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부터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되는 3D업종 중 건설 현장에 많은 수가 일하고 있다.
이들은 건설현장의 단순작업부터 시작하여 작업숙련도를 점점 높여가면서 팀을 이끄는 오야지(10년 이상 거주한 중국교포)가 되는 등 건설현장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건설현장은 다단계하도급 구조에 의해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그리고 부실시공 등 모순적 구조가 백년 전통의 역사를 자랑한다(?). 건설현장의 모순은 그대로 이주노동자들에게 별반 다를 것 없이 적용된다. 이러한 건설현장을 바꿔내는 핵심투쟁이 다단계하도급 철폐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현재 다단계하도급철폐투쟁에 있어 내국인만의 조직적 투쟁으로는 건설현장의 변화를 꾀하기는 어렵다. 내국인'만'의 투쟁 그리고 이주노동자들'만'의 투쟁으로 건설현장을 바꾸어 낼 수는 없다.
건설현장은 발주자가 건설공사를 건설업자에게 하도급을 주며 그 밑으로 재하청을 줌으로서 복잡한 하청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인력동원에 통제의 책임을 원청(종합건설회사)-하청(직종별 단종회사)-재하청-오야지(반장, 팀장)-건설노동자의 중층적 구조를 통하여 임금의 중간착취 구조와 노동력 수급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또한 건설현장에서의 건설노동자들의 삶은 고용과 실업이 불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 불안정한 상태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건설노동자의 정확한 명수를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몇 십 년을 거치면서 건설노동자들은 50대에서 60대로 고령화되고 있다.
90년대 이후 이주노동자들이 서서히 국내에 유입되면서 3D업종으로 중심으로 노동하기 시작하였다. 그 중 많은 수가 건설현장으로 유입됐으며 최근 지역의 어떤 건설현장을 보면 많게는 80%까지 점유하고 있다. 경기서부지역건설노조는 아파트 건축현장과 대부분 단협을 맺고 있는데 현장의 이주노동자들의 분포는 놀라울 정도이다.
건설현장의 대부분의 일을 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중국교포들이다. 내국인과 언어소통이 쉽기 때문에 타 이주노동자들보다 숙련도가 높으면 내국인과 비슷하거나 낮게 단가(임금)를 받고 있다.
중국교포를 제외한 이주노동자들은 중국교포보다 단가가 낮은데 일의 숙련도가 낮거나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 구소련(러시아, 우즈벡) 출신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사례를 들면, 이들은 내국인 오야지 밑에서 내국인들과 아파트현장 목수 일을 하였다. 어찌 된 일인지 기성날짜 다음날 오야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였다. 이후 노동조합과 함께 투쟁하여 해결되었는데, 내국인과 단가차이를 보면 약 내국인의 절반정도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내국인 단가를 기준으로 중국교포, 숙련도가 낮고 언어소통에 의해 그 아래에 제3세계 이주노동자들이 위치한다.
노동조합 사업 중에 건설현장의 체불임금이나 산업재해 등으로 상담을 받고 해결해 가고 있는데, 이주노동자들의 사건에 있어 이들은 노동조합과 함께 체불임금을 해결해 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체불임금해결집회를 하면 불법체류자이기 때문에 집회 참석이 어렵거나, 집중단속기간이며 어디론가 사라지기도 한다. 건설현장에서 불법딱지를 달기 때문에 가명을 쓰며 다니기도 한다. 그리고 체불임금해결하기 위해 노동사무소에 진정서라도 쓸라면 오야지에 대한 인적사항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이주노동자들로 구성된 팀은 오야지가 행적이 사라지면 임금을 받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차별에도 불구하고 내국 건설노동자들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시선은 달갑지 않다.
건설현장의 내국인의 단가하락을 이주노동자의 덤핑(저낙가단찰)으로 본다. 건설시장을 자본의 노동력 공급수요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하던 자리를 짱깨들이 빼앗고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내국인이 파업(건설현장은 보이지 파업과 부당해고가 끊임없이 일어남)을 했을 때 이주노동자들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되어 파업파괴자로서 보이질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내국 건설노동자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시선은 점점 더 첨예하게 대립되어 가고 있다.
건설현장은 산업안전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데, 최근 몇 년 동안 전국적으로 노동조합 현장활동이 적극적으로 진행되면서 많은 부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을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아직도 많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산업안전대책은 안전화 등 안전장구가 지급되지 않는다. 건설현장은 매월 안전교육이 2시간동안 실시되어야 하는데 협약사업장만 보더라도 이주노동자들은 언어소통장애에 의해 안전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는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타업종은 매년 꾸준하게 산업재해율이 줄고 있는데 건설현장은 2년간 실제로 건설현장에서 47%나 증가하고 있다. 전반적인 건설현장은 산업안전에 대한 문제는 심각한 정도이고,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건설현장에서의 근로는 죽음을 각오하며 일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주노동자들의 차별은 건설현장에서 심각하다. 동일노동 이상으로 일을 했음에도 내국인과의 차별이 존재하고, 끊임없이 일어나는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등 현재 건설현장의 모순과 인종주의가 더하여 기본적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건설노동조합이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한 노력은 많은 변수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젊은 노동자들이 현장에 투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내국 건설노동자의 심화되는 고령화, 악질적인 다단계하도급 등을 중심축으로 많은 변수들이 건설현장에 내재되어 있다. 한국사회에서 이주노동자가 건설현장의 산업예비군으로 등장이후, 내국 건설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노노갈등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건설현장을 바꿔내기 위한 걸림돌로서 작용하거나 또는 지금 이 상태로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주노동자의 조직화를 통해 건설현장을 바꿔내는 협력자로서 또는 노동조합의 구성원으로서 답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는 상당히 여기에 고민에 빠져있다. 어떻게 현장에서 내국건설노동자와의 갈등을 어떻게 넘어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