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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호 NO.2|02|2002
2002년을 불법체류자 사면투쟁의 해로 만든다.

:: 2002-01-29   조회: 1836

  2000년 하반기에 진행되었던 정부의 연수제도 폐지와 고용허가제 논의가 일단중지된 이후 2001년은 같은 혹은 다른 법제도 관련안이 국회에서 재론되지 않았고 벌금없는 자진출국유도기간의 운영 없이 시작되었다. 소위 '출국을 유도'하는 벌금사면이 불법체류자 숫자를 줄이는 데 효과를 보지 못하자 상반기에는 일상적인 단속추방을 진행했으며 6월에는 법무부가 국정원과 경찰청을 동원한 집중단속과 벌금사면을 한 달간 동시에 진행했다. 합동단속 결과, 단속시작 열흘만에 전국적으로 2천여명을 추방했으며 이후 기간의 정함없는 단속추방을 내부방침으로 정하고 다시 10월과 11월에 걸쳐 단속을 개시, 지역별 소규모로 추방하였다.

  6.18~7.17 집중단속은 연수제도 변형(확대)을 기도하는 중기협과 이를 측면지원하는 한편 불법체류자 숫자를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며 본질은 외국인력 노동시장에 대한 통제에 있었다. 당시 제도언론은 "3D업종 구인난"과 "연수생 수요증가" 등으로 보도했으며, 이는 고용허가제 논의를 백지화한데 자신감을 얻어 다시금 고개를 든 중기협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연수제도의 존속을 지지한 한편 다른 한 축에는 "20만의 1% 추방"하는 식으로 미등록노동자의 노동력에 대한 수요와 활용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고용법입안이 좌초된 가운데 대책이란 이름의 명분조차도 없는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불법체류자 인원만을 줄이는데 혈안이 되었다.

  급기야 12월에 연수취업제 변형(1+2)이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에서 확정되었다는 발표가 났고 최근 [외국인근로자제도(가칭)]를 2002년 6월까지 완결 짓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천명되었다. 지금까지 정부의 단속추방행진은 이러한 그림을 완성하려는 사전작업이었음이 명백해진 셈인데, 이러한 두 가지 흐름의 교차점에 미등록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강화라는 언명이 도사리는 오늘에는 그것이 더욱더 명확해졌다. 우선 연수제도 개편안이 발표될 때 연수생정원 증원, 연수생 선발시 사전 한국어시험실시, 연수취업자격시험의 방법전환, 기존 적립금의 퇴직보험 전환 등과 함께 연수생 이탈률 방지대책마련과 불법체류자 단속추방강화가 거듭 강조되었다.

  예년 12월이면 모든 미등록노동자에게 실시되었던 벌금사면기간을 과거 이탈한 연수생인 미등록노동자들만으로 그 적용을 제한한 것은 연수제도가 불법체류자 양산의 주범이라는 화살을 피하고 연수장사를 폐업당하지 않기 위한 중기협과 연수제도를 손들어주기 위한 정부의 합작품이었다. 이제 중기협은 끊임없이 폐지의 위협을 받아왔던 수익사업, 연수제도만 위협당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이름의 고용법이든 상관없이 "원칙적 찬성"을 들먹이게 되었다. [외국인근로자제도(가칭)]의 경우 아직 그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나, 2000년에 새천년민주당과 노동부가 제출했던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연수취업제 존속과 [외국인 근로자제도(가칭)]의 병행이 가지는 외국인력정책의 의도는 무엇인가? 이번 연수제도 개편안을 살펴보면 "3D업종의 경쟁력제고를 통한 산업구조고도화 촉진"이 그 목표라고 적고 있다. 연수 후 취업기간을 늘려 "사양산업 구조조정 촉진"의 효과를 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한낱 이데올로기가 아니라면, 이는 제조업경제에서 퇴출할 사양산업이 있으며 재벌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없는 정부가 이를 노동력공급을 통해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물론 저들의 관심은 인력난과 고질적인 경영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제조업의 기형적인 산업구조(재벌기업 아래 하청의 연쇄고리)를 '조정'하는 것에 있지 않다.

  그렇다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경제위기 때마다 재벌기업이 기침을 하면 죽어버리거나 몸살을 앓는 제조하청업체의 고충 가운데 생산 자체가 위협당해온 노동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싼 값의 노동력을 합법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 하나는 통제바깥에 있었던 노동시장(연수제도를 통한 노동력수급구조)과 음성화된 노동시장(불법체류 노동력수급구조)을 양성화하여 제도 내로 포섭하여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정부의 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는 바로 월드컵관광을 핑계로 들어와 체류기한을 넘겨 일할 불법체류자들이다. 지난해부터 제도언론은 불법체류자 숫자가 매월 6천~7천명 증가 추세라고 보도하고 있다. 올해는 불법체류 미등록노동자의 수가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엄청난 숫자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바 정부는 연수제도와 고용법을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부담스럽게 불어나는 숫자를 줄이기 위해서도 불법체류자 단속추방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다.

  이같이 작년에 이어 더욱 공세적으로 진행될 이주노동자 탄압에 맞서, 미등록노동자 단속추방중단과 불법체류사면과 합법화를 쟁취하기 위한 전선을 만들어내는 투쟁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생존권을 쟁취하는 투쟁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노조는 앞으로 현장에서 벌어지는 싸움들을 중심으로 단결하여 일터에서 우리의 노동권을 되찾는 싸움을 통해 스스로 조직화하고 미등록노동자싸움을 전체 노동자들의 싸움으로 확산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하여 다른 나라의 역사로만 얘기되어온 불법체류자 사면이 한국 땅에 살고있는 30만 이주노동자의 승리가 되도록 한발한발 성큼성큼 전진할 것이다.
이주노동자지부 | 서울경인지역평등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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