한 것이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현대미포조선에서 선박의 수리, 검사업무를 하던 노동자 30여 명이 현대미포조선을 상대로 낸 종업원지위 확인 소송에서, 현대미포조선이 하청업체인 용인기업(노동자들은 형식적으로는 이 하청업체 소속으로 되어 있었다)과 체결한 계약은 '위장도급계약'에 불과하고 노동자들은 처음부터 원청회사인 현대미포조선에 고용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판결) 즉 대법원은 '용인기업은 형식적으로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소속 근로자들인 원고들로부터 노무를 제공받아 자신의 사업을 수행한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피고 회사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이고, 오히려 피고 회사(현대미포조선)가 원고들로부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받고 임금을 포함한 제반 근로조건을 정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는 직접 피고 회사가 원고들을 채용한 것과 같은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였다.
노동자들이 2003년 1월31일자로 용인기업의 폐업으로 해고되어 거리로 나선지 꼭 5년 6개월 만이다. 이 사건의 원심은 울산지방법원과 부산고등법원은 도급관계로 보아 노동자들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대법원에서는 위장도급이고 노동자들과 현대미포조선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에 있는 것으로 본 것이다. 현대미포조선 판결은 종래 소사장 제도나, 모자회사 관계 등 경영적 지배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원청업체와 노동자 사이의 직접 근로관계를 인정하던 것에서 한발 나아가 그 범위를 더 넓혔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즉 원하청 사이에 경영적 지배 관계가 없더라도 파견근로관계를 넘어 직접근로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앞으로 이러한 판단이 더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이 판결을 계기로 앞으로는 단순한 인력파견에 불과한 사내하청을 비롯한 간접고용 형태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원청회사와의 직접고용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기를 기대한다.

사실 현재 간접고용의 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와 있다. 2007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랜드·뉴코아 사태는 1년이 지난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이는 차별금지 등의 비정규직법을 회피할 목적으로 계산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그 업무를 용역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형식적으로 용역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로 하여금 계산업무를 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용역업체라는 다른 회사 소속 노동자가 되는 것이므로 원청업체(도급인, 사용사업주)는 차별시정이나 기간제 사용 제한(2년)을 전혀 지키지 않아도 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3년이 넘게 투쟁하고 있는 KTX 승무원. 우리는 KTX를 타면서 그들이 철도공사 직원이라는 것에 추호도 의심을 품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도 명목상으로는 철도공사의 하청업체인 철도유통 소속이었고, 이들이 불법파견을 주장하고 나서자 철도공사가 KTX관광레저로 도급계약처를 통째로 바꾸면서 하루아침에 전원 해고되었다. 1,000일이 넘은 기륭전자 불법파견 여성 노동자들, 1년이 넘은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 아직 투쟁이 현재 진행형인 사업장이 모두 이 간접고용과 관련된 사업장들이다. 모두 도급계약으로 위장되어 있는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제조업 사내하청, 유통서비스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노동법은 어디에서도 ‘간접고용 노동자’라고 낙인을 찍어 이들에게는 노동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고 노동기본권도 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없다. 하지만 원청업체는 자신의 책임을 전면 부정하면서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어,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노동 3권은 물론이고 노동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조합을 결성해도 교묘하게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해지하면 업체는 폐업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조합원이 아닌 노동자들만 고용승계를 하면서 조합원들을 쫓아내는 것이다. 꼭 노조활동 때문이 아니라도 KTX여승무원 사례처럼 원청업체는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하청 노동자들은 전원해고하기도 한다.
어렵게 노조가 유지되어도 사업장 내에서 노조활동을 하면 “남의 공장에 와서 노조활동을 한다”면서 원청업체의 보안직원들이 동원되어 플래카드를 뺏고 폭행을 가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진다. 단체교섭 요구를 하면 원청업체는 “우리는 당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도 않은 제3자”라면서 일체의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 하청업체도 “우리가 무슨 힘이 있냐. 임금도 원청이 도급료를 맞게 주어야 인상을 해주는 것”이라고 발뺌하면서 교섭 자체가 성사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 정도라면 사실상 노동3권이 보장되어 있다고 보기 힘든 것이다.
원청업체는 직접고용을 회피하면서 하청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하고 있다. 그나마도 또 하청업체가 중간이득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이중의 중간착취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코스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주면서 이들에게 정규직 노동자의 옷을 입히고 정규직의 명함과 뺏지를 쥐어주며 증권회사에 나가 일하도록 했다. 증권회사와 업무위탁 계약을 맺을 때 정규직 노동자가 시설을 관리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현대미포조선 판결과 불법파견에 대한 이번 판결 등 일련의 판결은 간접고용 노동의 문제에 대하여 법원도 그 심각성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아직 남은 과제가 더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도급계약으로 고용관계를 회피하는 것을 엄격하게 막는 것이다. 즉 현대미포조선 판결처럼 원청업체와 직접 근로관계를 인정하는 것을 확대하거나, 최소한 파견근로관계로 인정하여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이 필요한데, 결국 파견과 도급의 구별기준에 대하여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사용자가 외형을 조금 바꾸었다고 쉽게 ‘도급계약’으로 인정하게 되면 이 사건 판결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간접고용에서 ‘도급계약’ 인정은 아주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인정해야 하고 단순히 인력노무도급, 인력공급에 불과한 간접고용에 대하여는 직접근로관계 내지 불법파견임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007. 7. 1.자로 파견법이 개정 시행되면서 당시 고용의제 조항은 삭제되었다. 지금은 불법파견으로 2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직접고용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그 법적 효과는 어떻게 되느냐. 즉 노동자는 불법파견을 한 원청업체를 상대로 어떤 청구를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개정법 ‘직접고용의무 조항’의 효력에 대한 해석 문제가 남아 있다. 이 경우에 근로자파견법 제6조의 2는 그 문언에 따라 사용사업주는 파견노동자에 대하여 고용의무를 부담하고, 파견노동자는 이를 사법상 권리(고용의무 이행 청구 가능)로서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할 것이다.
또 도급계약이든, 아니면 파견근로관계이든 간접고용에 있어서 원청업체는 최소한 노동 3권에 있어서는 사용자로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경우에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가 도급계약관계라고 하더라도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사업장 내 노조활동을 좌우하는 것은 원청업체임은 분명하다. 원청업체의 단체교섭 의무, 하청 노동자의 사업장 내 노조활동 및 쟁의활동보장, 원청업체의 부당노동행위 금지가 필요하다.
해석론으로 얼마든지 가능한 영역이므로 대법원의 전향적인 결론을 기대해 본다. 나아가 판결이 나면 다시 그에 맞추어 외형을 변경하여 법과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입법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사내하도급 내지 노무도급에 대한 제한 내지 원청업체의 사용자 책임 명문화하는 것은 지금이라도 가능하고 또 시급하다.  
노동으로 생기는 경제적인 이익도 가져가고 권한도 행사하는 원청업체가 사용자로서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그 상식을 지키라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규에 대하여 자본과 정부는 수백, 수십억의 손해배상청구와 해고, 구속 등의 형사처벌로 답하고 있다.
아래 보도 내용은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이기는 하지만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매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는 적극적 해석과 제도개선이 시급히 요청된다.  

