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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하청노동자들의 현실, 그걸 몰랐단 말인가?

:: 2003-03-28   조회: 2135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인 세화산업의 한 노동자가 월차를 쓰려다 목졸림을 당해 뇌진탕으로 쓰러지고, 병원까지 찾아간 관리자에 의해 식칼테러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을 두고 '어떻게 아직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면서 분개하는 사람이 많았다.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보장되는 이 시대에 월차도 못쓰고 식칼테러를
당하는 사업장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느냐는 탄식이다. 그러나 이건 어쩌다 있는 희귀한 사업장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바로 2003년 현재,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현실이다. 그걸 몰랐단 말인가?

우리는 이것이 필연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사내하청을 병영적인 방식으로 통제하면서 월차조차 마음대로 못쓰게 하는 '구조' 안에서 이건 필연이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자본이 '유연하게' 쓸 수 있는 노동력이다. 여기서 '유연성'은 단지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만큼 불러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잔업과 특근을 강요할 수 없기에, 사내하청을 대기시킨다. 노동이 끝난 이후의 시간은 사내하청의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본의 필요에 따라' 언제나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자본은 사내하청을 들인다. 이런 사내하청 노동자가 '노동자의 필요에 따라' 월차를 쓰고, 잔업과 특근을 마음대로 빼먹는다는 것은 자본의 입장에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노동자들의 시간 주권을 빼앗아 '유연하게' 일을 시키려면 당근과 채찍이 필요하다.
당근은 다른 중소영세사업장에 비해서 약간은 나은 임금(정규직에 비하면 엄청난
저임금이지만)과 임금체불이 적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노동자들을 붙잡아 놓는다.
채찍은 바로 병영적 통제이다. 노동자들을 주눅들게 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없애려면 병영적 통제는 필연적이다. 그래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일상적인 반말과 욕지거리와 폭력은 질낮은 관리자들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병영적 통제를 위한 시스템일 뿐이다. 이런 상황이 극단화되면 식칼테러가 아니라, 뭔 일인들 못 일어나겠는가?
세화산업 노동자들이 라인을 세운 것은 바로 병영적 통제에 대한 저항이었다. 질낮은
관리자 때문에만 열받은 것이 아니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시간주권을 빼앗는 자본 전체에 대한 저항이었던 것이다. 세화 노동자들의 승리는 이번 협상을 통해서 쟁취한 몇가지 조항에만 있지 않다. 즉, 산재처리, 관리자해고, 각종 노동조건 개선이 이번 투쟁의 승리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병영적 통제에 저항하여 세화 노동자들이 스스로 라인을 끊었다는 것 즉, 자신의 노동조건과 시간에 대한 주권이 자신들에게 있음을 스스로 선언했다는 것에 있다.

문제는 우리들이다. 세화산업 노동자들의 투쟁에 화답하여 이것을 현대자동차 전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지역의 파업으로 확장시키지 못한 채, 세화 노동자들의 투쟁으로만 좁혔다. 그래서 딱 그만큼의 성과만 거둔 것이다. 우리는 안다. 세화동지들, 그리고 현대자동차 아산 사내하청 동지들의 마음 속에는 새로운 기운이 움트고 있다는 것을. 그것은 '알고 보니 관리자들도 별 것 아니었다'는 것, '우리를 길들이고 주눅들게 하였으나 결국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라인을 세우고, 요구를 제출하고 쟁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단한 도약이다. 이것은 세화 노동자들이 당당한 노동자로 일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한번의 전투를 넘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더 이상은 과거처럼 무기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진정으로 이 사태를 두려워할 것이다. 문제는 민주노조운동 진영이다. 그 투쟁에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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