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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의 주체다 !

:: 2003-12-27   조회: 3052

1.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떻게 투쟁해왔는가?

경제위기 이후 급격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조건은 현격하게 나빠졌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구조조정으로 인해 제일 먼저 해고되었고, 계약직 노동자들은 용역으로 전환되는 등 더 나쁜 노동조건을 감수해야 했다. 임금은 정규직보다 더 많이 삭감되고, 노동조건은 더 나빠졌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투쟁을 시작했다.
1999년에는 한라중공업 사내하청 동지들과 재능교육교사노조 동지들이 파업을 통해 권리를 쟁취하고자 했다. 비록 한라중공업 사내하청 동지들이 계약해지와 장기투쟁의 고통을 이기지 못했지만 재능교육교사 동지들은 단협을 쟁취하고 노동조합을 사수했다. 2000년에 들어와서 서울대 시설관리도 저임금 용역노동자들의 고통을 알리며 파업에서 임금인상을 쟁취했고, 이랜드와 롯데호텔은 정규직과 함께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쟁취했다. 대상식품 사내하청도 원청과의 협의를 통해 비록 하청으로지만 고용을 승계할 수 있었다. 이 외에 파견법에 저항해왔던 방송사비정규노조의 투쟁, 불법파견에 맞서 싸운 인사이트코리아의 투쟁도 눈물겨운 것이었다.
2001년에 와서는 이 투쟁이 정점에 달했다. 한국통신계약직,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캐리어사내하청 등 노동조합은 힘있는 파업투쟁을 통해 비정규직 투쟁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은 이 투쟁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대표하는 투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총력을 다해서 노동조합을 부수려고 했고, 그만큼 우리 노동운동진영에서 힘을 보태지 못하면서 깨지고 말았다. 자본가 전체의 총력 공세에 한 단위사업장의 힘으로 버티기에는 어려움이 컸던 것이다.
이 힘든 투쟁이 어렵게 마무리되면서 폭발적으로 분출하던 비정규직 투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한진관광 면세점 노동자들, 하나로 테크놀로지, LG 화학 사내하청인 남성기업노동조합은 뚫고 나갈 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오로지 투쟁 주체들의 의지에 기대서 끈질기게 버텨야 했다. 그러나 자본은 이 노동자들의 투쟁을 철저하게 짓밟았다. 그렇다고 이 투쟁이 모두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막판에 몰려 투쟁을 선택한 이들은 그 투쟁의 끈기만큼 이후 투쟁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씨앗들이다. 자본이 강하면 강할수록, 설령 노동조합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하더라도 개인들의 가슴 속에 있는 투쟁의 의지를 완전히 꺾을 수는 없는 법이다.
이제 2003년도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이 투쟁의 한가운데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서있다. 현대자동차 아산 사내하청, 울산 사내하청 동지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 투쟁들은 지금까지 투쟁의 맥을 이어 새로운 투쟁을 향해가고 있다.

2. 비정규직 투쟁에 대한 자본과 정권의 대응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될 때부터 이미 비정규직들은 노동권에서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껴왔다.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설령 임단협을 잘 맺었다 하더라도 용역 재계약 때 계약이 되지 않기도 하고 애써 맺은 단협이 새로운 업체에 의해 무시되기도 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노동자성을 부인하려는 정권과 자본에 의해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하지 못하게 되었다. 임시직·계약직 노동자들은 계약기간 이후 계약해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투쟁하기 힘들었고, 단위사업장 복수노조 금지조항 때문에 애써 만든 노조는 합법성을 획득하지 못했다. 사내하청이나 파견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아 원청의 부당한 계약해지와 각종 노동탄압에 시달렸다.
자본과 정권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수세적 대응을 넘어서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노동기본권 박탈을 제도화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2000년도부터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법률적 논의들이 시작되었다. 이 법률적 논의는 투쟁의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자본과 정권의 입장에서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 내용은 2000년 10월 노동부에서 발표한 [비정규근로자 보호대책]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내용은 98년도부터 시행된 파견법을 확장하고, 계약직의 계약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며, 특수고용 노동자를 '준근로자'로 전환하여 노동권을 박탈한다는 것이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비정규직 특위를 만들고 오랜기간 동안 논의를 거쳤으나, 그 논의를 거쳐서 나온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한없이 불리한 것들이다. 파견대상 업종의 확대, 사유제한 없는 기간제의 확대,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유사근로자'로 전환시켜 노동권 일부를 박탈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안이 그것이다. 공익위원안은 당연히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혀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공익위원안을 그대로 흉내낸 '노동부' 안이 만들어지고, 그 안이 이제 국회에 상정될 것이다.
이것은 단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자유구역법을 통해 근로기준법의 일부조항을 적용 예외조항으로 만들거나 파견법을 확대하고, 대항권을 주장하면서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등 노동조합을 무력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 모든 것은 전체 노동자의 비정규직화와 노동기본권 박탈을 향해있다.

