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에 서명을 거부해서 해고당한지 8개월
뜨거운 여름에 시작된 투쟁이 추운 겨울을 지나 파릇파릇 새싹이 돋는 봄을 맞았습니다.
회사는 원춘희 동지의 목숨을 건 항의가 쇼라고 말을 합니다.
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그것이 쇼라면,
당신들도 쇼를 해 보세요!
감히 그렇게 못할 것입니다. 우리 조합원들처럼 절박하지 않으니까요.
더 늦기 전에 성실교섭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당신들도 쇼를 해 보세요
- 투쟁 260일차 한원CC 집중집회
지난해 7월 한원CC 측의 일방적인 경기보조원 용역화 강행으로 시작된 싸움이 해를 넘겨 260여일에 이르렀다. 부당한 해고와 용역깡패를 동원한 살인적인 탄압. 한원CC 노동자들의 분노는 조합원 원춘희 동지의 자살시도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가압류에 대한 부담과 더불어 누구 하나라도 죽어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절박감으로 지난 3월4일 스스로 동맥을 끊었던 원춘희 동지는 다행히 조기에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아 생명을 되찾고, 현재 다시금 투쟁의 전선에 함께 하고 있다.
함께 하던 소중한 동지를 잃을 뻔 했다는 분노와 절박감은 한원CC 노동조합의 새로운 싸움의 밑불이 되었다. 3월 9일 양재동 본사 앞 천막농성에 이어 3월 25일 단식농성에 돌입한 한원CC 동지들은 사측교섭 재개! 용역철회!를 외치며 더 이상 물러설 곳없는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질라라비에서는 새로운 싸움을 시작한 한원CC 노동조합 동지들의 기간 투쟁경과 및 이후 승리를 위해 되짚어져야할 부분에 대해 살펴보았다.
경기보조원들의 260일이 넘는 긴 투쟁
대부분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인 여성 조합원들에게 8개월 투쟁의 과정은 “정말이지 죽고 싶지만 억울해서 죽지 못하는 날들”이었다.
“얼마 전 한 언니가 “아이에게 정말로 먹일 게 없어서 간장을 비벼 먹였다”며 울더라. 조합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전기 끊는다”는 소리에 달려 나가는 일도 비일비재다. 초인종이라도 울리면 옆집에서 수도세 달라는 소리가 아닌가 가슴이 내려앉는다. 집에 들어가기가 겁난다는 언니들도 있다. 뭐 차비가 없어 조합 사무실에 못나오는 경우도 있다.” 1)
골프장 업체인 한원 CC는 경기도 오산에 위치해 있다. 한원 CC는 노동자 착취를 극대화하여 이윤을 늘리기 위해 경기보조원들을 1년 계약직 용역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작년부터 해 왔다. 사측은 '자치규약에 대한 서명'이라고 속이며 용역전환에 대한 서명을 강요했고 이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부당하게 해고했다. 이에 작년부터 한원 CC 경기보조원 노동자들의 줄기차고 끈질긴 투쟁이 시작되었다.
투쟁과정에서의 탄압은 가공할 만했다. 부당하게 해고한 것도 모자라 작년 7월, 용역깡패를 동원하여 농성 장소를 새벽에 침탈, 자고있던 여성 경기보조원들에 대한 폭행과 폭언을 서슴없이 자행했다. 이로 인해 2명의 여성노동자가 현장에서 실신하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사태해결을 요구하는 교섭 중 사쪽 협상대표가 창문을 뚫고 도망가는 파렴치한 사태까지 자행하기도 했다. 용역깡패들과 사측관리자들의 폭력뿐만이 아니다. 사측이 낸 집회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골프장 안에서 한원 CC 조합원들이 집회에 한 번 참석하면 200만원의 벌금이 떨어진다. 많은 동지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또한 회사는 전체 조합원에게 손해배상 15억원과 가압류 5억 5천만원이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으로 금전적 압박을 가했고, 원춘희 조합원도 2억 4천 1백만원의 가압류가 떨어진 상태이다.
