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05년부터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2003년 말까지 법안을 마련하여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노동연구원에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002. 5. 6 노사정위원회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그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의 적용방안을 강구한다는 합의가 있은 이후 2003. 3. 19 노동부는 2005. 1. 1부터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시키겠다는 방침을 청와대에 보고하였다.
정부의 계획에 의하면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이면서도 근기법상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여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던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는 점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이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 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여기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측면을 검토하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산재보험 적용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2. 노동연구원의 산재보험 적용방안
1)적용대상 선정방법
현행 산재보험법에서는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을 근기법상의 근로자로 하고 있으나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을 근로기준법에서 독립된 독립법적인 성격으로 재편하여 적용대상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 개념이 아닌 산재보험법에 독자적으로 피보험자 그룹을 정의하는 노동법과 사회법의 이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산재보험법에서의 적용대상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employee)보다 폭이 넓은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취업자(worker)'로 명명하고 있다.
노동연구원 보고서에서는
① 특정사업주를 위하여 노무를 제공하고 이로 얻은 수입으로 생활할 것,
② 타인을 고용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노무를 제공할 것,
③ 노무제공에 있어서 직ㆍ간접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을 것
이라는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안에서의 유사근로자 개념을 인용하면서 위의 3가지 개념에 추가하여 "산재보험의 적용을 위하여 평균적으로 자신의 전체 보수의 상당액(예 : 1/2 또는 3/4등)을 어떤 특정사업주로부터 받고 있는 경우"를 추가하는 방안을 '취업자'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특수고용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방안은 노동관계법상의 근로자 여부와 관계없이 개별 직업군의 업무특성과 재해ㆍ질병위험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보험법상의 보호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여 산재보험 적용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산재보험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가입 및 적용방법
노동연구원 보고서에서는 산재보험 적용대상으로 결정된 특수고용노동자의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강제되며 적용대상으로 분류된 노동자의 경우에는 보험료를 사업주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 노동자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당사자가 전액을 부담하거나 당사자와 사업주가 일정비율로 분담하도록 하고 보험 적용도 강제적용이 아닌 임의적용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3. 산재보험 별도의 기준 마련
1)각국의 적용 방식
한국은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게만 산재보험이 적용되어 근로기준법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산재적용을 받을 수 없다. 근로자와 사용자로 구분하는 2분법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어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특별가입제도에 의해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특별가입제도에 의한 산재보험은 강제방식이 아닌 임의가입 방식이며 보험료도 사용주가 아닌 피보험자 당사자가 부담하여야 한다.
독일은 노동법상의 근로자 개념과 사회보험법상의 취업자를 구분하여 산재보험의 가입대상은 산재보험법에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다. 독일은 근로자와 유사근로자, 그리고 사업주의 3분법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근로자와 유사근로자가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이 된다. 취업자성이 인정되면 산재보험 강제적용대상이 된다. 독일에서는 취업자와 자영업자를 구분하는 5가지 조건을 마련하여 이 중 3개 이상이 해당되면 취업자로 간주하여 사회보험을 강제가입 시키고 있다.
<독일에서 취업자와 자영업자를 구분하는 5가지 기준>
①자신의 일과 관련하여 월 630마르크 이상의 임금을 주는 근로자를 두지 않는 경우
②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한사람의 사업주를 위하여 일하는 경우
③일반적으로 전형적으로 근로자가 하는 일을 하는 경우
④전형적으로 사업주가 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닌 경우
⑤외형적으로 한 사업주에게 고용관계에 의해 수행된다고 간주되는 일을 하는 경우
영국에서는 '노무제공자'를 뜻하는 'worker'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근로자에 해당하는 피고용인은 'employee'라 부르고 있으며 이 보다 포괄적인 개념인 'worker'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영국에서의 노무제공자의 정의는
①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있거나,
② 본인의 직업적 고객에 해당되지 않는 계약상대방에게 일정한 근로 또는 서비스를 직접적으로 제공할 것을 약정하는 여타의 계약 하에서 통상적으로 근로하거나 근로하려고 하는 자
를 말하고 있다.
프랑스는 근로자와 사용자로 2분하고 근로계약의 존재여부를 추정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근로계약의 성격에 따라 일반근로자와 특수형태근로자로 구분하여 산재보험을 강제 적용한다. 노동법과 사회보장법에서는 일반규정을 두고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판단은 판례와 직군별 단체협약에 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근로자성이 인정 또는 추정되나, 동시에 일반근로자의 근로조건과는 다른 특수성을 고려하여 각 직업범주에 고유한 규율을 정하고 있으며 노무제공자로 불리는 이들의 직업범주는 외무원ㆍ외판원ㆍ대리인, 재택근무자, 연예인, 예술가, 모델, 공동주택의 수위, 가사사용인이 포함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직업범주에 속하는 "외무원ㆍ외판원ㆍ대리인"을 인정하는 기준을 살펴본다.
