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정권과 자본에 맞서서 이제는 대안을 이야기 해야합니다. 특히 이러한 경제위기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실업과 반실업을 반복하는 불안정노동자들의 요구를 구체화하고 이를 위한 투쟁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이번호 특집에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우리의 요구를 구체화 시켜내고, 이 요구를 가지고 투쟁을 시작하려고 하는 단위들의 이야기를 실어보려고 합니다. 또한 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업관련 정책을 살펴보고 대안을 떠올려보고자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허구성 | 정지현
충북 실업자대회와 조직화 관련한 취지와 의미 | 김순자
반(反)실업대회 참가기 - 공공근로 인생 | 김병기
자본의 공황과 실업자운동| 원영수
노동권실현-생존권 쟁취를 위한 우리의 요구 | 엄진령 |
1. 무엇을 위한 일자리 창출 정책인가
지난 6월 2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일자리 나누기 정책의 개선과제’ 현안보고서에서 현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 창출한 기업이 19.0%에 불과한 것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현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정책이 인턴 등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어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라 지적했다.
알다시피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청년인턴, 주부인턴,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회서비스일자리 등 대부분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일자리일 뿐이다. 이는 비정규직법 개악과 더불어 더욱 빈번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일상적으로 비정규직이 일상화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또한 일자리를 나눈다는 명목으로 대졸초임 삭감, 기업 내 임금삭감 내지 동결의 조치와 함께 최저임금법 개악을 통해 임금 삭감의 흐름 역시 만들어 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권의 일자리 창출 정책이 과연 무엇을 위한 정책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의 일자리창출 정책은 대책만 있고 지켜지지 않았다거나 이를 실행할 예산 등의 부족 등으로 실효성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다.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은 이미 5월에 대통령 스스로가 노동유연화를 연내에 달성하겠다고 말했듯이 노동유연화를 향한 일련의 조치이며 흐름인 것이다. 한 쪽에서는 고용을 불안정화 시키고, 한쪽에서는 임금의 최저선을 무력화시켜 노동유연화를 완성하겠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의 핵심이다.
2. 정부의 일자리창출 대책의 현황과 문제점
정부 일자리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한시적 일자리의 창출로 불안정노동을 확산시킨다는 데 있다. 현재의 경제위기가 10년 전 IMF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규모이기 때문에 단순히 일시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에서 일자리 창출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오히려 불안정한 일자리를 더욱 장려하고 있다.
(1) 청년인턴제
공공부문에 정식 채용이 아닌 6~9개월짜리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방식의 청년인턴제는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젊은 층에 강요되고 있다. 청년층은 인턴제 등 불안정한 비정규직 일자리 밖에 주어지지 않고, 임금삭감은 기본이고, 경력 인정도 안 되는 불안정한 일자리이기 때문에 평생을 쳇바퀴 돌 듯 비정규직을 전전할 수밖에 없다. 인턴제야 말로 비정규직법에도 저촉되지 않고 문제의 소지도 없으니 그야말로 기업에게는 최고의 노동유연화 방법이고 노동자들에게는 최악의 고용불안 제도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청년인턴제도 모자라 줄줄이 청년실업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 청년 인턴제, 지식경제부의 1인 창의기업 육성, 노동부의 예비 사회적기업 발굴 사업, 서울시의 청년 창업 지원사업, 보건복지부의 대졸 실업자들에게 취약계층을 돌보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청년사업단 등이 그것이다. 청년인턴제를 비롯하여 이러한 일자리의 문제점으로 꼽는 것은 한시적 일자리 제공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올해 추경예산에서 370억원을 떼어내 77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지만 1년을 넘지 못하는 몇 개월짜리에 불과하고, 지원이 계속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청년인턴제를 시행한다면서 이미 고용되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고 그 자리에 청년인턴을 채용하여 악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공공부문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경우 작년 12월 105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결정하고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재계약을 해지한지 얼마 안 돼서 청년인턴으로 66명을 채용했다. 사측은 구조조정과 인턴제가 별개의 문제라고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고 하면서 기존의 일자리를 구조조정하고 비정규직노동자를 해고하면서까지 청년인턴제를 시행하는 이 같은 사례가 적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다는 데 있다. 이러한 인위적이고 한시적인 일자리를 통해 더욱더 열악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일자리 정책의 본질이다.
