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질라라비 14호는 1·2월호 합본호로 기획되었다. 알다시피 정부의 묵묵부답 속에 이주노동자들의 농성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1월에는 세계사회포럼과 민주노총 선거라는 국내외적인 굵직한 정세 속에서 운동 진영이 새로운 해를 맞이하고 투쟁을 준비해 가야할 중요한 상황에 놓여있다. 아무도 근거 없는 희망을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희망은 투쟁의 과정 속에서 피어나는 씨앗임을 우리 올 한해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
특집에서는 2003년 투쟁 평가 및 2004년 전망을 각각 세 개의 텀으로 구성하여 실었다. 하나는 2003년 임단협 평가 및 2004년 전망으로 임단협에 비정규직 문제가 다뤄지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말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2003년 법제도 개악의 과정과 운동진영에서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떠했는지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2003년 많은 비정규직 주체들의 투쟁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의 독자적인 노조설립으로 그 행보가 주목된 사내하청 주체들과의 좌담회를 통해 2003년 비정규직 투쟁의 주체였던 사내하청 동지들을 만나봤다.
불안정노동자의 시선은 오랜만에 많은 글들이 실렸는데, 우선 비정규직의 문제로 학습지노조 대교지부 ERP저지투쟁대책위원회는 현재 대교 학습지 자본에 의해서 이뤄지는 ERP시스템이 노동통제·노동감시시스템으로 2중·3중으로 학습지교사의 노동권을 박탈하는 현실을 폭로하고, 국제연대로 지난 1월 16일부터 있었던 4회 뭄바이 세계사회포럼 참관기, 인도네시아에서 12월에 있었던 동아시아 노조회의 참관기가 실렸고, 기고글로 필리핀의 계약직 상황에 대한 필리핀 활동가의 글이 실렸다.
집중취재에서는 2003년 하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근로복지공단 비정규직 노조 투쟁의 평가를 실었다. 또한 비정규특강, 비정규법률센터에서는 각각 전국 비정규대표자연대회의(준) 수련회에 교안으로 제출된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의 의미와 과제', 원청 사용자의 책임성 문제로 운동사회의 그 심각성을 보여준 '건설일용노조 공안탄압 사건에 대하여'를 실었다.
이와 함께 공정 필자들의 칼럼으로 서동석의 쇠북소리와 새로 선보인 류금신의 노동자의 노래 등을 통해 다양하게 세상보기를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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