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내하청노조 설립과정
사내하청 노동조합 설립 - 황당한 식칼테러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건설하게된 시발점은 모든 사람들이 알 듯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식칼테러였다. 월차를 쓰겠다고 하니 구타하고, 병원에 입원하니 쫓아가 식칼로 아킬레스건을 끊어놓으려고 했던 '황당한' 사건 말이다. 그러나 이 식칼테러는 단순히 황당한 정신병자가 만든 사건만은 아니다. 회사는 자신들의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노동자들을 일을 시키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시간 주권을 빼앗고, 폭력적이고 병영적인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통제해왔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이에 맞서서 라인을 세우고 투쟁한 것은 시간 주권을 빼앗아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자본에 대한 저항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여세를 몰아 이제 노동조합 결성에 이르게 되었다. 더 이상 병영적 통제로 인해 숨죽이지 않고 노동자로서의 당당한 권리를 행사하려는 소중한 인간선언인 것이다.
사건이 나고 900명의 정규직-비정규직 대오가 모여 집회를 했다. 처음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위가 꾸려졌고, 회사와의 몇 차례 협상 끝에 3월 24일 밤 ■ 피해자 치료비 전액 배상 ■ 세화산업 도급계약해지 ■ 세화산업 노동자 고용승계 ■ 후생복리비 정규직■비정규직 동일 적용 ■ 아산공장 생산직 신규인원 채용시 사내 협력업체 노동자 40%이상 채용 ■ 사내 협력업체 사업주 변경 때 변경 사업주를 통한 하청업체 노동자 고용승계 ■ 대표이사의 공개 서면사과와 폭행사태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 등의 내용으로 합의를 이뤄냈다.
결국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3월 28일에 노동조합을 설립하였다. 이는 이전부터 비정규직의 참혹한 현실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 폭발하는 노동자의 자발적인 투쟁이 사내하청 노동자 개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어 전국적인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로서 이루어지길 바라는 그들의 염원이 모인 것이다. 이는 단지 생존권 사수,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을 건설하는 일반적인 의미 이상을 갖는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처지에서부터 나오는 것으로 하청노조의 건설은■비정규직노동자도 인간이다.■라는 처절한 선언입니다. 정규직과 똑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아무런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으며 단지 일하는 기계 취급을 받다가 녹슬거나 필요가 없게되면 폐기처분 당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힘찬 선언이다.
4월 16일 사내하청 노동자 결의대회
총연맹, 금속산업연맹, 금속노조, 지역동지들, 현대자동차 울산동지들까지 버스를 대절하고 왔다. 현대자본과 하청업체가 무자비한 폭력으로 노동조합을 탄압할 때지만 노동자들의 연대와 투쟁은 얼마나 거대하고 단호한지 보여주기 위해 사내하청 스스로 첫 집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를 통해 현대자본과 하청업체의 불법적 행위와 탄압을 폭로하고 하청노동자의 당당한 권리를 선포했다. 물론 많은 하청노동자들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이날 집회의 시작은 하청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해 당당한 노동자로 다가서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2. 투쟁의 쟁점
현대자동차의 탄압
현대자본은 이러한 사내하청노조의 폭발적 성격을 알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업체사장과 관리자들의 노조탄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조합원이 아닌 사람까지 탈퇴서를 보내는가 하면, 하청노동자들의 집을 방문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사내하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하면서 근무확인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이 근무확인서는 업체의 직인이 찍혀야만 하는데, 이것을 빌미로 업체사장들은 노조탈퇴를 해야 찍어 준다고 협박을 하고 있다. 고용을 미끼로 노조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원청과 업체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의 단결을 막기 위해 아산지부를 협박하고 있다. '하청노조를 도와주면 회사가 망하니 그 책임을 아산지부가 질 것이냐?'고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기도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이다. 사내하청노조를 탄압하고 파괴하기 위해 아산지부(정규직노조)와 모든 현장조직,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건설과 함께 원하청 자본의 탄압에 부딪쳐 노조 가입을 적극 조직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하청노동자들은 탄압과 차별의 설움을 벗어버리고자 꼬깃꼬깃 접힌 조합가입원서를 들고 찾아온다.
노조를 사수하라!
우리는 그 동안 많은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어떻게 깨져나갔는가를 보아왔다. 중간관리자이자 중간착취자에 불과한 사내하청 업체는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폐업하고, 원청업체는 계약을 해지해버려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쫓겨나게 만들었고, 노동조합 탈퇴 협박과 회유가 자행되어 왔었다. 특히 원청업체의 부당노동행위는 이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 초과착취를 위해 만들어놓은 사내하청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을 결코 그들은 두고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토록 극심한 탄압을 자행하며 사내하청 노동조합을 와해시켜왔던 것이다.
하지만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바로 이러한 투쟁의 정신이 원청과 협력업체 모두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을 살리고 노동권을 쟁취하게 하는 기본적인 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바로 그 힘을 이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노동자들이 보여주고 있다. 원청과 협력업체가 사내하청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술책을 쓴다면 우리 역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해야 한다. 이것이 단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는 데에 사활적인 문제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자 아산 사내하청노조는 전국의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노조를 건설해서 단결 투쟁한다면 비정규직도당당한 노동자로서 살 수 있다■는 살아있는 모범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 지금 당장 탄압의 불안 속에서 노동조합을 안착화 시키는 것을 투쟁의 최대과제로 상정하고 있다.
하청노동자 정규직 채용 문제
현재 사내하청 노동조합은 현대자본의 탄압에 맞서고 정규직노조와 함께 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두 번의 신규 채용이 있었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여전히도 고려되지 않았다. 신규채용은 노조탄압의 계기가 아닌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바램을 현실화하는 과정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일단 하청노동자들의 신규채용시 많은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일단, 객관적인 채용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연령제한을 폐지해야 한다.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직영이 되기 위해서 하청노동자들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잔업, 특근에 시달리며 업체 관리자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연령제한을 28세로 두면서 묵묵히 오랜 세월 일해온 다수의 하청노동자들은 철저히 외면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근속년수라는 객관적인 기준이 성립되어야 현대원청의 횡포를 막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규직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현재처럼 일정 비율로 하청노동자들을 고용한 채 생색내기 식으로 극소수를 채용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될 것이다.
다음으로 하청 여성노동자의 문제다. 제조업이기 때문에 여성노동자는 없을 거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20~30% 가 여성노동자고, 직접 생산라인에 투입되어 남성노동자들과 똑같은 일을 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아마도 '힘든 일은 여자가 못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주장하며 여성노동자들의 정규직화에 대해 인색하다. 현대자동차는 임금이 싼 여성노동자들을 고용해 남자들이 하는 일을 시키며 재미를 보면서 정작 하청 여성노동자의 권리에 대해서는 이중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결국 하청노동자의 정규직 채용은 원칙적으로 '연령, 성별 제한없는 근속년수에 의한 정규직화'가 되어야 한다. 현대자동차의 고용의 횡포와 정규직화를 미끼로 한 하청 노동자들의 분열공작은 하청노동자들에게 식칼테러 이상의 충격과 불만을 제공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3. 나가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자본의 탄압에 눌려 숨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인간다움을 향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망은 더욱더 가슴 깊이 새겨져 있다. 이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건설은 가슴깊이 새겨진 사내하청의 열망이 분출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투쟁이 정당하다고 믿는다. 그리고 언젠가 다른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가슴에도 이 투쟁의 열망이 작은 불씨가 되어 퍼져 나가리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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