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한 뼘 자리할 공간을 만들지 못했던 노동자들, 분명히 현장에서 일하고 있건만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순간 쫓겨난 노동자들이 고공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쳐다보기에도 아찔한 50미터, 70미터, 120미터 상공. 공장 굴뚝에서, 송전탑에서, 타워크레인 위에서 노동자들은 권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농성장을 사수하는 동지들은 얼마나 마음이 새카맣게 탔는지, 얼굴조차도 검어 있습니다. KTX 동지들은 철도서울지방본부 농성장에서 끌려나오고, 강금실 선거캠프에서 끌려나왔습니다. 비정규직 동지들에게는 농성할 장소 하나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벌써 5월도 한참을 지나고 있고, 선거 플래카드는 바람에 나부끼는데 어디에서 우리는 우리의 삶과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87년의 뜨거운 여름처럼 길거리에서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96·97년 총파업 때처럼 현장과 거리에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그 좁은 공간 한 켠에서 외롭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정규직을 내모는 세상에서도 오로지 동지애와 우리가 정당하다는 신념 하나로 버티는 동지들 곁에 찬바람이 휭 하니 불지 않도록 우리 모든 동지들이 어깨를 걸고 투쟁의 길에 함께 할 때입니다.
2006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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