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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투쟁은 노동법개악 저지! 노동기본권 쟁취!의 총체적 맥락 속에서 조직되어야 한다.

:: 2003-12-27   조회: 3056

▲ 사진 출처 노동과 세계
○ 작년과 같은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하반기 투쟁을 준비하면서 작년 민주노총의 3대악법 철폐투쟁을 기억한다. 주5일제와 연동된 근로기준법 개악안, 경제자유구역, 공무원조합법. 3대 악법을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총파업 투쟁을 비롯한 총력투쟁을 전개했다. 근로기준법 개악을 사활을 걸고 막아내고자 한 금속대오 중심의 상경투쟁으로 국회앞은 장사진을 이루었고 공무원들은 연가투쟁을 불사하며 공무원의 노동3권을 완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전개했다. 그 결과 투쟁주체가 분명했던 주5일제와 공무원조합법은 다음 정권으로 유예되었고, 투쟁주체가 명확하지 못했던 경제자유구역법안만 홀로 통과되는 비운을 맞았다. 뒤늦게 경제자유구역법 통과가 목전에 이르렀을 때 급하게 조직된 대오로서는 경제자유구역법안의 통과를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기력함을 맛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정권은 노동계를 배재한 채 일사천리로 시행령을 통과시키고 외국투자자들의 구미에 맞게 이땅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급격하게 하락시킬 준비를 완료했다. 법안 통과 이후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월차휴가, 생리휴가의 폐지, 파견업종의 전면적 확대 등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악화시키는 내용의 자본의 특구를 전국화하려는 시도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법안 통과 이후 운동진영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권교체 이후 잠시 노동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줬던 사회적 합의의 외피를 깨고 본격적인 정권의 반격이 시작되는 2003년 하반기,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우리는 작년 3대악법 철폐투쟁에서 일관된 맥락을 가지고 있는 법제도 개악에 맞선 투쟁을 총체적 관점속에서 조직하지 못했던 것을 뼈아픈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법의 개악의 흐름을 명확히 인식하고 총체적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 그래서 이번에는 저들이 우리의 약한고리를 끊고 투쟁대오를 분리시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가 작년투쟁의 한계를 딛고 일어서는 길이다. 하반기 우리가 착목해야 할 지점은 주5일제를 빌미로 노동시간·휴가휴일의 탄력적 운용을 꿈꾸는 근로기준법 개악, 2년여간의 노사정위원회의 기반적인 논의경과를 바탕으로 정부입법으로 강행될 비정규노동자 보호입법, 그리고 노동운동 탄압의 계획된 마스터플랜 - 사용자대항권 강화안을 모두 저지하고 노동자들이 누려야만 할 노동기본권의 내용을 부각시켜내는 것이다.  

○ 노동법개악 공세는 일관된 맥락과 총체성을 특징으로 한다.

96, 97년 노동법개악을 통해 전면적 구조조정의 포문을 열었던 자본은 폭력적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일상적 구조조정 체제로의 도입을 위한 법제도화를 체계적으로 진행중에 있다. 현재의 노동법 개악은 이러한 일상적 구조조정의 제도화 - 노동유연화라는 지속적인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또한 이에 저항하는 세력에 대한 공권력을 통한 가차없는 응징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
2001년 2월 노사정 합의로 복수노조금지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금지조항을 맞바꾸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며 전면화되기 시작한 노동법개악 공세는 동년 6월 모성보호 조항과 여성노동자들의 노동시간관련 규제 폐지를 맞바꾸는 여성노동법개악으로 이어졌다. 2000년 들어서면서 노동시간 단축논의는 자본주도의 근로기준법 개악안으로 정리되어 갔다. 정부는 노동시간을 탄력화하고, 유급휴가를 축소하고, 잔업수당을 인하할 수 있는 구체 방안을 마련한 자본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법안은 국회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사정위원회 비정규특위에서 비정규직 보호의 미명아래 기간제노동을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지 않는다거나, 파견업종의 전면적 확대와 특수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유사근로자 논의 등 비정규직의 전면적 양산을 내용으로 하는 비정규노동자 보호법안의 논의로 이어지면서 자본의 의도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흐름은 주지하다시피 노동유연화 관철의 제도적 단계에 있으며 그 핵심은 바로 노동자들의 고용의 유연화, 노동시간의 유연화라는 하나의 맥락속에 있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시간, 임금의 불안정성은 더욱 확대되어가고 있고, 그결과는 정규직의 비정규직화, 이로 인한 전체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의 박탈과 노동조건의 하향평준화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하반기 투쟁은 하나의 단일한 투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이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비정규직을 확대 양산하고 노동자의 단결의 권리를 박탈하는 정권과 자본에 맞서 노동법개악저지! 노동기본권쟁취! 투쟁으로 모아져야만 한다. 위기의식을 고양시키자. 96, 97년 치열했던 자본과의 일대격돌이 또다시 목전에 와 있다.