(2)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주부인턴제)
여성부 주관으로 나온 일자리 정책이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사업이다. 이는 임신, 출산, 육아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 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을 위해, 교육비와 교재비 등 직업훈련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 국가에서 부담하면서 맞춤형 구직상담, 직업교육 훈련, 직장적응을 위한 인턴 취업, 취업 후 사후 관리 등 원스톱 종합취업서비스 제공한다고 한다. 지난 2월 전국적으로 50개소를 지정·운영하면서 6월 이후 추가로 22개소를 지정하여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주부인턴 인원은 처음 1,000명에서 센터가 추가로 늘어남에 따라 3,88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여성노동자에게 가장 큰 문제는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임에는 틀림없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이 나오고는 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대책일 뿐이다. 이는 여성부 주관으로 진행되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사업에서도 다르지 않다. 특히 직장적응지원을 위한 주부인턴확대 등으로 여성취업을 불안정한 일자리로 만든다. 여성노동자의 경력단절을 채우기 위해서는 또다시 경력으로 인정되지 못하는 주부인턴 등 일시적인 일자리를 권장할 것이 아니라 근로기준법도 적용받고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3) 희망근로 프로젝트
취약계층의 일자리 제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희망근로 프로젝트사업은 2조원을 투입해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 40만 명에게 근로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으로 전국적으로 25만 명을 모집해 6개월간 고용하는 한시적 일자리사업이다. 희망근로프로젝트사업 역시 역대 정부가 취해온 한시적 일자리 정책과 다르지 않게 저임금의 ‘노동권’ 없는 일자리일 뿐이다. 희망근로프로젝트를 통해 실제로 진행하는 사업은 과거 공공근로사업과 다르지 않다. 풀 깎기나 휴지 줍기, 광고 전단지 떼기, 도로나 광장 바닥에 붙은 껌 떼기, 단순 행정업무 보조 등이 대부분인데 그러다 보니 억지로 일을 만들어 낼수밖에 없고, 급작스럽게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각 지자체에서 할당받은 참여인원 수를 채우는 데만 급급할 뿐이라 문제투성이라고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이것이 과거 공공근로사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임금의 일부를 상품권으로 지급하여 준다는 것인데, 이 역시 생활을 영위하고 유지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희망근로 프로젝트 사업은 여타의 정책과 겹치고 있어서 문제이다.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기초생활 수급자가 이 사업에 참여하면 소득이 생겨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할 수도 없게 되어 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희망근로 참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기존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종사자들의 일자리 역시 보존되지 못하고 있다.