교섭을 거부한 채 일상적인 폭행과 금전적 압박으로 일관하던 회사였지만 원춘희 조합원 자살 기도로 여론이 나빠지자 부랴부랴 교섭에 응하는 제스츄어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22일 교섭에서 회사는 조합원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용역철회”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시 교섭은 결렬 상태다.
자본이 붙여놓은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딱지
“왜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하냐구요? 그게 바로 특수고용노동자라는 거예요!”
(원춘희 동지와의 인터뷰 中)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란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노동자를 개인사업자 등록을 내는 방식으로 사업자화하여 노동자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일을 시키는 형식의 고용 형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고용형태는 서비스 산업의 발달과 정보기술의 발전 그리고 이윤증대를 위한 사용자들의 경영방식 및 노무관리방식의 전환 등으로 급증하고 있고 형태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경기보조원2) 도 특수고용 노동자이다. 경기보조원에 대해 사측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부인하며 사용자 책임을 회피한다. 그러나 경기보조원의 채용과 담당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해 정해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경기보조원 채용시 사측은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건강진단서 등의 서류를 제출하게 하고 관행적으로 연령제한을 한다.(캐디모집 표 첨부) 면접은 경기과정이나 캐디마스터가 하는데 사장이 직접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보조원 업무는 경기보조원으로 채용될 때 회사에 의해 정해지며3), 채용후 한달정도 무보수 교육을 통해 회사의 경기보조원 업무를 습득하게 된다.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의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다. (5월27일 전달하상 표 첨부) 주 1-2회 실시하는 경기보조원 조회 또는 석회 때마다 캐디마스터4), 경기과장 때로는 사장이 직접 나와 업무지시와 훈시를 하는데, 라운딩 업무만이 아니라 화장, 복장, 화법, 응대요령, 인사, 선 자세가 잘못되어도 벌당을 받는 정도다.
사측은 캐디가 개인사업자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경기보조원들은 지정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바꿀 자유가 없으며,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할 수 없다. 순번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고 지각(대기누락)만 해도 1-3일간 근무정지의 중징계에 처해지며, 라운딩 도중 화장실을 가야하거나 부상을 당한 경우에도 경기과의 허락이 있어야 코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특정 회사에 전속되어 지속적으로 근무한다. 프리랜서처럼 이 골프장, 저 골프장을 다니며 일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캐디피를 회사에서 직접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측은 경기보조원들의 고용의 특수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정해진 금액보다 더 많은 캐디피(오버피)를 요구하면 해고(자격취소)의 사유가 되는 등 캐디피가 고정급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 그리고 골프장협회의 권장에 따라 캐디피가 특정한 지역과 시기에 동일하게 정해져 있다는 점 등은 캐디피가 경기보조원업무라는 노동력 제공의 댓가라는 점을 더욱 명백하게 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 업무가 핵심적인 부분에 속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경기보조원이 없으면 골프장이 엉망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무분별한 내기골프, 코스에서 담배피기, 타수 속이기, 그린훼손 등)게다가 골프장의 수입과 경기보조원의 역할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데, 팀당 6분 간격유지는 경기보조원의 통제와 도움없이는 불가능하며 셀프라운딩의 경우 10분이상 시간이 벌어지므로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처럼 경기보조원의 업무가 골프장의 이해와 직결되어 있는 현실에서 경기보조원은 개인사업자이므로 사측에서 책임질 부분이 없다고 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논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같이 경기보조원이 각 골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노동자임이 분명함에도, 그녀들은 자본이 붙여놓은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딱지로 인해 노동자성 자체를 부정당한채 온갖 불이익과 차별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언제 일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캐디마스터 개인 판단이든, 회사 판단이든, 하물며 정직원인 경기진행자와 싸웠다는 이유로 해고되기도 한다. 