○ 주5일제와 연동된 근로기준법 개악기도
   1998년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요구가 노동계에서 제출되면서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사회적 요구가 쟁점화되기 시작했다. 당연히도 경영계에서는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의 위기를 가중시킨다며 쌍수를 들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그런데 2000년 들어서면서 자본의 태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시간의 탄력화나 휴일축소와 무급화, 연월차수당 폐지, 초과근로수당 인하 등에 합의한다면 주5일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줄곧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자본의 주도하에 놓였다. 자본은 생산성이 떨어지는 토요일 근무를 없애는 대신에 근로기준법의 노동시간, 휴일휴가 관련 규정의 전면적 개악을 맞바꾸기 하겠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주5일제는 대세로 자리잡았고,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입장을 내야할 때가 왔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의 대세를 자본의 입맛에 맞추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주5일제를 재논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것은 화합의 제스츄어에 불과했고 정부의 태도는 하나도 변화한 것이 없었다. 재계는 머리를 굴려가며 정부안이 자본의 구미에 딱 맞는다는 것을 숨긴채 엄살을 부렸고, 결국 정부안이 노동자 안과 재계안의 중립적인 안인듯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정부는 협의와 무관하게 임시국회 본회의 통과를 강행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논의로 인해 노무현 정부의 실체는 바로 드러났다. 노동유연화에 조응하면서 자본의 입맛대로 기업하기 좋은나라, 노동자는 죽어가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안은 고작 12일의 휴일을 늘이면서 최대 20%의 임금삭감을 강요하고 있다. 잔업에 특근을 더해 초과근로수당, 연월차휴가수당 등으로 부족분을 충당해야만 하는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연간 2500시간에 달하고 있지만,  이러한데도 정부안은 연간 평균 1개월치 임금에 해당하는 연월차휴가수당을 폐지하고 잔업수당의 할증율마저도 25%로 인하하겠다 하고 있다. 심지어 여성들에게 부여되는 생리휴가수당 폐지안까지 내놓고 있다. 정부안을 보면 초과노동한도를 기존 12시간에서 16시간으로 확대하고, 변형근로제도 3개월로 강화힌다. 보상휴가제의 도입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하고도 임금을 못받게 된다. 노동자들은 기계도 아닌데 밤이든 낮이든 자본의 입맛대로 노동시간을 바꾸고 수당마저도 안주겠다는 셈이다.
  자본은 이렇게 노동시간 주 4시간 단축을 핑계로 노동강도강화와 초과근로수당 삭감을 노리고 있다. 노동계가 핵심적으로 요구했던 임금보전 방안은 '법개정으로 인해 기존의 임금수준과 시간급통상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한다'는 포괄적·선언적 문구만을 법부칙에 명시하는 것으로 그쳤다. "자본이 원할때는 밤낮을 가리지 말고 일해라. 더 많이 일하고 더 조금 가져가라." 이것이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내놓은 안의 실체였다.

○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 명목의 노동법 개악
  5월 23일 노사정위 비정규직특별위원회는‘공익위원안'을 채택하고, 2년여에 걸친 비정규직 보호방안 논의를 마무리짓고 그 결과를 정부로 이송했다. 8월말 노동부안이 나오는 데로 정부부처간 논의를 거쳐 정부입법안이 상정될 것이고, 빠르면 11월 국회통과를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내용을 살펴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기간제 노동의 사유규제나 파견법폐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비켜감으로써 자본의 노동유연화에 조응하고 있는 노사정위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냈다.
  노동계의 기간제 채용사유 엄격제한 주장에 대해, 공익위원들은 “남용은 적절히 규제하여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결국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인정하고 기간제 노동의 가장 중요한 사유규제 문제는 '적절히 규제한다'는 모호한 말로 정리되었다. 공익위원안은 '근로관계가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지속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간주한다'고 했으나, 그러나 이는 파견법이 시행되면서 겪었던 문제 -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기 직전의 의도적인 해고 -를 막을 수 없다. 오히려 기간제노동자 마저도 파견노동자들처럼 일정기간마다 주기적으로 해고될 빌미를 주지만 이것을 막을 방법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노사정위 공익위원안에서 파견노동의 문제는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를 확실히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오히려 가장 중요한 쟁점, 합법파견 노동자들에게 2년마다의 주기적 해고를 강요하는 파견법 폐지에 대해서는 도통 언급이 없다. 오히려 파견근로허용 대상업무 범위를 조정하기 위해 노사가 참여하는 별도 기구를 마련키로 했다고 하니, 중간착취를 용인하는 파견노동을 억제하기는 커녕 파견대상업무를 계속 확대하는 데 발판을 마련해준 셈이다.
  특수고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며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기존 노동법에서 규정하는 노동자가 아닌 특별법 제정을 통한 보호로 의견을 모았다. '유사근로자의 단결활동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유사한 지위에 있는 자에 대해서 단체조직권, 교섭권, 협약체결권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안은 현재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자의 지위를 버리고 노동조합을 탈퇴해 협회로 헤쳐모이라는 안에 다름아니다. 유사근로자 법안이 통과되면 특수고용화의 확산에 기름을 부은격이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기간제 사유규제의 거부는 기간제 노동의 확대, 파견업종의 전면적 확대는 파견노동의 확대, 유사근로자 법안은 특수고용화의 가속화이다.  이는 결국 비정규직을 손쉽게 양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고 법안 통과 이후 비정규직은 정규직 노동을 위협하며 더욱 급속도로 확산되어 나갈 것이다.
  