거액의 추경예산을 퍼부어 진행되는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하지도 저소득층에 대한 생활을 안정하게 하는 것도 아닌 것이라면 다시 한 번 제고해 봐야 한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저소득층에 대한 다양한 사회 안정망을 정비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4) 사회적 일자리 창출
경제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 사회서비스를 확충하겠다고 하지만,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에 따라 오히려 그동안 공적부조의 형태로 제공되던 사회서비스 마저 이용자 당사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바우처(이용권) 제도의 도입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권리를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창출의 영역으로 만들기 위해 사회서비스 시장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을 통해 제공하는 일자리는 저임금에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불안정한 일자리로 가득차 있다. 사회적 일자리 확충은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한 ‘재생산 노동 영역’에서 확대되고 있다. 간병인, 활동보조인, 노인 돌보미, 산모신생아 돌보미 등 이 분야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적용조차 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는 사회서비스 확충전략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노동권은 전혀 보장되지 못한 채 여성에게 적합한 일자리라는 수식과 함께 마구잡이식으로 장려되고 있다. 경제위기를 틈타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더 불안정한 일자리를 강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를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필수적인 권리로 제공하고 여기에 종사할 사회서비
스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 녹색 성장 건설 경기 부양을 통한 일자리 창출
녹색뉴딜로 알려진 건설 경기부양을 통한 일자리창출 정책 역시 추진되고 있다. 대규모 장비와 인력이 투입되는 도로, 하천 정비 등 사회간접 자본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려 6~10만개 정도의 일자리를 새롭게 증가시키겠다고 한다. 녹색뉴딜은 오는 2012년까지 4대강 정비를 비롯한 36개 사업에 총 50조원을 투입해 9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하는데, 이처럼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대운하를 추진하려는 발상을 다르게 포장하여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드는 예산만도 23조원이나 된다. 이러한 인위적인 일자리들은 일시적인 일자리를 만들 뿐이고 오히려 사업이 끝난 이후 없어진 일자리 때문에 더욱 실업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불안정해 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핑계로 재벌 건설사들에 자금을 지원하여 간접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떠받치고 부자들의 배를 더욱 불리고,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지속적이지도 못한 불안정한 단기 일자리를 마구잡이로 양산하여 가난한 노동자들의 배는 더욱 굶주리게 하는 정책일 뿐이다.
(6) 단시간 근로 확대
이러한 일자리 창출 정책이 문제가 많음에도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의 주요 정책 목표로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을 잡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파트타임’으로 불리는 단시간 근로 확산을 유도하고 있어 불안정한 일자리 창출은 계속 확산 될 전망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 부문부터 단시간 근로에 적합한 직무를 발굴한다는 계획 아래 관계부처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이후 민간 부문의 상용직 단시간 근로모형 개발도 지원하겠다고 하고, 육아를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육아기근로시간 단축제 활성화 방안도 마련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지난 몇 년간 여성노동자에게 권장했던 단시간근로 촉진 방안의 문제점에 대해 많은 지적이 있었음에도 다시 확대하여 시행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여성의 일자리를 더욱 단시간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고 고착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비정규직법 개악안 내용 중 하나인 단시간근로의 시간을 현행 주 15시간 미만에서 20시간 이하로 확대하는 내용과 함께 추진되는 이러한 흐름은 불안정한 비정규직의 형태로만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3. 일자리 보장이 되지 않는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Job-sharing (잡 셰어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일자리 나누기’의 경우 작년 말부터 공기업을 시작으로 추진되고 있다. 대부분 대졸 신입의 초임을 나누어 마련한 재원으로 비정규직 인턴 일자리를 만드는방식으로 정확히 말하면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이다. 공공부문의 경우 ‘제6차 공공기관 선진화계획’에도 인력감축안이 나오면서 최근 공공부문에는 인턴사원만 부쩍 늘고 정규직 채용은 급감하거나 오히려 해고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공공부문 뿐만이 아니다. 30대 그룹이 지난 2월 25일 고용 안정과 일자리 나누기에 경제계가 앞장서기 위해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을 최대 28%까지 삭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러한 흐름은 공공기관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즉, 정부의 Job-sharing (잡 셰어링) 확대로 인한 공공기관 인턴제는 정규직으로의 일자리 창출의 효과도 전혀 없고 불안정한 고용으로의 일시적 확대와 더불어 오히려 임금삭감의 효과만 가져왔다.