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
농촌에 농번기가 있다면, 1년중 노조운동에서 가장 바쁜 시기인 임단협 시기가 돌아왔다. 특히나 비정규직이 해마다 늘어나는 이 시기에 비정규직 관련한 임단협 요구안이 고민되고 있고, 이번 임단협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임단투 라는 고무적인 흐름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의 공동임단투의 현실이 어떠한지, 한계가 어떠한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겠다. 게다가 임단협은 단지 어떤 요구사항을 관철 시켰는가 뿐 아니라 그 자체가 투쟁의 계기이기 때문에 그 의미는 남다르다. 부족하지만, 이 글은 올해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임단투를 통해 원하청 공동 임단투의 현주소와 한계를 짚고자 한다.
1. 공동임단투의 내용과 쟁점
(1) 임단협 요구안의 내용
올해 현대자동차 임단투는 비정규직의 요구를 담아 진행한다는 점에서 관
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작년 울산과 아산에서 각각 비정규노조들이 생기면서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열악하나마 여건이 되었고, 사회적으로도 확산되는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공론이 반영된 결과이다.
이번 임단투의 요구사항은 일단 기본급 대비 10.48% 인상으로 임금요구안을 확정한 것을 시작한다. 여기에 현대자동차 원청노조는 산업기금 조성, 주간연속 2교대제, 징계해고자 명예회복 등 7건을 추가로 요구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노조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노조 인정을 임단협에 넣음으로써 비정규직 요구안을 만들어 갔고, 여기에 아산지부는 해고자 복직 문제를 임단협 조항에 요구했다. 다시 말해 "불법파견 정규직화, 비정규직노조 인정 및 활동보장, 해고자 원직복직, 사내하청에 대한 원청 직접관리(2,3차 및 현대모비스 동일적용), 임금인상 정규직 노동자 통상임금의 80% 수준 확보" 가 이번 임단협의 핵심인 것이다.
(2) 공동임단투의 쟁점 - '불법파견 정규직화' 문제를 중심으로
지금껏 많은 하청에서 보았지만, 불법파견의 문제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단 불법파견 판정을 받기가 쉽지 않다. 금호타이어는 이미 캐리어 등에서 해본 바가 있으므로 동일한 조건이어서 도저히 불법파견 판정을 내주지 않을 수 없는 상태였지만, 울산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금호타이어에서는 정규직노조 스스로가 불법파견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슈화한 상태이지만,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국적 상징과 파급력이 있어서 현자노조 스스로 굉장한 부담을 안고 있다. 사측에서는 이미 도급계약서나 관리지침 등에서 명문화된 부분 몇 가지는 불법파견 요소를 없애기 위해 사전 조치를 끝내놓았고, 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치전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임단투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라는 부분은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다.
얼마전 조선업종의 경우에 노동부에서 형식적으로 조사하면서 이미 사측에 준비를 다 시켰을 정도로 이제는 정부와 자본측도 치밀하게 대응한다. 물론 핵심라인에 들어와서 같이 일하는 사람에 한해서는 일부 인정을 받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어쩌면 이 기회에 전환배치를 하면서 핵심라인을 정규직으로 채우고, 나머지를 완전히 도급라인으로 만드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려고 할 수도 있다. 핵심라인을 정규직으로 채우고 나머지를 완전히 도급라인으로 만드는 구조조정, 그것은 사실상 현대자동차 안에 모비스를 두겠다는 발상과 같다. 또한 행정법원까지 가면서 시간을 끌다가 그것을 모듈화와 연동하여 진행을 하게 되면 오히려 노조에서는 더 난처한 상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판정이 빨리 내려지면 그만큼 조합원들이 원청과의 투쟁을 힘들어할 가능성도 있다. 자칫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금호타이어 사례에 기대서 괜한 기대감을 심어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정규노조는 불법파견 문제를 정규직화 요구의 근거로 사용함과 동시에, 더욱 중요하게는 원청 자본의 사용자성을 입증하고 그를 통해 원청과 직접 교섭을 성사시키는 쪽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불법파견 판정에 연연하지 말고, 하청노동자 스스로가 '원청'이 우리의 사용주라는 것을 선언하고, 이후에는 '원청사용자의 사용자성 인정'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투쟁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과의 공동투 쟁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하반기에는 이를 위한 내부 선전과 투쟁계획을 많은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함께 세워서 내년 초에 이 문제를 갖고 사회적으로 투쟁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최근 노동부가 이야기하는 파견법 확대 방안에서 제조업이 포함될 것 같다는 말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제조업에도 합법파견이 들어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와 자본이 계속 불법파견 문제를 이야기하는 이유가 파견법 확대를 위한 기반다지기라는 점에 있다. 이렇게 불법이 많으니 빨리 합법파견으로 전환시키자는 논리로 파견 확대를 조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파견법 확대 움직임을 막기 위한 공동의 전선이 형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노동자성 쟁취'를 위해 공동투쟁하는 것처럼,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자신의 공동의 요구를 부각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임단협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요구를 통해 집단진정을 넣고, 그 이후 파견법 철폐를 선언하는 비정규노조들의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것은 투쟁을 통한 정규직화란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역시 포함하고 있다.