○ '사용자 대항권강화 12개 개혁과제'를 통한 노동운동 탄압
8월 6일, 산자부장관이 '사용자 대항권강화 12개 개혁과제'를 위한 노사관계법 개편안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바로 환영의 뜻을 내비치며 사용자 대항권의 법제화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정리해고의 경직성, 노조전임자임금, 쟁의기간중 임금지급을 노동에 대한 3대특혜로 규정하고 이를 척결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경제부총리가 기업주의 부당해고 형사처벌조항 폐지, 정리해고 예고기간 단축,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경영상의 이유'로 완화, 전임자임금폐지, 성과급임금체제로의 전면개편의 의지를 밝힌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이는 바로 노동운동 죽이기 마스터플랜. 노동자들의 단결의 무기인 노동조합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사용자 대항권강화 12개 개혁과제>
- 정리해고 요건 완화
: 정리해고 사전통보기한을 60일에서 30일로 축소, 정리해고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를 '경영상의 이유'로 완화
-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 계약기간 3년으로 연장
- 재량근로제  확대
- 법정퇴직금의 폐지 및 기업연금제 도입 : 8월말 9월초에 입법예고
- 노조의 부당 노동행위제도 신설
- 노조전임자 축소·폐지 및 전임자에 대한 노조의 임금부담
- 복수노조화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 쟁의 조정기간 연장
- 쟁의행위 찬반투표시 우편투표 허용, 파업찬반투표 의결정족수 3분의 2로 상향조정
- 파업기간 파견노동자 대체근로 허용
- 산별노조·산별교섭을 이유로 한 연대·동정파업 금지
- 유니온숍 규정 삭제

  근로기준법 개악을 통해 정규직 노동마저 불안정하게 만들고자 하는 시도, 비정규직 보호를 앞세운 비정규직 노동자 확산을 통한 고용의 불안정성을 확대시키고자 하는 시도, 노동기본권을 말살시키려는 자본의 공세에 대항하는 노동운동의 싹을 잘라버리려는 시도에 맞선 투쟁은 바로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안정된 노동을 위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는 투쟁이다. 특히 비정규직 보호입법 관련 투쟁을 또다시 비정규직들만의 투쟁으로 남겨놓아서는 안된다. 비정규직 보호입법은 근기법 개악안과 같이 오히려 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화살 역시 정규직을 향해 있음을 공유하자. 하반기 보수정치권이 세 법안을 놓고 국회에서 어떠한 장난을 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모든 화살이 바로 나를 향해 있음을 인식하고 총체적 대응을 준비해 들어가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근기법개악 저지투쟁 동력은 정규직, 비정규직 보호입법 투쟁의 동력은 비정규직으로 분리해서 사고하지 말자. 계속해서 투쟁의 주체를 분리시키려는 정권과 자본의 의도를 투쟁을 통해 무력화시키자.
  비정규직 보호법안과 관련된 노동부 논의가 8월 말경 마무리되어진다. 빠르면 연내 통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노동부에서 진행되는 논의를 보면 기간제에 대해서는 3년으로 연장하는 안이고, 사유제한에 대해서는 절대로 명시하지 않겠다는 것. 또한 파견법 확대가 에 대한 노동부의 의지는 매우 굳으며, 특수고용에 대해서는 안을 내놓지 않고 노사정위원회 특위로 넘긴다는 방침은 여전히 확고하다. 다만 산재보험 적용 문제를 놓고 새로운 안이 나올 가능성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의 인식은 많이 부족하다. 교육과 선전을 통해 하반기 투쟁의 의미를 바르게 인식하고 긴장감 속에 투쟁의 고삐를 당기자. 이제 더 이상 투쟁의 사생아는 없다. 철저한 무장으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투쟁을 만들어 나가자!
이지수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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