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 대책’이 아니라 ‘임금 삭감’의 의도를 더욱 드러낸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점점 확산되고 장려되는 현실이다. 기존의 노동자들에게도 임금삭감을 당연한 전제로 일자리를 나누어야 하는 것이 미덕처럼 강요되고 있다. 기존의 노동자들에게도 임금동결 및 반납, 연차(강제)사용 등이 역시 ‘일자리나누기’ 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공부문, 금융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공공부문에서는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는 임원들의 연봉을 10~30%가량 삭감한 바 있고, 가스공사 등에서도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을 검토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금융산업노사대표교섭회의에서 금융업계의 사용자 대표인 은행연합회가 기존 직원 임금 5% 삭감 방안을 제안했다. 공공부분과 금융권 뿐만 아니라 제조업에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GM대우자동차의 경우도 고용안정특위에서 정규직의 전환배치를 합의한 직후 회사측이 기본급 10% 삭감, 각종 복지후생제도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결국 정규직노동자들에게도 일정기간 고용을 유지하는 것을 빌미로 임금·노동조건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이것이 일자리 나누기의 대안인양 포장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자리 나누기를 권장하며 정부가 하는 일은 고통을 감내하는 노동자가 아닌, 기업에게 세금을 감면해주고 지원금을 주는 일뿐이다. 지난 3월 기획경제부가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Job-sharing (잡셰어링)을 하는 기업에 고용유지 지원금을 기존 583억 원에서 최대 2천400억 원으로 늘리겠다고 하고, 노사간 합의를 통해 노동자의 임금삭감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삭감액의 50%를 기업의 손비로 인정해 법인세 과세소득에서 추가 공제하겠다는 것인데, 무능한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방안은 노동자들을 쥐어짜서 고통을 분담시키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4.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재정 지원 방안들의 현황
(1) 기업의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와 기업세금감면
일자리창출 정책과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것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기업에게 각종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한 기업이 고용유지조치계획을 지방노동관서에 제출한 뒤 휴업이나 휴직, 직업훈련 등의 방법으로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임금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로 지원 수준을 상향 조정하여 중소기업은 임금의 3분의 2에서 4분의 3으로, 대기업은 임금의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올리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는 노사 합의를 통해 무급 휴업을 양보를 하도록 만들고 있는 방안인데, 이러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경제위기의 책임은 노동자들이 떠맡게 되고, 경제위기에 맞선 노동자의 투쟁을 가로막으려는 의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 같은 경우에 무급휴업이 결정되면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는 효과를 나타나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은커녕 일자리 지키기조차 전혀 이루어지지 못한다. 또한 고용유지 지원금은 한두 번을 제외하고
는 재원 마련이 지속적이지 않아 대부분 한시적인 조치에 불과한 대책이다.
이 뿐 아니라 각 종 기업 세금 감면 조치도 시행되고 있다. 지방에서 창업하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주어지는 소득세 또는 법인세 50% 감면은 2009년 말에서 2011년 말로 2년간 연장되었고,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자동차 살리기 세금면제가 도입되어 자동차를 구입을 장려하는 등 기업을 위한 조치만이 계속되고 있다.
(2) 실업급여 재원 확대 (실업급여 6개월 연장)
실업급여 수급기간(90∼240일)이 끝나가지만 취업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실직자에게 급여 지급기간을 최장 60일까지 연장해 실업급여의 70%를 지급하는 개별연장급여제, 실업급증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가 발생한 상황에서 노동부장관이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실업급여(구직급여)가 종료되는 수급자격자에게 60일 범위내에서 실업급여를 일률적으로 연장하여 지급하는 특별연장급여제도 등 실업급여 확대 방안 역시 대책으로 나왔다. 이를 통해 실업급여를 6개월 연장하겠다고 했지만 기존 기준보다 사실 달라진 것이라고는 거의 없어 별다른 실효성이 없다.
(3) 실업자 및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에 대한 직업훈련 강화
실업자 및 영세자영업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직업훈련 강화와 연리 3.4%로 600만원까지 생계비도 빌려주는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영세자영업자에게는 폐업 후 임금근로자로 재취직이나 업종전환 등을 위해 직업 및 창업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중소기업 및 비정규직 노동자 대상으로는 주말 및 단기직무훈련과정도 도입이 방안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한시적이나 고용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 일자리를 알선하고 있고, 직업 훈련 비용 역시 일정정도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기업에게 세금을 감면하고 고용유지 지원금을 주는 것과는 비교된다. 예를 들어 직업능력개발계좌제 도입으로 향후 2010년부터는 실업자 무료교육이 없어지고 모든 교육이 계좌제도로 시행되면서 기존의 실업자 무료교육과 달리 자비부담을 20%나 해야 한다.