3.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에 주체로 나서지 못했는가?

'제 코가 석자'인 사람이 그보다 더 큰 문제에 신경을 쓸 수 있겠는가? 자본은 작은 노동자들의 투쟁도 계약해지로 답해왔다. 사회보장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노동자들에게 계약해지(=해고)는 사형선고와 같다. 그래서 투쟁을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생계의 고통과 힘든 투쟁에 지쳐서 결국 시야를 넓혀 그런 계약해지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만드는 제도적 문제에 대항해서 투쟁할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얼마의 위로금으로 투쟁을 마무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힘든 현실이 우리를 현실의 임단협을 넘어선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으로 나서지 못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더더욱 우리의 현실 투쟁도 힘들어지는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데 자본과 정권은 노동기본권 문제를 남의 문제로 만들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에 함께 나서지 못하게 만들려고 온갖 수를 써왔다.
가장 흔한 수법이 법 제도적인 문제들을 '맞바꿔치기' 하면서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수고용 노동자들에게 절실한 여러 과제 중에 자본에게 별로 손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 즉 산재보험 등을 가능하게 하면서, 특수고용을 확산과 노동자성 박탈 수단인 '유사근로자'를 받으라고 하는 것이다. 불법파견에 대한 관리감독 및 노동자보호를 강화한다고 하면서 파견법을 확대하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은 마치 비정규직 노동자 보호'를 위한 중재자인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기보다는 정권의 시혜에 기대서 무언가 우리에게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권의 속임수이다. 그들이 보호한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대부분 다른 노동기본권을 제약하기 위한 떡밥에 불과하다. 우리가 투쟁에 나서는 만큼만 정권은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우리에게 양도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관망하는 이상 '비정규직 보호'의 탈을 쓴 노동권 제약은 계속될 것이다.
또 요즘 정권은 비정규직 문제가 마치 정규직들 때문에 생긴 것처럼 전선을 왜곡해서 실질적인 투쟁의 대상을 혼동시킨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제약은 현재 있는 비정규직을 향한 것임과 동시에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향해 있는 것이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은 불안정하고 노동기본권을 제약당한다.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만들고 노동기본권을 제약하려는 자본의 시도에 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연대투쟁을 해야 할 일이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제한된 권리를 갖고 서로 싸우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이런 방식으로 자본과 정권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투쟁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면서도 마치 '비정규직을 보호'해주는 것인 양, 비정규직 문제의 원인은 정규직이라고 지목하고는 '대항권'을 만들어 정규직 조차도 노동기본권을 박탈하도록 만든다.
우리가 당장의 임단협에만 눈이 가려져 있을 때, 그리고 정권이 '비정규직을 보호할지도 모르니 그냥 기다려보자'고 기대심리를 가지고 있을 때, 그리고 이 문제의 원인이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자본의 이해관계에 정확하게 부응하는 현재의 정책에 있다는 점을 잊고 정규직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릴 때 그 때 우리의 노동기본권은 결코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투쟁에 나서지 않는 한 오히려 자본가들이 노력하고 있는 바대로 우리의 권리는 그들에게로 넘어갈 것이다.

4.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은 이제 시작되었다.

