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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89|08|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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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9|08|2005
29호를 내며

:: 2007-04-14   조회: 2806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휴가에 들어가고, 그나마 휴가도 반납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겹겹의 뜨거움을 감수해야 하는 8월이 되었다. 해가 바뀌어도 여름은 변하지 않는다. 용광로 안에서 흐물거리는 듯한 아스팔트를 질척질척 밟는 느낌으로 가득한 투쟁의 경험이 여름에 대한 나의 가장 강렬한 기억이다.

며칠 전에 노동부에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다. 올 3월 말에 불법파견 재진정을 넣은 지 4개월 여만의 결과다. 당연히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무더운 여름, 휴가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이 휴가반납이 그들에게는 결코 아쉽지 않다. 불법파견 판정으로 새로운 투쟁의 불씨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한여름의 뙤약볕과 습기로 인한 질척거림은 악마 그 자체였지만 새로운 투쟁의 불씨로 인한 뜨거움은 심장에 불을 댕겨 가슴을 요동치게 하고 희망에 부풀게 한

다. 이 모순은 인간다운 삶을 향한 열망에 의해 통일된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숲은 짙푸르러지고 들판의 벼는 찬란한 파도를 친다. 이 짙푸름은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뜨거운 열기를 상징하고 결국 투쟁을 승리로 이끌게 하는 원동력이다.


● 표지사진 : 포뮨(http://phomune.net) 연작프로젝트 사라진 사람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올해를 넘기면 불법파견 투쟁에서 승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자본은 불법파견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진성도급화 계획을 내놓고 있고 이 진성도급화는 자본이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형태이다. 하이닉스-매그나칩 불법파견 판정은 분명 새로운 투쟁을 위한 불씨가 될 수 있지만, 진성도급화라는 자본의 구조조정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불법파견 판정은 우리에게 양날의 칼이라는 것이다. 이 양날의 칼이 적들에게만 향하도록 새로운 투쟁의 불씨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구조조정에 전면 대응하는 투쟁이 지금 필요하다.
편집위원회 | 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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