회사는 경기보조원의 노동자성이 부정되는 법현실을 악용하여 경기보조원에 대한 대량해고를 남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보조원의 사용종속관계를 부정하기 위해 자율수칙, 자치회5) 를 강요하고 노(no)캐디제, 캐디선택제, 나이순 번호배치(40세이상 자진퇴사 강제) 등 수치심을 자극하는 비이성적, 반인권적 행위를 서슴치 않고 있다. 최근에는 노동조합 결성과 경기보조원의 투쟁 등으로 위협을 느낀 사측에서 노동자성 박탈을 완전하게 하기 위해 ‘조합원 부존재 소송’, 회원을 내세운 ‘단협무효소송’, ‘용역전환’ 등 법적 대응전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산재노출이 심각한 수준(2001년 경기보조원 업무상 재해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가 재해경험)6) 이지만 자비로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77%가 자비로 치료, 그 외 내장객 치료해주는 경우 18%, 회사에서 치료해주는 경우 5%) 부상 때문에 출근할 수 없는 기간에 임금손실을 감내해야 하므로 경제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여성노동자에게 지워지는 이중 삼중의 착취
여성의 비율이 높은 직업일수록 근로계약방식에서 특수고용형태로 고착화되어있거나 특수고용직으로 전환․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특수고용직의 상당부분을 점하고 있는 ‘서비스’업이 ‘여성’에게 적합한 것으로 규정내려지는 사회구조와 그로인해 발생하는 각종문제는 여성노동권의 측면에서 반드시 고찰되어야 할 부분이다.
경기보조원의 경우에도 여성의 비율이 압도적인 특수고용직인데, 사측이 임의로 지정하는 내장객에게 노무제공을 하고 그 대가로 캐디피를 지급받는 것이 사회적으로 노무제공의 대가라기보다 내장객의 레저활동을 돕는 보조의 수단으로 인식될 뿐이어서 노동능력에 대한 평가보다 외모, 나이 등의 조건을 강조하게 되고7) 이로 인한 성차별과 성희롱에 대해 무방비한 상태이다.
내장객에 의한 성희롱 문제는 만연해 있는 문제이다. 내장객은 만족하는 경기가 안되었을 때, 그날 기분에 따라, 경기보조원에 대한 비뚤어진 인식 때문에, 경기보조원들에게 폭언과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종종한다. 또한 필드에서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언어적, 시각적, 육체적 성희롱을 당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거부할 시 불친절하다는 항의를 받기 일쑤이고 회사측은 성희롱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는커녕 내장객의 항의에 대한 조취로 피해여성을 징계처리하거나 해고하곤 한다. 결국 여성 경기보조원들은 고용불안의 위협 속에서 불이익을 온전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경기보조원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성희롱 예방교육 대상에서도 제외될 뿐 아니라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성희롱관련 조항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조기정년의 문제도 만연하여 있는데, 골프장에서 10-20년간 일해온 경력자들을 40세 정년, 43세 정년 등으로 계속 해고시키고 있어 끊임없는 분쟁이 되고 있다.8) 이는 정규직과 다르게 정년차별을 한다는 점에서도 문제이지만, 그것이 여성이기에 당연한 문제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보다 심각성을 띤다고 하겠다.
경기보조원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노동과정에 있어서 차별과 폭력에 노출될 뿐 아니라, 투쟁의 과정에 있어서도 여성노동자라는 조건을 악용하는 성차별적이고 성폭력적인 탄압에 직면하고 있다.
한원CC 경기보조원들은 투쟁의 과정에서 사측이 고용한 용역경비업체 직원들로부터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당해왔으며 육체적․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게 되었다.
작년 7월23일 새벽 4시경 경기보조원이 잠을 자고 있던 천막농성장에 50여명의 용역깡패들이 들이닥쳤다. 잠에서 깬 조합원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쓰러진 여성조합원의 가슴을 밟고 지나가는 등의 폭력을 자행했다. 시멘트바닥에 집어던져져 머리를 다친 조합원, 어깨가 비틀려 인대가 늘어난 조합원, 밀려 넘어져 허리와 목을 다친 조합원 등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너무 무서웠어요. 새카만 양복을 입은 덩치 큰 남자들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을 해댔어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순간 여성이라는 사실이 수치스러웠어요.”