비록 자본과 정권이 우리의 시야를 가릴 지라도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장도는 시작되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자신의 처지와 고통이 동일하다는 점을 깨닫고 '특수고용 대책회의'를 통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쟁취하기 위한 작은 투쟁을 만들고 있다. 공동선전전도 전국적으로 진행하고 9월 20일에서 28일까지 농성에 들어갈 것이다. 8월 말에 열린 공동간부수련회를 통해 특수고용 공동투쟁의 의미를 공유하고 11월 파업을 결의한 바도 있다. 그런데 정권은 올해 국회에서는 특수고용 문제를 다루지 않겠다고 했다. 노사정위원회 안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 문제를 재논의하겠다는 것이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대오를 만들어서 투쟁의 선두에 나서는 것을 피해보기 위함이다. 그러나 자본과 정권이 특수고용에 대한 개악안을 내느냐 아니냐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특수고용 노동자성 쟁취의 공세적인 요구를 내걸고 함께 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간접고용 노동자들도 '불법파견 대책회의'를 통해 투쟁하는 동지들 중심으로 파견법 철폐와 불법파견 근절을 위한 공동투쟁을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미포조선 용인기업을 필두로 불법파견에 대한 진상조사 및 전국적인 불법파견 고소고발 투쟁에 돌입하고자 한다. 특히 하반기 노동법 개악에서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파견법의 확대'에 있는 만큼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을 통해 그것을 막는 것은 무척 중요한 활동이다.
이 외에도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7월 16일 하루파업을 통해 시설노동자의 요구를 전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이날 하루파업 결의대회는 고용불안의 위협 속에서도 어렵게 지켜왔던 노조를 중심으로 이제 간접고용의 근본적 문제점들을 개선해 나가는데 주력할 것을 다짐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자리였다. 이날 시설노조는 사용업체 직접교섭 쟁취, 용역해지 변경시 고용승계 보장, 감시단속적 근로, 포괄임금제 철폐 등 3대 공동 요구안을 채택하였다. 이번 하루파업을 계기로 시설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노동기본권 쟁취를 가로막는 근본적인 장애물들에 대한 전 시설노동자의 투쟁결의가 선포되었다. 앞으로도 시설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전국적인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처럼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미 시작되고 있고 이 투쟁을 더 발전시키고 확대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이 투쟁이 간접고용 노동자, 시설관리 노동자, 특수고용 노동자, 기간제노동자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갖고 서로 다른 투쟁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성별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은 많이 논의되고 있지만 막상 그 영역을 넘어서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이었다가 간접고용이 되기도 하고, 특수고용이면서 기간제 노동자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법 제도적인 문제에서는 이 문제들이 서로 완전히 다른 이해관계인 것처럼 위장하여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가 '노동기본권 쟁취'의 과제를 갖고 투쟁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분할도 뚫고 비정규직 전체의 노동기본권 쟁취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특수고용 노동자가 투쟁을 통해 노동자성을 쟁취해도, 결국 간접고용화 하거나 기간제의 문제는 남을 것이며, 간접고용 노동자가 사용사업자의 사용자성을 인정받아도 그 안에서 기간제가 되거나 특수고용이 될 것이다. 모든 문제는 동일하게 한꺼번에 해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수세적인 투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는 '노동법 개악'에 초점을 맞춰왔다. 우리의 힘이 약한 상황에서 자본과 정권이 지속적으로 노동법을 개악하려고 시도해왔기 때문에 방어투쟁 이상을 하기는 힘들었다. 정권은 2000년 이후부터 노동법 개악을 이야기하면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진을 빼왔다. 노동운동진영은 정권의 대응에 민감해왔고, 개악을 시도하면 작은 투쟁이라도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변죽만 울린 채 그러면서도 '비전형근로자 보호대책' '노사정위원회 논의사항'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안' '특수고용 노동자 산재적용 방안', 그리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노동부안'에 이르기까지 노동법 개악에 대한 자신들의 의지만을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온 셈이다. 그래서 노동운동진영이 오히려 지쳐왔던 감도 있다.
이제 더 이상의 수세적 대응은 하지 말자.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우리의 요구는 분명하다. 투쟁을 하면서 느꼈던 우리들의 분노와 한계를 모아 공세적인 투쟁을 만들자. 정권의 일정에 휘둘리지 말고 독자적인 투쟁계획을 세우자.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완전쟁취!" "파견법 철폐와 불법파견 근절" "기간제 사유제한 명시" "원청 사용업체의 책임성 강화" 등 우리의 요구를 쟁취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는 공세적인 투쟁을 만들어보자.

5. 비정규직들이 단결하여 주체로 나서자!