2. 원하청 공동 임단투의 극복지점과 몇 가지 제언
정규직 내부에서도 올해만큼은 비정규직 문제를 받아 안으려 하고 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 3공장 원하청 공투위 대자보에 "비정규직노조 단협 체결 없이는 올해 임투를 끝내지 말자"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이번에는 원청의 의지 또한 높다. 더욱 적극적으로 원하청이 함께 임투를 맞이하자는데 동의하는 정규직활동가들과 비정규직 활동가들을 함께 모아서 공동의 행동을 만들어보는 것도 이번 임단투의 교훈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공동투표와 공동타결을 원청노조에서 받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런 점에서 하청노조에서도 그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상황이 닥쳤을 때 갈등과 대립을 어떻게 뚫고 나갈 수 있을지 역시 과제로 남는다. 그런 가운데 이번 임단투의 극복 지점에 대해 몇 가지 서술하고자 한다.
(1) 이번 임투의 목표는 하청노동자 재조직화에 있다.
이번 임단투를 통해서 하청노조가 얻고자 하는 목표는 대략 3가지 정도로 들 수 있다. 원하청 공동임단투를 통한 교섭 성사, 하청노조의 재조직화, 원청과의 공식적 관계를 만드는 것이 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하청노조의 재조직화가 가장 핵심적인 요구로 자리잡아야 한다. 여기에 하청내에서도 1차하청뿐 아니라 2차, 3차 하청의 문제까지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 하청노조가 전체 하청노동자 대중의 대표로 서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필수적이고, 이번 임단투가 중요한 기점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동임단투는 한편으로는 조직화의 중요한 계기이면서도 동시에 조직화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원청노조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킨다는 점에 대해서는 하청노동자들의 독자적인 주체화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계기가 조직화의 의미있는 계기로 작동하게 하려면 하청노조의 독자적 자기요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업체간 임금격차 해소 등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문제를 드러내고 단결을 높일 수 있는 요구가 필요한데, 그렇기 때문에 임금요구안에 "모든 하청노동자 (2,3차 및 현대모비스 포함)" 라는 부분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산사내하청지회가 독자적 자기요구로 "해고자의 원직복직"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삼았다면, 울산비정규노조의 올해 임단투 핵심쟁점은 "2,3차 동일적용 및 모비스 동일적용"에 맞춰져야 한다. 이것은 노동조합이 사활을 걸고 쟁취해야 할 과제이다.
(2) 비정규노조 내부의 격차를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재조직화 만큼 중요한 것은 비정규노조의 내부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하청노동자 내부의 차별을 해소하려는 노력, 사실 이것만이 비정규노조운동이 정규직노조운동의 폐해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올 초 현자노조가 성과금을 따내면서 정규직은 100만원, 비정규직은 60만원을 쟁취했으나 문제는 2,3차 동지들에게는 또다시 적용되지 않았다. 2,3차 동지들과 1차 하청 동지들 간의 간극이 정규직-비정규직 만큼이나 또다시 생기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계속 가져간다면 비정규노조운동 역시 위험에 빠진다.