<프랑스 외무원ㆍ외판원ㆍ대리인의 범주>
①하나 또는 둘 이상의 사용자의 이익을 위하여 근로할 것
②대리인으로서의 직업을 사실상 배타적이고 항상적으로 행할 것
③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어떠한 상업적인 활동을 실질적으로 행하지 않을 것
④판매 또는 구매를 위한 재화 내지 용역의 종류, 활동지역 또는 방문하여야 할 고객의 범주,
보수율을 정하는 약정을 사용자와 맺을 것
* 단, 네 번째 사항에 대해 활동지역이나 고개범주가 정해지지 않으면 외무원ㆍ외판원ㆍ대리인의 지위에 인정되지 않음
오스트리아는 근로자, 유사근로자, 사용자의 3분법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유사근로자 계층에 대해서는 산재보험을 강제 적용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국가 중에는 2분법을 채택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3분법을 채택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본을 제외한 나라들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들에게 산재보험을 강제 적용시키고 있다. 일본은 특별가입제도 방식으로 임의적용하며 보험료도 특수고용노동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2)노동자성 논의와 산재보험 확대적용
가)적용확대
산재보험의 적용대상을 기존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서 산재법상의 "취업자"로 독립적으로 정리하면 산재보험의 적용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산재법의 적용대상을 근로기준법의 근로자로 제한하고 있으나 유럽을 비롯한 여러나라에서는 노동법의 적용대상과 사회보험법의 적용대상을 별도로 정립하고 있으며 사회보험 상의 적용대상은 노동법의 적용대상보다 넓게 설정되어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사회보험법의 적용대상을 근로기준법과 구별하여 독자적으로 정립할 경우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의 적용대상이 크게 확대되어 보험이 적용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를 비롯한 많은 노동자들이 사회보험의 보호를 받게 될 수 있게 된다.
나)'취업자' 범위
산재보험 적용 범위를 새롭게 정할 경우 "취업자"를 어떻게 개념정리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게된다. 취업자의 범위와 개념을 어떻게 정리하는가에 따라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의 범위가 달라지게 된다.
'취업자'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은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따라 발생하는 '전통적인 근로자도 아니고 전형적인 사업자도 아닌 노무제공자'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인적종속성이 결여되어 노동법 상의 근로자로 인정되지 못하는 계층인 이들 노동자 집단을 구분하는 기준은 '경제적인 종속성'과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이 되어야 한다.
다)근로자성 논의에 미칠 영향
산재법상에 적용대상을 정하게 되면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 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개념을 도입하여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할 경우 이러한 논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논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상당수가 현행법에서도 '근로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과 관련하여 '취업자' 개념을 도입함에 있어서,
①우리나라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은 현행법에서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하는 근로자적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럽 등에서의 특수고용노동자와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②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유사근로자 개념은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 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산재보험을 적용함에 있어서 유사근로자 개념의 사용을 반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라)산재보험가입에 대한 노동자의 태도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레미콘운송노동자와 골프장경기보조원은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가입을 가장 우선적으로 개선할 사항으로 꼽고 있으며 학습지 교사들은 근로자성 인정을, 그리고 보험설계사들은 수당지급 규정개선을 최우선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들고 있다.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가입은 근로자성과 함께 특수고용노동자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하기를 요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산재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직종인 레미콘운송노동자들과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은 산재보험 가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표 1]종사자의 건강과 근로복지를 위해 직장에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
1순위
2순위
3순위
4순위
레미콘 운송노동자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가입
근로자성 인정
소득수준개선
기름값이나 차량유지 보수비 등 지원
87.7%
77.8%
63.5%
50.8%
골프장 경기보조원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가입
근로자성 인정
직장내 인격적 대우 및 성희롱 금지
소득수준 개선
92.0%
89.1%
66.2%
16.4%
학습지 교사
근로자성인정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가입
소득수준 개선
학습지 교사가 휴회홀딩하는 관행
61.7%
57.8%
50.0%
38.3%
보험설계사
수당지급 규정개정
근로자성 인정
산재보험을 비롯한 사회보험 가입
소득수준 개선
77.0%
52.5%
47.5%
44.8%
4. 산재보험 적용방식
강제적용과 보험료 사업주 부담은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확대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일본에서는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에게 임의적용 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노동자가 산재보험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일반근로자와 아무런 차이가 없이 강제보험방식의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그리고 독일 사회법전 제7권 제2조1항 제1호에 해당하는 근로자처럼 활동하는 자인 취업자도 산재보험의 강제적용대상이 되고 있다.
[표 2]산재보험 가입희망
가입희망
가입희망 않음
회사 전액부담일 경우
회사와 본인 공동부담 경우
본인 전액부담 경우
레미콘 운송노동자
88.9%
8.7%
2.0%
0.4%
골프장 경기보조원
88.6%
10.4%
0.5%
0.5%
학습지 교사
66.5%
25.7%
1.5%
6.8%
보험설계사
66.8%
18.4%
2.7%
11.8%
특수고용노동자의 대부분은 산재보험의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 신재보험에 가입할 경우에도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부담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산재의 위험이 높은 레미콘 운송노동자와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경우 90% 가까운 노동자들이 회사가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산재보험 가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산재보험 가입방식에 대해서는 강제가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약간 강하게 나타난다. 레미콘 운송노동자, 학습지교사, 보험설계사들은 강제가입이 약간 높은 반면에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경우에는 임의가입을 선호하는 수가 많다.
5. 마치며
기존의 법체계를 유지한다고 전제할 때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방안이 특수고용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근로자임에도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노동법과 사회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노동법의 현실적인 상황에서 근기법상의 근로자성을 인정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많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산재보험 가입을 가장 우선적인 과제로 요구하고 있다. 특히 산재위험이 높은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더 절실하다. 아울러 특수고용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을 사회보험의 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현실적인 요구이기도 하다. 근로자성의 인정을 통한 완전한 노동권의 확보는 노동법상의 권리를 확보하는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에 계속적인 투쟁 과제로 설정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산재보험법에 별도의 적용대상을 규정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특수고용노동자의 상당수가 현행법에서도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취업자'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되면서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 논쟁에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하며 산재보험의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노동법상의 근로자 개념을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함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