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26일, 이 자리에서 이용석 열사가 분신을 하셨고, 또 비두, 자말 동지가 이 자리에서 잡혀나갔습니다. 동지들 생각나십니까?"

간간이 찬 빗방울이 내리치는 17일 오후, 종묘공원에서는 <강제추방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이주노동자 농성투쟁단>과 연대대오 약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폭력단속 규탄 및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 결의대회'가 열렸다.

"우리는 10년전, 아니 15년 전부터 한국 땅에서 일해 오면서, 온갖 탄압과 차별을 받아 왔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단제 노예일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이름 대신 개새끼라 불리며, 숱한 임금체불과 각종 폭력, 폭언 속에서도 열심히 일한 돈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행복한 삶을 꾸린다는 작은 소망을 안고, 그 모든 것을 견뎌왔다.
그런데 이제, 한국 정부는 강제추방이라는 칼날을 휘두르며, 자신의 입맛에 더욱더 맞는 노예를 손아귀에 두려고 하고 있다.
"우리는 2명이 잡히면, 10명이 일어날 것이고, 10명이 잡히면, 100명이 일어날 것이며, 100명이 잡히면, 1000명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것을 반드시 쟁취할 것입니다. 뚜쟁!"

<강제추방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위한 이주노동자 농성투쟁단>은 오늘로써 64일째 명동성당에서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오늘 집회에서 "연수생제 폐지, 노동허가 쟁취, 이주노동자 노동3권 쟁취, 사업장이동의 자유 확보, 모든 이주노동자 석방"이 이루어질 때까지, 단 1명이 남더라도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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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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