예전에 한국항공우주산업 동지들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공동투쟁을 했을 때 사측이 정규직에게만 지급한 상여금을 모두 한꺼번에 내서 똑같이 나눠가진 적이 있었다. 그것 덕분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신뢰관계가 생겼고, 그래서 끝까지 함께 투쟁할 수 있었는데, 이런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사측의 입장에서는 2,3차 하청을 하청으로 인정하지 않는 완전고용협정서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사측이 2,3차 하청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지속될 것이다. 정규직에서도 2,3차 문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오직 하청노조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때만이 2, 3차에 대한 공세적 조직화도 가능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2, 3차 하청 동일적용을 위한 선전선동과 원하청 공동투쟁의 의미를 높여내야 한다. 예를 들어 원청임금의 80% 쟁취와 같은 것은 이미 원청노조에서도 이미 고민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청노조에서 주도적으로 고민해야하는 부분은 다른데 있다. 하청노조에서는 그 성과를 어떻게 '하청노조'의 성과, 또는 '공동임단투의 성과'로 선전하고 실제로 조직화의 성과로 남길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 이다. 하지만 2,3차에게도 동일적용하라는 것이 쉽지는 않다. 최악의 경우 '동일적용'의 원칙에 따라 '1차 하청의 임금인상'을 거부하거나 조합원의 인상분을 적립하거나 하는 방안이 있다. 임금인상을 거부하는 방식은 비조합원 문제가 함께 걸려 있어서 설득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조합원의 임금인상분을 적립하는 방식은 설득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하청노조가 얼마나 임단투 공간에서 2,3차 동일적용을 위한 선전선동과 원하청 공동투쟁의 의미를 높여내느냐에 달려있다. 원청노조는 여전히 2,3차 문제에 대한 부담을 많이 안고 있지만, 지난 임시대대에서 일부 대의원들의 강한 문제제기를 받고 "2,3차 동일적용 문제는 차기 임시대대에서 논의한다"고 결정을 한 상태이다. 중요한 것은 하청노조가 실제로 동일적용이 쟁취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선전선동과 투쟁을 배치하는 것이다.
둘째, 아예 타결 이전에 비정규노조 대의원대회를 통해 2,3차 동일적용이 되지 않을 경우 당분간은 임금인상분을 적립하여 투쟁기금으로 활용하고, 임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2,3차 동일적용 투쟁은 지속한다라는 대중적 결의를 받아놓는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먼저 필요한 것은 정규직과의 '공동임단투'라는 외형을 최대한 활용하여 선전의 공간을 대폭 확충하고, 정규직 활동가들과의 연결고리를 잘 만들어서 이후 실질적으로 공동투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2차와 3차에 대한 대중적인 요구를 통해서 함께 할 수 있고, 사내하청은 뭔가 다르다는 인식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매개가 바로 적립방식이 될 수 있다.
셋째, 정규직(우선 활동가들)과도 같은 방식의 사업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성과금이나 임금 인상분의 일정액을 공동으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사실 2,3차 차별 문제의 근본 원인은 자본의 비열한 차별과 분리정책인데, 정규직-비정규직이 뜻을 모아 이런 사업을 벌일 때만이 자본측에서도 사회적 압박을 느끼게 될 것이다. 물론 비정규직 문제를 위해서 '연대기금'을 마련한다는 민주노총 의 정책에는 문제가 있지만, 투쟁하는 동지들이 투쟁의 기금을 함께 적립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정규직의 면피용이 되지 않도록 활동가 개개인의 결의를 모으는 방식이어야 한다.
(3) 울산을 넘어 아산과 전주의 하청노동자와의 연대를 가져가야 한다.