"'친구도 사귈 수 없는 못난이에다 인권도 없음/애인도 없음.’
8일 7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아카하바라 묻지마 살인 용의자 가토 도모히로(25)가 무선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한 게시판의 제목이다. 사상 최악의 ‘도리마’(길거리 악마) 사건을 저지른 그의 게시판은 실직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 등 일본 비정규직 젊은이의 절망적인 내면을 잘 보여준다. 자신을 ‘휴대전화 의존’이라고 칭한 그는 20일 동안 3천건의 글을 올렸다.
범행 사흘 전인 5일 오전 6시17분에 올린 글에선 “작업장에 갔더니 작업복이 없다. 그만두라는 건가. 알았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시즈오카현의 자동차 공장에서 시급 1300엔(월 20만엔)의 파견사원으로 일하던 그는 이날 일찍 출근했다가 자신의 작업복이 보이지 않자 “그만두라는 말이냐”며 큰 소리로 항의한 뒤 퇴근했다. 그는 정리해고 대상자가 아니었으나 지난 3일 동료와 함께 상사에게 불려가 “이달 말까지 쉬지 말고 나와달라”는 얘기를 들었다. 7월부터는 나오지 말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이후 그의 불안감은 급속히 증폭됐다. “아, 주소부정의 무직이 되는 것은 점점 절망적이다.”(6일 오전 1시44분) 1시간 뒤에는 “하고 싶은 것 살인, 희망 와이드쇼 독점”이라고 적었다.

"8일 대낮에 발생한 도쿄 아키하바라 ‘묻지마 살인’을 계기로 일본 파견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근무하던 자동차공장 파견근무에서 해고돼 자포자기했다고 밝힌 용의자 가토 도모히로는 고교 졸업 뒤 5년간 파견노동을 중심으로 5곳의 일자리를 전전했다. 그는 자신의 의사와 달리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자신을 패배자라며 절망감을 표현했다."

"지난 8일 파견노동자가 저지른 도쿄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에 놀란 일본 정부가 부랴부랴 일부 비정규직 제도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후생노동상은 최근 워킹푸어(아무리 일해도 빈곤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계층)의 온상으로 지적돼온 날품팔이 파견노동제도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돼야 한다”며 통역사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종 외에는 제도 자체를 금지할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이를 위해 노동자파견법 개정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권두섭 |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 철폐연대 법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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