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 하남 산업공단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중국인 여성 근로자들이 회사측의 인권침해 등에 항의, 격일로 작업을 거부한 사실이 밝혀졌다.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하남산단 전자부품 조립업체인 M사에서 중국인 여성근로자 12명이 회사직원의 동료 폭행에 항의해 지난 1일 5시간여 동안 작업을 중단한데 이어 3일 하룻동안 작업을 거부했다. 이들은 폭력을 휘두른 이씨가 합의금을 지급하고 회사측이 외출보장 등의 요구를 수용하자 4일 작업에 복귀했다.- 무등일보 4월7일
광주 하남공단에서 일어난 위의 사건은 한국에서 이주 여성노동자가 어떤 처지에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들이 작업 거부를 한 것은 '남성 동료에 의한 폭행'에 항의해서였으며, '외출보장'은 그들의 중요한 요구였다. 이는 이주 여성노동자들이 고용주뿐만 아니라 한국 남성 노동자에 의한 폭행에 노출되어 있고 외출조차 금지당하는 감시 속에서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기본적인 인권과 노동권조차 박탈당한 채 이주노동자이자 여성이라는 이중의 억압을 당하고 있는 이주 여성노동자의 인권 현실에 대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다. 3월 29일 "여성, 이주노동자 그리고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토론회는, 한국에서 이주 여성노동자로 사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여성 이주노동자 관련 인권조약과 법률 그리고 권리"라는 제목의 발제를 한 오정진씨(한국여성개발원 법·정치연구부 연구위원)는 한국이 인종차별철폐협약에 가입했음에도 이주노동자의 평등한 노동권을 보장하는 어떠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않았음을 비판하였다. 또한 90년대 들어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 남녀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등이 내국인에 한정되도록 규정된 것도 아니므로 이주 여성노동자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박점관 안양 이주노동자의 집 사무국장과 모경순 구미 카톨릭근로자문화센타 사무차장은 현장에서 이주 여성노동자의 상담을 받은 것을 중심으로 하여 실태와 문제점을 발제하였다. 상담 유형을 보면 임신 출산 관련 상담이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한국인과의 결혼관계에서 발생한 가정폭력을 이유로 한 이혼상담이 많아지고 있었다. 이는 한국사회에서의 가정폭력이라는 문제가 그대로 여성이주노동자에게도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작업장에서는 여성이주노동자의 경우 특히 감시와 단속이 심하다고 한다. 안양의 한 섬유업체에서는 월1회 식료품 구입을 위한 쇼핑을 허용했는데 도보로 10분 거리임에도 늘 회사버스로 다녀야 했다. 기숙사는 늘 외부에서 잠겨 있는 상태였다.
이주 여성노동자에게 더 심해지는 감시에 대해 발제자는 "한국 남성들은 여성을 물건처럼 여겨서 자기 가족이나 애인이 아니더라도 여자가 어딜 밤에 돌아다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지적하였다. "조선족이라는 것을 알면 무조건 업신여기고 여기저기 만지려 든다"는 식당노동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고용주나 직장동료, 손님에 의해 일어나는 성폭행이 빈번함에도 노동부에는 이주여성노동자와 관련된 정책이 없다. 단지 임금체불, 횡령과 같은 이주노동자 일반에 대한 정책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산업연수생 중 유흥산업에 유입된 여성들이 급증하는 것을 보면 한국의 왜곡된 성문화가 이주 여성노동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손길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몽골 출신의 여성노동자의 글은 폭력, 성폭행, 저임금, 장시간 노동 때문에 이리저리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3시간 동안의 토론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덕수궁 앞으로 이동하여 이주 여성노동자들이 평등하고 인간답게 노동할 권리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