“깡패에요. 정말 깡패였어요. 여성의 신체를 비하해서 욕설을 해대는데...그때의 모멸감은 정말 표현할 수가 없어요 온 몸이 마구 떨렸거든요.”
“실랑이를 벌이던 중 한 용역깡패가 험상궂은 표정으로 “너 애기 있냐?”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애기 있으면 어쩌려고?”라고 했더니, “내가 너 대신 집에 가서 니 애기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는 거예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머리털이 섰어요. 이런 공포심을 느낀 건 태어나서 처음이예요. 지금도 그날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한원CC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 (2004.10) 中)
새벽에 20여명의 여성노동자들이 건장한 체격의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위압감을 조성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벌어진 폭력과 폭언은 여성노동자들에게 무력감과 공포감을 조성시켜 노동조합 활동을 탄압하려는 파렴치한 짓에 다름아닌 것이었다. 많은 경기보조원들은 7월23일의 폭력상황이 지난 이후에도 가슴이 옥죄고, 욕설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등의 정신적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이날 이후에도 사측은 지속적으로 용역깡패들을 통한 폭력을 한원CC 여성 조합원들에게 가했다. 이처럼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투쟁의 과정에서 보다 악랄한 폭력에 직면하게 된다. 여성노동자는 노동과정 뿐만 아니라 투쟁과정에서도 이중 삼중의 착취에 시달리는 것이다.
4월, 한원CC 투쟁의 열기로 뜨거운 봄을 맞자!
경기보조원의 용역화는 그간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에 항시적으로 시달려왔던 고용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노동력의 중간착취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뿐만아니라 경기보조원의 성적상품화 문제는 보다 심각해질텐데, 외모나 나이를 따지는 일이 노골적이 될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 캐디가 상대해야 하는 내장객이 (사측에의해) 임의지정되던 시스템이 용역업체간의 경쟁심화로 말미암아 (내장객에의한) 지정제로 바뀔 여지까지 생길 것이다. 이는 경기보조원을 더욱 심한 성차별과 성희롱에 노출시키고 성적으로 상품화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현재 기존 골프장 중에 경기보조원 용역화를 도입한 경우는 아직 없다. 따라서 한원CC의 용역철회 투쟁은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당면한 용역철회 투쟁에서 기어코 승리하는 것은 비단 한원CC 노동자뿐 아니라 모든 특수고용노동자, 여성노동자의 사활을 건 문제라 하겠다. 그리고 용역화를 폐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 및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과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내해야했던 이중 삼중의 착취구조를 뿌리뽑는 투쟁으로까지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 징계철회와 금전배상을 권고한 경기지노위의 판결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노동조합및 노동관계저종법상 경기보조원들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불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며 “ 회사와 경기보조원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사실상 관리자로서 업무를 수행한 점에 비춰 볼 때 노조법상 사용 종속관계가 인정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이러한 반가운 소식에 힘받아, 그러나 노동자가 진정 믿을 것은 동지요 투쟁일 뿐이라는 사실을 거듭 새기면서, 전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로 한원CC의 긴 싸움을 승리로 맺을 지치지 않는 투쟁을 새롭게 결의하자!
엄연한 노동자임에도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의 선봉에 한원CC 동지들이 서 있다. 동등한 노동자임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온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의 한복판에 한원CC 동지들이 서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름은, 여성노동자라는 이름은, 한원CC 경기보조원 동지들을 보다 절박한 투쟁의 전선 앞에 설 수밖에 없게 한 것이다. 그녀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4월, 한원CC 투쟁의 열기로 뜨거운 봄을 맞자!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투쟁에서 기필코 승리하자!
"있는 놈들에게! 가진 놈들에게! 여자가 강하다는 것을 꼭 보여줍시다! 승리합시다!"
