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봄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하지만 5월은 아직 봄이 아니고 5월은 아직 가정의 달이 아니다. 이 땅 노동자들에게 아직 봄은 오지 않았고 가정의 달은 그저 꿈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115년 전 시카고 노동자들의 외침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아직도 한 겨울이다.
올해 5월도 역시 메이데이 투쟁으로 시작되었다. 광화문 거리를 가득 메운 노동자들의 외침과 함께 5월은 시작 되었다. 하지만 노동자 투쟁의 하나의 방점이어야 할 메이데이 투쟁은 올해 역시 그저 하루의 행사로 그치고 허공을 맴도는 발언들로만 가득 차 있었다.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투쟁으로 쟁취하자는 외침 속에도 노사정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타협의 목소리는 존재했고 국적을 뛰어 넘는 노동자 계급 투쟁을 외치는 가운데에도 우익들만의 것인 줄 알았던 독도 땅 따먹기는 존재 했다. 경찰들과 몸싸움으로 피를 흘리는 동지들 앞에서 행사의 지연을 운운하는 집행부가 존재 했고 장애인 동지들, 이주노동자 동지들, 성적소수자 동지들, 소규모 미조직 노동자 동지들, 여성 노동자 동지들의 절박한 외침들은 어느새 대기업 남성 노동자 중심의 행사 진행에 파묻혀 버렸다.
그렇기에 2005년의 5월도 쓰라린 반성으로 시작해 본다. 자본은 점점 더 세련된 방법으로 우리의 목을 죄어 오고 있다. 모든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불안정한 노동과 불안정한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끝없는 절망 역시 우리의 몫이며 이 절망을 딛고 피어날 희망 역시 우리들의 몫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이 어두운 장막을 우리들의 투쟁으로 걷어내자. 메이데이의 반성을 가슴에 안고 가장 낮은 곳부터 조직하고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 투쟁하자. 그리하여 끝내 5월을 노동자 민중의 봄으로 만들어 내자. 우리에게 다른 세상은 분명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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