5.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명목으로 법 개악의 흐름은 어떻게 악용되고 있나
직접적인 일자리 만들기와 세제지원 말고도 또 한편에서는 고용을 창출한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정책을 마치 고용을 위해 시행하는 것처럼 포장하면서 악용하고 있다.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각종 노동유연화의 법 제도적 장치를 고용창출이라는 핑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모든 노동유연화가 더욱 손쉽게 진행되고 있다. 정확히 말해 정부의 의도는 애초부터 고용 안정이나 일자리 창출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하고 노동유연화를 달성하는 것에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분별한 ‘많은’ 일자리가 아니라 ‘건강한’ 일자리이다. 무분별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왜곡된 고용시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면 그것은 ‘일자리 창출’ 정책이 아니라 ‘노동유연화 강화’ 방안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앞서 얘기한 대로 일자리 창출 정책은 비정규직을 만드는 정책이고, 이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려는 영원한 비정규직화 작업인 비정규직법 개악과 맞닿아 있다. 정부에서 비정규직법 적용 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자는 비정규직법 개악안을 내놓았을 때도 고용안정대책이었고, 한나라당에서 유예안을 내놓았을 때도 명분은 대량해고에 맞선 고용을 안정시켜야한다는 이유였다. 말로는 비정규직 고용대책이지만 이 법안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의도는 해고의 자유를 확대하려는 기존의 연장선상일 뿐이다.
비정규직법 개악뿐 아니라 ‘고용지원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을 추진할 때도 맥락은 고용시장 활성화를 위해 직업알선을 해주는 고용지원분야를 산업화해서 고용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면서 파견업종을 확대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인력 파견업체의 전문화 대형화를 통해 이제 고용 시장에서 더욱 손쉽게 비정규직을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60세 이상 고령자 감액, 수습노동자의 감액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 숙식비용 공제 등을 내용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최저임금법 개정 역시 현행 ‘최저임금제’만이 아니라 임금에 대한 최저선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경제위기에 대처할 능력과 수단이 없는 정부로서는 임금삭감이 거의 유일한 방책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제를 공격하고, 임금삭감과 양보교섭을 강요하고, 초임삭감 등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의 일련의 정책은 모두 동일한 맥락에 놓여있는 것이다.
6. 기만적인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우리가 해야 할 일
(1) 인위적이고 일시적인 일자리가 아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현재의 경제위기가 10년 전 IMF 때와는 질적으로 다른 규모이기 때문에 단순히 일시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망에서 일자리 창출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오히려 불안정한 일자리를 더욱 장려하고 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 될수록 계속되는 실업을 빌미로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그것은 일자리를 마련해준다는 명목으로 고통을 분담하고, 지켜야할 당연한 권리 노동권을 부정하고, 생존에 대한 불안을 일상화하는 방식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위적이고 일시적인 일자리는 당장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조건과 노동권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침투할 것이다. 이에 우리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우리의 노동권과 생존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한다.
(2) 일자리 창출보다도 해고에 대한 규제 강화
정부는 비정규직법 개악이나 최저임금제 개악 뿐 아니라 근로기준법 개악 역시 준비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개악의 대부분은 해고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리해고의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종전보다 삭감된 노동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기업측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변경해지제도’를 근로기준법에 도입하겠다거나, 현행 정리해고제에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라는 정리해고 요건에서 ‘긴박한’을 삭제해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로 완화한다는 등의 방식으로 해고의 요건을 강화하는 흐름들이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법 개악이 비정규직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의 무한해고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면, 근로기준법 개악은 전체 노동자에 대한 해고 권한 확대의 흐름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반정립하는 해고의 강화는 막아야 하는 것이며 해고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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