그럼 어떤 투쟁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올 11월에 민주노총에서는 비정규직 문제를 갖고 총력투쟁을 조직하려고 한다. 지금까지 비정규직 문제가 비정규직들만의 문제로 국한되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비약적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총력투쟁의 수위가 낮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 비정규직 문제를 자신의 요구로 받아서 전체 노동운동진영이 투쟁하기 시작했다는 점,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정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투쟁의 핵심적인 당사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투쟁에서 주체로 나서지 못한다면 모처럼 조직되는 중요한 투쟁도 그 의미가 삭감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의 중요한 주체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다음을 제안한다.
첫째로 각 지역으로 흩어져있는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 특수고용 대책회의와 간접고용 대책회의 차원에서 열심히 투쟁을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은 상층차원의 결의에 머물러있다. 대중적인 비정규직 투쟁이 조직되려면 비정규직 조합원 전체가 이 투쟁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비정규직 조합원들과 함께 이야기하자. 이 문제가 자신의 과제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함께 토론하자. 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는 그를 위한 전국순회실천단을 조직하려고 한다. 지역의 구석구석에서 투쟁하는, 힘겹게 조직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나고 조합원들과 함께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에 함께 할 것을 요청하려 한다. 모든 동지들이 만나는 이들마다 이 투쟁에 함께 할 것을 호소하고 조직하자.
둘째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역별로 공동행동을 할 수 있도록 연대모임을 만들자. 서울지역 비정규연대회의나 광주지역의 비정규직 연석회의 등 지역별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함께하는 연대모임을 만드는 시도들은 계속 있어왔다. 하지만 그 모임이 자신의 사업을 갖고 지속되기보다는 투쟁하는 사업장들의 품앗이 투쟁을 위한 기구로서의 역할이 더 컸다. 이제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전 사회적 목표를 위해 지역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모이자. 그 모임을 통해 공동선전전을 비롯한 작은 공동행동이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논의하자. 지금까지의 투쟁에서 개별 노조 동지들이 받아왔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전체의 결의와 요구를 모아보자. 특수고용, 간접고용, 기간제 노동자의 차이도 넘어서서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의 결의를 만들어보자.
셋째로 각 지역별 연대모임의 성과를 모아서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전국비정규 노동자 결의대회'를 성사시키자. 10월 28일에 전국비정규노동자 결의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이미 만들어진 집회에 비정규직 동지들이 동원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제는 비정규직 동지들이 주체가 되어서 집회를 조직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러려면 각 지역의 연대모임이 확대되어 이 집회를 조직하기 위한 전국 비정규노조 임시대표자회의가 소집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연맹과 지역으로 분할되어 고유한 목소리와 문제의식을 제출하지 못했다. 그래서 비정규직 투쟁에서도 주체로 나서지 못해왔던 것이다. 11월 총력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10월 28일 집회를 위해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모이고 함께 집회를 기획하고 투쟁의 결의하자. 그것을 통해서 비정규직 동지들이 주체로 나설 수 있다.
넷째로 이런 공동투쟁의 성과를 모아 11월 총력투쟁에 힘을 다하자. 아마도 '비정규직 노동기본권'에 대한 '노동부 안'이 8월 말에 나오게 되면, 11월에 국회에 상정될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 상정되건 아니건 우리 스스로의 공세적 요구를 내걸고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해 비정규직 파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이미 특수고용 대책회의 차원에서 하루파업을 결의했다. 파업의 조건이 되지 않는 사업장도 많을 수 있다. 최선을 다해서 조직하되 만약 조건이 되지 않는다면 파업에 준하는 공동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투쟁하면 얼마나 큰 위력을 갖는지 보여주자.
물론 11월 총력투쟁 한번으로 '노동기본권'이 쟁취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모인다는 것,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위사업장을 넘어 공동투쟁의 위력을 확인하고 우리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확인시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투쟁의 절반을 성공한 것이나 다름 없다. 그 자체가 자본이 의도했던 바, 사업장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시야를 가두고 비정규직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하려던 전략을 무너뜨린 것이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먼저 이렇게 주체로 설 때 투쟁도 위력이 있게 되고, 그 힘이 있어야 '비정규직 노동기본권 쟁취'라는 사회적 요구도 구체적인 힘으로 작동하게 된다. 비정규직 노조가 먼저 서 있어야, 정규직들도 이 문제를 자신의 과제로 받아서 함께 '노동기본권 쟁취투쟁'에 동참할 수 있게 된다. 단위사업장의 한계와 고통을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가 함께 모여 '노동기본권 쟁취'를 외치고, 그것을 실현하는 싸움을 이제 시작해보자. 처음이지만 이렇게 비정규직 전체가 자발적으로 모일 때 투쟁의 힘은 비로소 발휘된다. 그렇게 되면 말로만이 아니라, 진짜 '비정규직 투쟁'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김혜진 |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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