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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법 5년, 통한의 세월을 없애버리자!

:: 2003-07-07   조회: 2256

파견법 5년, 이 땅의 노동자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2000년 6월 30일 파견노동자를 보호한다던 파견법은 오히려 2년 이상의 파견노동자에게 해고통지서를 날려버리게 만든 가슴시린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 그 이후로도 파견법은 많은 파견노동자의 고용불안을 일상화시켰고, 26개 업종외의 업종에서도 위장도급의 형태로 불법파견을 야기시켰다. 그렇지만 파견법의 무자비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보이던 파견법 확산의 조짐은 2003년 7월 1일부터 시행령이 떨어진 경제자유구역법을 통해 면밀히 보여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법 제17조 제5항에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친 전문업종에 관해 파견허용업무·허용기간 확대한다'는 조항을 통해 말로만 무성하던 파견법 확산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알다시피 파견법은 노동자들에게 중간착취와 주기적 해고라는 불안을 강요하고 있다. 파견법 6조 3항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의 파견노동자 보호조항이 도리어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는 사용사업주들에 의해 2년마다의 파견노동자 주기적 해고의 근거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2000년, 2002년에도 방송사를 비롯한 파견 사업장들에서는 2년마다의 노동자 물갈이가 반복되었다.

또한 파견·용역노동자들이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사용업체에서 일정업무를 외주·용역화할 때 일단 임금이 삭감되는 데다가, 용역업체를 거치는 과정에서 다시 30-50%의 임금이 중간착취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제8조(중간착취의 배제)는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인으로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파견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1998년 제정된 파견법은 '간접고용'을 법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실제로는 중간착취를 합법화시키고 저임금 구조를 확산시킨 것에 다름아닌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파견법은 불법파견이라는 변종을 낳기도 했다. 파견허용 업종이 26개업종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조항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만큼 불법파견은 이미 업종을 불문하고 횡행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는 이에 대한 어떠한 감시 단속도 시행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설사 노동조합의 불법파견 진정에 의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리게 되더라도 시정과정에서 사용사업주의 파견노동자들에 대한 어떠한 고용보장도 강제해내고 있지 못하다. 이로 인해 사용사업주는 불법파견 판정이 나더라도 파견사업주와의 계약해지, 즉 파견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로 간단히 책임을 회피해 버리지만, 노동부는 이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며 파견노동자들의 고용문제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 결국 불법파견 사업장에 대한 어떠한 단속도, 파견 노동자들에 대한 어떠한 보호도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사업주들은 불법파견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활용하고 있다. 노동부가 불법파견 사업장에 대한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기운데 불법파견은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인사이트, 한진면세점, 도시철도 청소용역노조, 캐리어 등에서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대구 성서공단노조의 아세아시멘트 사례를 보더라도 불법파견은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이제, 2003년 7월 1일은 노동자들에게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날이 되었다. 고통스런 파견법이 시행된지 5년이 되던 날이고, 치욕스런 경제자유구역법이 시행되는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전 나왔던 노사정위 공익위원안에서도 파견법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2년이 3년된다고 문제의 본질이 사라지지 않는데도 기간을 늘리고 업종을 늘리는 방식으로 파견법은 점점더 거대한 몸짓을 부풀리고 있다. 방법은 하나다. 이와 같은 문제는 파견법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중간착취 합법화와 저임노동을 확산하는 파견법은 마땅히 철폐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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