현대자동차 하청의 문제는 울산이 앞서 나가고 모범 사례를 만드는 것도 의미 있지만, 현자의 임단투 문제는 아산이나 전주의 문제 역시 같이 가야 하는 문제다. 아산도 작년 비슷한 시기에 하청노조가 만들어졌으니 이번 임단협이 의미있는 투쟁의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잇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임단협에서 아산 동지들 또한 원청과 하청을 상대로 한 요구안을 만들었다. 아쉬운 것은 울산과 아산 공동의 요구안으로 만들지는 못했다는 점인데, 아산지회와 아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비록 요구안은 각각 만들어졌지만 거의 상당부분이 겹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아산과 함께 공동교섭을 추진하자는 결의를 받았다. 또한 원청을 상대로 한 상견례에서도 두 노조가 공동 명의로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하자는 공문을 발송했고, 교섭위원에도 울산과 아산 임원 전원을 넣었다. 앞으로는 울산, 아산 두 곳의 하청노조가 발빠르게 공동의 행동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4) 원하청 모두 임단투를 통한 대리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임단협 요구안에 비정규직의 요구안이 들어가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비정규직을 하나의 주체로 인정하는가 부분에 있어서도 살펴봐야 한다.
이번 임단투에서 정규직노조에서도 일단은 "원하청이 함께하는 임단투" 라는 명칭은 내걸었다. 그러나 실제로 현대자동차 사측은 정규직, 비정규직 이렇게 해서 4자 테이블을 교섭주체로 인정하지는 않고 있다. 교섭성사를 위한 가장 강위력하고도 좋은 방법은 정규직노조와 하청노조가 공동요구를 확정하고 공동 으로 교섭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임단투에서 그런 단계의 방식까지 채택되지는 못했다. 내용을 담을 수는 있어도 공동으로 교섭을 들어간다는 상황은 아직까지는 힘든 과정이다.
그래서 이번 임단투에서는 교섭성사를 위해 정규직노조가 적극적으로 비정규노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따라서 여기에 공동임단투의 성사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규직노조의 노력 뿐 아니라 비정규노조의 공세적인 조직화 역시 필요하다.
그러나 공동임단투라고는 하지만 '공동'이 가능하려면 하청노조가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하청노조의 독립성을 인정받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아무래도 조직화 문제로 보인다. 이번 임단투 과정을 통해 하청 노동자들을 새롭게 조직해서 세우고, 대표성을 인정받게 하기 위한 하청노조의 계획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원청노조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원청이 자신의 입장에서 하청노조를 그 자체로 인정하기보다는 스스로가 하청의 대리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임금의 80%라는 요구를 내걸면서도 자신들의 투쟁으로 이것을 쟁취하려고 하지 공동투쟁으로 쟁취하려고는 하지 않는 경향도 있는 것이다. 이는 이후에 아무리 공동투쟁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곳에서 확산된다 할지라도 극복해야 할 주요한 과제인 것은 분명하다. 물론 한편으로는, 원청노조가 대리투쟁으로 임금인상요구를 하게 되면 하청노동자 대중의 측면에서 일정하게 '무임승차'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 하청노동자 역시 앞서서 나서려 하지 않는 것인데, 이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 중에 하나다.
따라서 이러한 대리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하청노조에서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핵심 요구안은 아무래도 '노조인정'일 것이다. 이는 이번 투쟁 과정에서 회사를 상대로 쟁취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청노조를 재조직하겠다는 결의이기도 할 것이고, 정규직과의 관계에서도 독자성과 대표성을 인정받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단 '노조인정'이라 함은 두가지 측면이 있다. 그 하나는 실질 사용자인 원청 자본을 교섭테이블로 끌어냄으로써 하청노조를 '인정'받는 것이고, 동전의 양측면과도 같은 나머지 하나는 하청노동자 대중들 속에 하청노조를 깊이 인식시키는 일이다. 이런 하청노조의 재조직화야말로 원청 자본으로부터 노조인정을 쟁취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되는 것이다.
3. 마치며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공동 임단투의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우려도 많고, 걱정도 많이 되는 만큼 모두가 신중하게 관심을 쏟아야 하다. 게다가 이번 임단협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 보이지만 현재 자동차 업종에서는 모듈화 관련 문제가 심각하다. 현대자동차 아산에서는 이미 시작되었고, 곧 다가올 자동차 업종 구조조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하청노동자들에게 닥칠 위험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기회나 위기의 순간에도 노동자의 내부의 위계화를 만들지 않고 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임단협 일수도 있고, 다가올 자동차 구조조정에 대응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노동자 내부의 위계화를 줄이는 것, 이것이 이번 공동임단투가 남겨야할 과제이자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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