-3월 22일 경찰고용직 동지들 고공농성 투쟁에서 한원CC 부위원장 임미옥 동지의 연대발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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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디어 참세상, 3월23일 한원CC 조합원 인터뷰 기사(최하은 기자) 中
2) 캐디(Caddy, Caddie)라고 불리는 경기보조원의 업무는 단순서비스직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전문성을 요한다. 내장객과 조를 이루어 경기를 하는 동안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내장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주며 숲속에 들어간 공을 찾아주거나 흙에 더럽혀진 공을 닦아주는 한편 골프채를 휘두를때 생기는 잔디 파손 부분을 손질한다. 골프경기에서 중요한 사항인 골프의 룰에 대한 높은 이해와 날씨, 풍향, 코스의 지형, 고객의 스윙, 타구의 거리, 고객의 성격 등을 잘 파악하여야 하고 이를 토대로 경기보조업무를 능숙하게 진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단기간에 형성될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근무경력과 정기적이고 질높은 교육으로 갖추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측은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요구(경기속도 조절의 경우 회사의 입장에서 매우중요)하면서도 경기보조원에 대한 교육 기회 제공은커녕 열악한 처우 개선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3) 경기보조원의 업무 - “내장객의 골프가방을 챙겨 카트에 실은 후 내장객을 안내하여 골프장으로 이동, 내장객에게 코스지형, 거리, 골프채 선정, 자세 등을 조언하고 그린에서 골프공닦기, 볼라인안내, 잔디 및 그린 보수, 지정된 시간에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경기시간 조절, 앞뒤팀간 적정 시간과 거리 유지, 기타 경기에 관한 조언”을 기본으로 카트청소, 골프가방정리, 주2회 정도의 디보트, 월1회 정도의 대기실 당번 등.
4) 캐디마스타는 경기보조원의 출퇴근 관리, 업무배치, 경기장관리, 교육, 징벌 등 전반적 노무관리의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은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다.
5) 한원CC는 지난 2002년 10월부터 “경기도우미 자치운영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업무위수탁계약을 해왔다. 그러나 계약서에 보면 비밀유지 조항을 들어 어떠한 내용도 외부로 발설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해 왔으며 경기보조원의 노동조합 활동을 막기위한 다양한 회유책을 사용하여 왔다.
6) 가장 흔한 사고가 타구에 의한 사고인데(재해유형 72%가 타구사고), 경기보조원들은 전화번호부 책 두께를 뚫을만한 위력을 가진 공에 맞을 위험에 늘상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볼을 찾으러 경사면을 오르내리는 중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다수다. 라운딩을 하는 동안 계속 무거운 카트를 끌고 걸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모성보호에도 장애가 있다. 하혈, 생리불순, 자궁내 물혹 등의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이 외에 풀독, 벌레물림, 일사병 등으로 치료를 받는 것은 경기보조원의 일상에 속하고, 안경 착용이 금지된 조건에서 햇볕이 강한 곳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과 같은 각막 질환이 잦다. 또한 골프장에서는 잔디를 신선하게 보이기 위해 연중 내내 제초제를 비롯한 다양한 농약을 살포하며 경기진행 중에도 농약을 살포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보조원이 자신도 모르게 농약에 노출되는 경우가 생긴다. 관련되어 증상이 나타난 경우는 두통, 현기증, 피부질환, 구역질, 구토 순이며 그 외에도 다양하게 농약중독과 관련된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7) 한양CC의 경우 2000년 1월 경기보조원 모집시 20세-25세/키158 이상/몸무게 55미만이라고 경기보조원에게 고지함.
8) 프라자CC의 경우 회사직원은 57세가 정년이지만, 경기보조원들은 40세가 정년으로 40세가 되면 스스로 퇴직해왔다. 99년 12월 정년대상자 7명 중 6명이 전국여성노조에 가입하면서 정년폐지 요구를 하자, 회사측은 오히려 “정년폐지 요구철회와 노조탈퇴”를 종용했다.
한원CC의 경우 2004년 1월경 경기보조원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다며 “정년47세→정년42세”를 적어놓은 용지에 O, X 표시를 하게 했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정년이 42세로 단축되었다는 통지를 하고 이후 47세가 넘는 14명의 경기보조원을 해고 조취하였다. 이로 인해 고용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 경기보조원 68명이 노동조합에 가입을 하게 되었고 이를 반대해온 한원CC는 경기보조원의 용역업체 이전을 추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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